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지능적으로 그 남자를 길들이고 싶어서, 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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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조금은 지능적으로 그 남자를 길들이고 싶어서, 매일 연락할 핑계를 만들고 싶어서, 음악 취향이 비슷한 우리를 생각하다가 내가 매일 아침마다 서로 음악 한 곡씩 공유하자는 약속을 만들었다. 처음 며칠간은 내가 먼저 음악을 공유하면 그 남자도 똑같이 공유하는 식이었는데, 그렇게 몇 번 반복하다 보니 나중에는 내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그 남자가 알아서 기억하고는 음악을 공유하더라. 내가 원하는 상황대로 흘러가고 있다. 나에게 길들여졌다. 그렇게 우리 둘만 아는 서로의 아침 루틴이자 약속이 한층 견고해졌다. 서로가 가진 감성의 결이 비슷해서 음악 취향이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았는데, 그 남자가 추천해준 곡들만 따로 모아서 유튜브 재생목록 플리를 만들어야겠다. 한결같이 좋은 감성의 곡들이더라. 내가 가진 보조배터리가 총 3개인데 모든 보조배터리를 다 쓰고 따로 충전기로 충전을 해도, 요즘 폰 배터리는 거의 항상 15% 미만으로 금방 떨어진다. 최근 나의 폰 배터리 상태만큼이나 몸 컨디션도 체력 배터리가 닳아 없어지고 있다. 업무 하나에 올인하고 있다 보니... 썸? 썸에 대한 설레는 마음도 점점 식어가더라. 일에 집중해서 연애가 짜게 식는 건가? 하고 생각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 남자가 썸 타는 와중에 행동을 잘못하긴 했다. 내 기준에서는 너무 차갑고, 우리의 연락이나 대화에 큰 노력을 쏟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 기브 앤 테이크를 계산적으로 따지는 것이 대화에서 느껴져서 그런 부분은 조금 정이 안 가더라. 자기자신은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약아빠진 구석이 조금 있나 보다. 자기가 이만큼 해줬으면 상대 또한 비슷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더라. 물론 관계에 있어서 보상심리같은 게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고, 그게 특히나 서로 감정을 끊임없이 교류해야 하는 '연애'와 관련해서는 더더욱 감정이 핑퐁이 되어야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부분에서는 그 남자의 말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그렇게 대놓고 따져가는 모습은 조금 비호감이었다. 나에게 대하는 태도도 영... 정작 본인은 상대가 자기만큼 해주길 바라지만, 오히려 내가 더 퍼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모순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그 남자 말마따나 그렇게 따지면 오히려 내가 서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본인은 연락하다가 대화를 뚝뚝 끊는데 내가 그걸 다 살려서 이어가지 않나? 하긴 연락 문제에 대해서도 사람들마다 워낙 의견이 많이 갈리니까 다음에 단둘이 통화할 때 얘기를 꼭 해봐야겠다. 이건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다. 카톡이든 전화든 대면할 때든, 난 어쨌거나 '소통'을 굉장히 중시하는 사람이니까. 소통이 안 되는 즉시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을 알려줘야겠다. 만약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네 상태를 알려줬음에도 상대가 행동에 큰 변화가 없고 노력이 없고 똑같이 간과하고 넘어가는 태도를 보인다면, 난 정말 크게 정이 떨어질 것 같다. 그래...근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조금 웃기긴 해. 우린 아직 서로 만나본 적도 없는데 썸은 무슨 썸이야. 고백은 무슨 고백이고. 결혼은 무슨 결혼이야. 성적 끌림은 또 뭐고... 서로에 대해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고, 제대로 아는 것도 없을 텐데 마음이 커지면 얼마나 커졌다고... 그저 그 남자가 갠톡 몇 번 걸었다고, 플러팅 몇 번 당했다고 마음이 가서 이러는 내 자신도 싫다. 조금 더 신중해질 수는 없을까? 