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2달 전
2~3년 전의 우울증을 잘 극복했다고 생각하고 이제 취준을 해야지 생각해서 진로상담을 받았어.
근데 상담쌤이 내가 되게 힘들어보이고 아직도 상처가 치유된 것 같지 않아보인데 그 상처를 덮어두고 괜찮은 척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다네. 그리고 다시 상담과 병원에 가보길 추천하셨어. 사실 맨 처음엔 벙쪘고 '내가..? 아닌데..나 괜찮은데'란 생각이 들었지. 그리고 상담내용을 다시 되짚어봤는데 요새 감정은 어떻냐는 말에 최근에 자신감이 낮아진걸 느꼈고 자기확신이 없는 것 같다..남의 의견에 잘 휘둘린다..공부를 잘 하지않는 것 같아서 불만이다..이런 답변을 했었어. 그리고 인정하게되더라. 안 괜찮았구나.
그러고 나니까 왜 내 상처가 치유되지않고 계속 남아있는지가 궁금하더라고. 그 뒤로 내 머릿속에는 왜일까란 의문이 들면서 '위로받고싶다'란 생각만 떠올랐어. 우울증을 겪었을 때 난 가족들한테 위로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나봐. 좋아하는 가족들인데. 아빠는 계속 무기력한 나를 보면서 "아무것도 안하는데 뭐가 힘드냐"란 말을 했고 언니는 그당시에 예민하고 언니도 자주 우울해해서 감정적인 위로보다는 "너가 가만히 있어서 더 그런거야 일을 해" 같은 행동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줬어. 원래 언니는 공감을 잘 못해서 해결을 해주는 쪽으로 본인의 애정을 표현하니까 어느때와 똑같았지. 어느때와 같이 상처받아버렸고. 내 상황을 전혀 이해못하고 있다 생각했어. 그나마 엄마가 제일 편했던 것 같아. 위로의 말을 자주 하지 않았지만 그저 지켜봐주고 내가 울면 "아이구 00이 힘들어"라며 위로해줬던 것 같아.
사실 내가 대화를 가장 많이한 사람은 언니였고 그래서 더 도움받고싶었고 더 위로받고 내 힘듬을 알아주길 바랐어. 근데 언니의 방식은 내가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공감의 말이 아닌건 위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 지금도 난 잘 이해되지않아. 너무 달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인걸 알아. 내 그릇이 작아서 그런거지..포용할 수 없나봐.
사실 내가 위로해달라고, 나 힘들다고 말을 하지않았어. 근데 몸으론 표현한 것 같거든. 계속 불안해서 가만히 못 있겠고 안하던 명상을 찾아하고 계속 눈에선 눈물이 나오고 좋아하던 것도 못하고 조금만 나랑 상황이 비슷한 이야기만 봐도 정신 못차리고 울었으니까. 그때 내 마음을 말로 전달했다면 달라졌을까.
가족들한테 얘기해야 뭔가 후련할 것 같은데
당신들 때문에 내가 더 아팠고 치유되지못했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말을 못하겠어. 상처받을 것 같아서. 그렇게 분노, 슬픔, 막막함을 가슴속에 쌓아두고 나는 힘들어 해.
내가 아픈게 나을정도로 그 사람들이 상처받는게 싫은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상처주는걸 정말정말 싫어하는 사람인거지.
참..난 착한걸까 ***인걸까
상담은 다시 받아보려고 해. 병원은 약먹는거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서 가기 꺼려지네. 그냥 이런 얘기들을 털어놓기엔 친구들도 무거워할 것 같아서 여기에 올려. 편하게 쓰고싶어서 반말로 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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