휴식을 해도 쉬었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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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을 해도 쉬었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소냥댕이
·한 달 전
26살 취준생입니다. 요즘들어 자주 드는 생각인데, 제가 쉬는 시간을 가져도 쉬었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번아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요... 한 것도 없는데 번아웃이 왔다고 하면 너무 도태된 사람 같아서 스스로가 싫어요 현재 제대로 된 직장은 없고 본가에서 재택알바를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알바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없어요. 대신 본가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장난 아닙니다. 정신만 좀 아프지 외관상 건강해보이는 사람은 저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모든 집안일을 제가 하는데 조금만 잘못해도 ***이니 뭐니 언어폭력이 쏟아져서 한번은 이성을 잃고 부모님 앞에서 손목 자해를 한 적도 있습니다. 부모님은 우울증 자체를 이해 못 하세요. 처음엔 존재하지 않는 병인데 제가 꾀부린다고 생각하셨고, 나중 가서는 부족함 없이 자란 애가 뭔놈의 우울증이냐고. 우울증은 본인이 걸려야 한다며 소리지르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10월쯤엔 부모님이 모두 은퇴를 하셔서 4명을 제가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너무 부담스러워 미치겠어요.... 빨리 취업해야 한다고 쪼시는데 저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대학 졸업 후 2년간의 공백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도 막막하고 뭐라도 공부해보려 해도 하면 할수록 드러나는 제 무지함에 스스로 창피해지고 결국 손을 놓게 됩니다.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너무 힘들면 놀아라. 요즘은 30대부터 첫 취업하는 사람도 많다. 너는 마음이 너무 바쁘니 좀 쉬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 얘기를 듣고 마음을 쉬어보려고 게임도 시작해보고 잠도 많이 자려고 해보고 놀러도 다녀 봤지만 할 때마다 제가 이러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만 들어요. 게임을 하면 어릴적 몰컴하는 기분이 들고 잠을 자려고 해도 근심걱정과 과거의 실수들이 떠올라 잠을 설칩니다. 놀러다니는 건 지금 마주할 일을 회피한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도태녀가 저한테 딱 맞는 단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중반에 취업도 안 하고 연애도 안 하고 게임만하고... 이 증상의 이름은 뭘까요? 그리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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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tynn
· 한 달 전
정말정말정말 저와 같은 상황이라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혹 도움이 될까 봐 글을 남겨요 제 경우엔 마음 기댈 곳이 없는 게 어려움의 원인이었어요 가족도 친구도 있지만 가족은 제가 차마 가족이라고 여길 수 없는 인간들이었고 친구는 그닥 저의 아픔에 관심 갖지 않는 친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자연스레 마음 기댈 곳이 없었어요 애초에 마음을 잘 기대지 않을 뿐더러 있다 해도 안 좋은 얘기는 제가 피하곤 했거든요 쓴이님께서도 저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돈을 들여서라도 상담을 받길 권해 봅니다 가서 지금처럼 본인 이야기를 해 보세요 요즘 이게 힘들다 저게 힘들다 그래서 이런 짓까지 했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막막하고 답답하고 혼란스럽다 두서 없이 막 하다 보면요 상담에서 '이해 받는다'라는 느낌이 뭔지 알게 되어요 그건 곧 포용 받는다, 라는 말이라서요 믿을 사람 딱 하나만 있으면 쓴이님이 지금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것들, 전부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보려고 노력하게 되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더 나아갈 수 있는 단단함을 가지게 되어요 사실 근본적으로 필요한 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요 님이 그런 사람을 단 한 명만 만들잖아요? 그러면 님은 다 괜찮아집니다 설령 님 삶이 흔들리고 송두리째 무너지더라도 쓴이님만큼은 무너지지 않을 수 있어요 안 되면 어디에라도 정말 믿을 수 있는 것에 기대세요 사람이 아니어도 좋아요 동물 식물 아이돌 취미 뭐든 좋습니다 저희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애초에 기대는 걸 잘 못하기도 하거든요 아이가 처음 걸음마를 할 때 바닥을 손으로 짚고 일어나는 과정이 당연하듯, 사람도 성숙하고 온전한 자립을 하기 위해선 먼저 기대는 경험부터 쌓아야 해요 그러니 온 자신을 기대어 보세요 스스로가 스스로로 존재해도 괜찮다는 기분을 쓴이님이 꼭 느껴 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