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지르고 화를 내고 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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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지르고 화를 내고 싶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핑크치킨
·한 달 전
그냥... 제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아동학대를 하는 것도, 저를 인격적으로 모독하거나 손찌검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저는 왜 과거의 부모님 말 한 마디에 상처받고 아직까지도 죽을만큼 힘든건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살면서 단 한 번도 제가 고민이나 속상했던 일을 부모님께 털어놓으면 위로받은 적이 없습니다. 왜 ***같이 당하고만 있냐면서 타박을 주고, 아직까지 왜 그 일로 너 혼자 괴로워 하냐며 화를 내기만 했습니다. 아빠가 제게 막말을 하거나 상처주는 말을 하여 엄마에게 속상했다고 말을 하면 엄마는 항상 아빠는 그런 의도로 하는 말이 아니다, 네가 잘못 들은거다, 네가 아빠뜻을 잘못 알아들은 거다 너는 왜 다른 형제들처럼 그냥 넘어가지를 못하고 스스로를 괴롭게 하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죽고싶을 정도로 힘들었고 그냥 엄마 말 대로 나만 참으면 되는건데 항상 나 때문에 가족간 분란이 일어나는 것 같고 시간이 지나면 기억도 흐려질테니 그냥 잊고 살고 싶었습니다. 근데 그게 잘 안 돼요. 잊은 줄 알았는데 잊고 싶었는데 그럴수록 자꾸자꾸 과거 상처받았던 일이 떠오르고 그 당시 쓴 일기를 읽게되고 눈물이나고 힘이 듭니다. 위로를 받고 싶었는데. 괜찮다는 말 한마디 듣고 싶었는데 그런 기억이 하나도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제 성인이 되었고 분명 이제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아닌가봐요. 나에게 왜 그랬냐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울고 화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분명 부모님은 기억이 안 난다, 너는 왜 지난일로 혼자 힘들어하냐,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냐 이런 말을 할게 뻔합니다. 차분하게 대화를 하려고 해봐도 벽에 말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생각만해도 숨이 턱 막혀오는 것 같아요. 어느샌가부터 저도 부모님과 대화 할 의지가 들지 않아요. 사이가 좋을 때도 있습니다. 그치만 그렇다고 해서 대화를 나눈다거나 그렇진 않아요. 같이 집에 있고 밥을 같이 먹을 뿐 딱히 뭔가를 공유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사소한 트러블이나 말싸움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갈등이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때 아빠가 ‘그럴거면 내 차에서 내려라’ 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아빠는 항상 제가 대들어서 화가나면 내 차에서 내리고 내 돈도 쓰지 말고 나가 살라는 말을 했습니다. 한 번은 정말 그 말을 들으면서 여기서 더 아빠말을 듣고 있다간 그냥 쌩쌩 달리는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리고 싶어질 것 같았습니다. 차가 잠시 정차했을 때 못 견디겠어서 차 문 열고 도로 한복판에 나와버렸습니다. 그냥 그때는... 그러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어요. 살고 싶어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고 돌아간 집에서 엄마는 함부로 차 문열고 뭐하는 거냐며 혼을 내셨습니다. 제가 왜 문을 열었는지, 바로 집에 돌아오지 않고 뭘 하다 왔는지는 하나도 묻지 않으셨어요. 아빠에게 사랑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어요. 아빠는 경제적으로는 풍족하게 키워주셨지만 어릴때도 시간을 같이 보낸 적이 없습니다. 어릴 적 주말에 자고 있는 아빠와 같이 놀고싶어 소리를 지르며 아빠를 깨우다가 화가 난 아빠가 페트병을 던져 제 머리를 맞힌적도 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그런 적은 없지만 아빠를 마주하는게 너무 싫고 싫은데 아빠에게 경제적인 것을 의존하는 제 스스로가 너무 혐오스럽고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아빠는 가끔 화가나면 제게 욕을 하고 그래놓고 안 했다고 하고 엄마도 거기에 동조해서 네가 잘못 들은거라고 하고 엄마도 들었는데 욕이 아니라 다른 단어로 들렸다고 합니다. 