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 서버 점검으로 이용이 잠시 안 된다는 공지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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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2달 전
마카 서버 점검으로 이용이 잠시 안 된다는 공지를 보고 그때는 ‘1주일이나 남았네.’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오늘 새벽이었습니다. 제 기준에는 주로 이용하던 시간에 접속을 할 수 없었던 거라 뭔가 많이 허전했어요. 커뮤니티 글을 읽으며 지친다고 느끼는 날도 사실 있지만 그래도 역시 마카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출근 준비를 하던 애매한 시간에 점검이 끝나 다시 들어와 보지는 않은 채 출근을 해서는, 아직도 수요일인 건지 벌써 수요일인 건지 헷갈리는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오전 내내 바빠서, 원래 하려던 일은 시작도 하지 않았어요. 원래부터 일을 미루다 벼락치기로 하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더더욱 시작이 잘되지 않아요. 이 글을 쓸 시간에 일을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은 하지만, 점심을 먹지 않아 점심시간에도 일했으니 그 시간만큼은 좀 쉬며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반쯤은 배 째라는 심정으로 마카에 들어왔습니다. 피곤해서일까,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해요. 그런 한편, 나를 돌볼 여력조차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다른 사람의 일에 계속 신경을 써요.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은 지나치면 그만인데 자꾸 신경 쓰게 되고, 뭔가 걱정되거나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 있을 땐 뭘 해줄 수도 없으면서 계속 떠올리며 궁금해해요. 적어도 그럴 에너지는 남아있다고 생각하면 긍정적인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퇴근 시간만 기다려져요.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 30일 챌린지 : 글쓰기 ■ DAY 1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어? DAY 2 최근에 산 것 세 가지는? DAY 3 학창시절 장래희망은? DAY 4 평생 단 하나의 단어만 말할 수 있다면? DAY 5 기억에 남은 가장 오래된 영화는? DAY 6 살면서 잘한일 하나는? DAY 7 가장 좋아하는 냄새는? DAY 8 좋아하는 노래 가사는? DAY 9 해본적 없지만 해보고 싶은 것은? DAY 10 좋아하는 계절은? ▶ DAY 11 10년 뒤 나에게 묻고 싶은 말은? 지금 진행되는 ‘오늘 한 줄’과 비슷하게 10년 뒤에 대한 주제가 나왔어요. 사실 10년 뒤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주제는 다른 곳에서 여러 번 보았고, 이 30일 챌린지도 후반에 가면 ‘10년 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주제가 있어요. 그런데 미래의 나에게 ‘묻고’ 싶은 말에 대해서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10년 뒤의 제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어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를 떠나 그냥 어떤 모습일지, 사실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10년 뒤의 저와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20대 중반부터 10년 넘게 쓰다가 끝을 맺지 못했던 소설이 있어요. 나름 시즌제로 연재를 했었고, 시즌 3를 무사히 마치며 시즌 4의 여지를 남겼지만 이후로는 연재하지 못해서 완결로 봐주시는 분도 있고 작가가 증발해서 미완으로 남았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가끔씩 더 끄적이기도 했지만 더 이상 내놓을 수는 없을 만큼 정리가 되지 않은 조각들이라, 아마 그대로 끝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어쨌든 오래된 그 소설은, 모종의 사건으로 나이를 먹지 못하게 되어 인간이 아닌 존재들과 무한에 가까운 세월을 함께하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였어요. 숫자로는 셀 수 없을 만큼 길고 긴 세월이 흘러 인간으로서는 거의 혼자 남다시피 한 그녀는 스스로 인간이라는 확신도 더 이상 가지지 못하고, 의지할 동료가 있음에도 외로움과 힘든 나날들에 무너져 가요.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가늠할 수 없는 먼 미래의 자신과 만나게 돼요. 많은 것을 물어요. 무엇은 어떻게 되었고 누구는 어떻게 되었냐고, 자기는 어떤 상황이냐고,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냐고, 그리고 지금 자신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과거를 마주한 미래의 자신은 좀 당황한 듯하다가, 이내 상황을 이해하고는 대답 대신 과거의 자신을 안아주며 고맙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과거와 미래의 만남은 짧게 끝나요. 