최소한 3번은 만나보고 연애를 할지 말지 결정하자. 원래 썸 단계에서 서로 잘 맞는지를 판단하고 그 다음에 사귀는 거라고들 하잖아. 썸일 때 연애와 관련해서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눠보자. 많은 이들이 자주 겪는 갈등 상황들 (여사친/남사친 문제, 연락 문제, 장거리 문제 등등) 에 대해서. 그러고 나서 내 마음에 합격 신호가 주어지면, 그 때 다가가도 늦지 않다. 만나보지도 않고 벌써부터 서로 강하게 끌려서 플러팅하는 꼴은... 조금 웃긴 것 같다. 물론 남녀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딱 정해진 정답이 없기는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니 내 기준에서는 내가 조금 성급했던 것 같다. 내 귀한 마음 쏟는 일에 대해서 너무 신중하지 못했다. 아직까지는 깊이가 없는 얄팍한 관계일 뿐이다. 상황을 조금 떨어져서 냉정하게 바라보자. 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약속 하나만 하기로 해. 우린 서로 다른 사람이잖아. 예를 들어 오빠는 중국어로 말을 하고 나는 일본어로 말을 하는 사람이야. 그럼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서 알아들을 수가 없고 소통이 안 되면서 소통 방식의 차이로 인해서 언젠간 오해가 생기게 되기 마련이잖아.그럼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게 상대의 언어를 인지하고, 상대의 언어로 말해주는 게 진정으로 그 사람을 위하는 일이 아닐까? 만약 내가 중국어를 시용한다고 해서 끝까지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어로 말을 한다면 과연 상대방이 배려받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소통 방식은 잠시 넣어두고, 상대방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언어로 바꿔서 표현한다면 오해받을 일도 없고, 좀 더 건강하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지 않을까? 방향성의 문제인 게, 상대방은 어떤 특정한 언어에는 상처를 받아. 오빠도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잖아. 그럼 최대한 상처받지 않게끔 배려해주는 언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게 정말로 마음이 다쳐 있는 사람에게 안 아픈 연고가 되지 않을까?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은 어린아이와 똑같아. 잘못 건드리면 깨져버리니까 조심스럽게 대해줘야 해. 난 오빠의 언어를 인지해서 그렇게 대할 테니까 오빠도 내 언어를 인지해줘. 서로 끝까지 "난 이런 언어를 사용하는데 네 언어는 안 배워서 모르겠어. 번역기 돌려서 네가 소통해." 이런 식으로 서로의 언어만 고집하다보면 원활한 소통이 어려울 것 같아. 저번에 오빠는 아끼는 사람한테 차가워진다고 했고, 나는 아끼는 사람한테 따뜻해진다고 얘기한 적이 있잖아. 근데 그때 내가 오빠한테 언젠간 상처받을 것 같다고 얘기가 나왔었잖아. 난 이전에 오빠같은 친구한테 크게 데여서 몇 달을 아팠던 적이 있었고, 아무래도 상처받는 쪽은 나일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 나한텐 기본적으로 따뜻한 사람이 필요해. 아무도 나한테 따뜻하게 대해주질 않아서 내 스스로가 타고난 기질은 차가운데도, 난 눈으로 태어난 사람인데도 스스로를 억지로 햇빛 쬐게 하고 억지로 녹여서라도, 스스로한테서라도 온기를 느끼려고 애쓰고 있는 거란 말이야. 그래서 F처럼 보이는 거고. 내가 한번 상처받으면 단순히 아픈 걸로 안 끝나서 이런 얘길 하고 싶었어. 그냥 계속 아파. 죽을 때까지 아파. 살다가 가끔 한 번씩 생각날 때마다 아파. 너무 아끼던 사람한테 상처받으면 그 상처가 평생 가서 치유 자체가 불가능해. 예를 들어 화분이 10개가 있으면 물을 조금씩만 따라줘도 되는데 화분이 1개만 있으면 물을 다 쏟아부어줘야 하잖아? 그런 것처럼 내 대인관계가 좁은 만큼 한 명 한 명한테 귀한 마음 쏟는 건데, 나한테는 그 노력을 알아줄 사람이 필요한 거야. 그러니까 이건 꼭 약속해줬으면 좋겠어. 나도 약속할게. 나도 어렵지만 오빠의 언어로 말을 할게. 오빠도 어렵겠지만 내 언어로 말을 해줘. 부탁할게. 그 사람에게 정말 필요하고 와닿는 언어로 바꿔서 행동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 서로가 알아듣고 오헤 없이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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