그럴때마다 제가 ***이 된 기분이에요. 사회에 나가서도 제가 상처받거나 안좋은 일이 생기면 자꾸 제 탓을 하게 됩니다. 제가 화내도 되는지 아닌지 스스로를 검열하게됩니다. 그냥 상처 안 받은척 괜찮은척 하고 분란을 만들기 싫어서 꾹 참게됩니다. 재작년 코로나로 집에서 대학교 싸강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해 9,10,11월은 정말 우울했어요. 아빠가 제게 욕을 했고 그냥 그랬듯 저 혼자 ***하다가 다음날 아무일 없던 척 지내면 되는거였는데 그게 잘 안 됐습니다. 쌓이고 쌓이다가 드디어 터졌는지 아빠 얼굴을 보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퇴근하고 돌아오시는 순간부터 심장이 너무빨리 뛰었고 같이 저녁먹기가 너무 싫어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화를 내며 빨리 밥을 먹으러 오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면 제 방 창문을 보며 어떻게 뛰어내리면 죽을 수 있을지 궁리를 했습니다. 이런 제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친구랑 전화하면 웃고 떠들고 내일 들을 싸강 걱정을 하고 과제를 하면서도 머리부터 떨어져야 바로 죽을텐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계속 그 생각을 하면서도 진짜 상상을 하면 죽는게 너무 무섭고 두려웠어요. 다 놔버리고 싶었는데 정작 죽을 용기도 없는 제가 너무 무기력했습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아빠랑 말 한 마디도 안 하고 밥도 같이 안 먹고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너무 두려워서 일부러 스카에 가서 공부하다가 밤늦게 돌아오곤 했습니다. 지금은 아빠와 말도 하고 잘 지내지만 아빠가 조금이라도 화를 내거나 인상을 쓰고 큰 소리를 내면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무서워 죽을 것 같아요. 겉으로 티는 안 내지만 그렇게 조금이라도 아빠의 신경을 건드리면 그냥 그 다음부터는 애초에 아빠랑 말을 안 섞어야 겠다는 생각밖에 들지가 않습니다. 이런 크고 작은 기억들이 자꾸만 저를 괴롭힙니다. 제가 그때 상처받은 만큼만 부모님도 아팠으면 좋겠어요. 나한테 그때 왜 그랬냐고 소리지르고 따지고 싶습니다. 그냥 부모님 앞에서 엉엉 울고싶고 너무 힘들고 그때 생각을 하면 심장이 너무 쿵쾅쿵쾅 뜁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든건지 그냥 다 잊어버리고 괜찮게 살고 싶은데 그게 안됩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얼마 전에 티비를 보다가 엄마가 갑자기 너는 왜 아빠한테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냐고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냥 비난하는 어투도 아니었어요. 엄마가 제 말 기다려 주겠다고 말해보라고 하셨는데 저는 단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어요. 사실은 아빠때문에 죽고싶었다고 아빠한테 받은상처 엄마한테 가져가면 엄마가 그걸 후벼팠다고 말할 수 없었거든요. 입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그냥 눈물만 주륵주륵 흘리다가 아직 제가 말 할 준비가 안 됐다고 하고 방에 들어와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때는 왜 안물어봐주다가 이제와서야 왜? 라는 원망도 들고 진짜 진심을 말하면 엄마가 들어주지도 않을텐데 굳이라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그걸 끄집어 내는것도 체력소모하고 너무 힘이듭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제가 힘들어도 되는게 맞나 의구심이 들어요. 물론 힘들긴 한데 진짜 너무 힘든데 그냥 저만 가만히 있으면 다 괜찮은데 여태 그래왔던 것 처럼 그냥 며칠만 더 지나면 다시 괜찮아지는 문제인데 제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괜찮아질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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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duck
· 한 달 전
힘들어도 됩니다. 힘든거 티내도 됩니다. 울어도 됩니다. 하고싶은거 다 하셔도 됩니다 근데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가만이 있는건 하면 안됩니다 어떻게 해야 괜찮아질수 있냐고요? 표현하세요 나도 사랑받고 싶다고, 왜 나는 울면 안되냐고, 나한테 왜 그러냐고 꺼내세요. 당신은 사랑을 누리고 감정을 느끼고 인정받기 위해 태어났지, 비난받고 상처받기 위해 태어난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