그리고 제가 연재한 시간으로는 몇 년을 지나, 소설 속에서는 셀 수 없을 만큼 긴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미래’였던 그 시점이 현재가 되어, 또다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던 그녀가 과거의 자신을 만나는 순간이 와요.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오래된 기억을 떠올려, 과거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을 만나는 순간이라는 걸 깨달아요. 수많은 질문에 대답해 주고 싶지만 대답해선 안 될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내려온 수많은 선택은 눈앞에 있는 과거의 자신이 앞으로 내려야 할 것들이니까요. 그저 너무나 지치고 힘들 지난날의 자신을 안아주며, 고맙다는 말만 남겨요. 그리고 '힘든 시간을 잘 버텨줘서, 그때 어떠어떠한 길을 택해줘서, 그때 포기하지 않아 줘서, 그때 어떻게 하지 않아 줘서, 수없이 죽으려 했던 순간들을 잘 이겨내 줘서, 수많은 미래 가운데 지금을 만들어주어서 고맙다'고. 그리고 '정말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소중했다고, 그러니까 자신이 지나온 그 시간을 바꾸고 싶지 않기에 지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을 거라고. 살아온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버텨야 할 거고 수없이 고통스러운 일을 겪겠지만 결국에는 그 이상으로 소중한 시간에 다다를 거라고,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부디, 자신의 시간을, 우리의 시간을 잘 부탁한다고.’ 그런 긴긴 마음을 속으로 삼켜요. 오늘 챌린지 주제에서 이 오래된 글이 떠올랐어요. 에피소드 하나를 몇 줄로 적다 보니 내용이 정신없어요. 10년 뒤의 저를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제 글의 주인공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 그때까지 살아있는지 궁금할지도, 혹은 어떻게 그때까지 버텼는지 궁금할지도 모르겠어요. 그토록 바라던 대로 지금의 일을 그만뒀는지도, 제 고양이들이 혹시 아직 곁에 있을지도, 없다면 어떻게 떠났을지도... 그리고, 그때의 저는 괜찮은지. 이제 괜찮은지. 사실은 많은 걸 묻고 싶을 것 같아요. 그리고 역시 소설 속의 주인공이 그러하였듯 대답은 듣지 못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떻게든 그때까지 잘 버텨냈다면 그때쯤은 괜찮아졌기를 바라기에, 죽지 못해 버티는 삶이 아니기를 바라기에... 미래의 저는 그대로 시간이 흘러오도록,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결정할 수 있는 미래의 하루이기를 바란다고. “이후의 네 삶은 정말 고통스러울 거야. 지금이라도 그만둬.” “그때 끝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버틴 네가 원망스러워.” 같은 말보다, 그저 묵묵히, 제가 제 삶을 그대로 살아오기를 바랄 수 있는 그런 10년 후의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될 수 있을까요...? 되기를 제가 바라는 게 맞을까요...? 사실 뭐라고 맺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여러 생각이 드는 주제였어요. ■ 오늘의 행운 20240312 ■ << 시작이 반이에요. 처음은 모두에게 어려운 법이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요. >> 무슨 일을 할 때 시작이 가장 어렵다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시작만 해놓으면 나머지는 차근차근 진행된다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해요. 적어도 저는 모든 일의 시작이 참 어려운 것 같기는 합니다. 미루고 미루다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져 시작을 하면, 원래 예상했던 시간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일을 끝마치는데 그걸 진작에 시작하지 못해 스트레스받는 시간이 몇십, 몇백 배에 달해요. 제가 이렇다는 걸 몰랐던 것도 아닌데 도저히 바뀌지가 않아서, 지금은 반쯤 체념하고 사는 것 같아요. 몇 분이면 될 업무를 몇 달 동안 끌어안고 있기도 하고, 어떤 신청이나 과제 제출은 늘 마감 몇 분 전에, 시험공부는 몇 주 동안 펼쳐만 놓다가 당일 새벽에야 제대로 시작해요. 중요한 결정일수록 결정하기가 어려워 미룰 수 있는 마지막까지 미루고 미뤄요. 이런 제가 힘든데 바꿀 자신이 없어요. 힘이 없는 건지 의지 자체가 없는 건지도 헷갈려요. 어쩌면 그렇게 미뤄놓고도 어떻게든 해결은 했던 날들의 연속이었기에, 그냥 스트레스를 담보로 이 삶에 안주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오늘은 더 미룰 수 없는 일들을 시작해야겠어요. 사실 늘 미뤄서 그렇지 안 하지는 않으니까 뭐 된 거 아닐까, 굳이 힘들게 나를 바꿔야 할까 고민하다가 이 고민조차도 미뤄둡니다. 사실, 무언가를 미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오늘은 복잡한 생각들을 저 너머로 미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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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2달 전
새벽님의 글이 보이지 않아서, 사실 걱정을 좀 했었어요. 겨우 두달인데도, 텍스트뿐인데도, 생각보다 정이 많이 들었나봐요.🥰 고마워요. 이렇게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지금의 새벽님도 과거에비하면 조금 더 아프고 조금 더 나아진 새벽님인 것처럼, 미래의 새벽님도 더 괜찮아진 사람일거라 믿어요:)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때, 엄마 손에 죽지 않아줘서 고맙다구요. 살아있어줘셔 고맙다구요. 참 힘든 시간을 잘 버텨줘서 고맙다구 과거의 저를 안아주는 상상을 한 적이 있어요. 아마... 이 따뜻한 마음이 원자가 되어 시공간을 넘어가 과거의 저에게 닿아서, 그 힘든 시기에도 혼자가 아니라는 힘을 얻을 수 있었는지도요:) 과거의 새벽님을, 지금의 새벽님이 꼭 안아줄 수 있게 된 것 처럼요...^^ 죽지못해 살면 어때요. 살아있는 게 중요한거죠:) 여느때와 같아보이더라도 시간은 차곡차곡 적립이 되더라구요...^^ 조금 더 느린 숨을 쉬며, 계절을 느끼고, 해가 뜨고 지는 걸 느끼고, 고양이들의 온기를 느끼고.. 맛있는 저녁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면, 그렇게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면 그걸로 되지 않을까요...^^ 행복도, 괜찮음도, 성공도 미디어가 크게 부풀려 놓았을 뿐 거창하지 않더라구요...^^ 어떤일이 닥쳐도 평정심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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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 2달 전
저도 오늘 한 줄에서 봐서 잠깐 생각해본 내용인데 딱 같은 주제로 나오니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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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2달 전
@LoveForN 처음 댓글을 주고받은 지는 좀 더 지났지만 저도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이야기와 마음을 나눈 기분이에요. 어떤 날은 담아둔 이야기를 어서 풀어놓고 싶어서, 어떤 날은 기력이 없지만 그저 매일 하던 기록을 그저 기계적으로 남기면서. 어떤 날은 누군가 이걸 읽고 저를 나쁘게 볼까 봐 조바심이 나고, 어떤 날은 누군가 읽어주고 제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답니다. SNS를 하다가 주어진 기간 동안 매일 질문에 답을 입력하면 그걸 책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봤어요. 그렇게 대단한 서비스도 아닌 것 같은데 가격이 꽤 비싸서 그냥 넘겼지만, 제가 마카에 매일 쓴 글을 저장해두면 그 비슷한 결과물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매일같이 힘들다고 썼지만 좋은 감정이나 기억을 발견한 순간들도 있었고, 그렇게 찾은 보물들을 모아서 보면 제 삶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어쩌면 느리게나마 나아지고 있는 게 보일지도, 혹은 바닥에 떨어졌다가도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증거 같은 게 될지도 모르겠다고요 :) 지난 시간을 바라보는 마음이 항상 똑같지는 않아서, 지난날의 제게 버텨줘서 고맙다고 하고 싶은 날도 있고 왜 버텼냐고 원망하고 싶은 날도 있는 것 같아요. 1년 전쯤엔 저를 버티게 해 준 사람의 꿈을 자주 꿨어요. 왜 저를 죽지도 못하게 하냐고 울며 원망하기도 했고, 저 이제 다 괜찮아졌다며 그동안 고마웠다고 인사를 건네며 돌아서서 마지막을 향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꿈을 꾸진 않아요. 제 삶이 나아졌다고 말할 자신은 없지만 그때의 흔들림은 많이 잦아들었나 봐요. 댓글은 이렇게 늦게 달고 있지만, 써주신 글을 읽으며 뭔가 따뜻하고 평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큰 행복 같은 걸 바라지는 않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느리고 여유롭게, 소소한 것들을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치료나 상담을 통해서 바라는 모습도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고 싶고, 현재의 관계들이 불안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유 없이 아프고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결국 원하는 건 편안한 하루, 괜찮은 하루인 것 같아요. 조금 쉬어가고, 조금 돌아가고, 가끔 넘어지더라도 어쩌면 그 길을 계속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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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2달 전
@naphone 대부분 흔한 주제들이지만 가끔씩 고민하던 것들이나 그날 생각했던 것들이 오늘한줄이나 오늘의행운에 종종 나오는 것 같아 신기해요. 그런 날은 좀 더 깊게 생각해 보고 마음을 정리하게 되기도 해서, 역시 마카가 괜히 상담앱이 아니구나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