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긴 사연인데 누군가 저에게 어떠한 정답이라도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고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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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긴 사연인데 누군가 저에게 어떠한 정답이라도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9sound
·2달 전
안녕하세요. 제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하기가 점점 어려워져서 날이 갈수록 불안하고 우울한 심리가 증폭되고, 또 제 감정을 똑바로 마주하기 위해 어떤 심리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 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주변인들에게 털어놓자니 제가 끝없는 도돌이표가 되어서 그 사람들을 지치고 힘들게 만들 것만 같아서, 그것조차 지금 제 상태에서는 스스로에게 고통과 상처가 될 것 같아 맘 편히 누군가에게 털어 놓을 수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 문제들을 털어 놓는다고 해서 제 감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정확한 원인을 모르겠고 또한 이 원인을 찾아 해결을 한다고 해도 나아지지 않을 것만 같은 제 암울함입니다. 약 3년 전 쯤, 제게는 굉장히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 만나온 연인과 이별을 겪고 힘들어하던 중 마음이 맞던 한 친구에게 제 힘듦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친구도 이전에 저와 같은 이별 상황을 겪었었는데 반복되는 위로에도 끝없이 제게 고민과 힘듦을 이야기하며 조언과 위로를 얻었고, 그 시간이 길어질 수록 저도 조금은 지쳤지만 그래도 친구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면 그깟 위로와 조언, 몇 번이고 더 해주는 게 대수냐 생각하며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도움을 주었습니다. 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상황을 겪게 되었고, 내 힘듦을 이야기 하는 게 상대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알기에 힘든 걸 최대한 숨기고, 자제하려고 했지만 가끔은 너무 의지 할 사람이 없고 위로와 조언도 받고 싶었기 때문에 그 친구에게 두 세 번정도 이야기를 하였는데 친구에게 돌아온 대답은 “그만 얘기하라, 나까지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 라는 대답이었습니다. 그 친구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라는 게 당연히 타인의 힘든 감정을 들었을 때 본인 일처럼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준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그러한 얘기를 들었을 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친구가 힘들어하던 시기에 제가 힘이 되어준 것과는 달리, 그리고 그 친구가 제게 한 만큼의 10분의 1조차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그러하니 자기 자신이 힘들 때는 나한테 의지하고 기댔으면서, 내가 힘드니 그냥 그저 남인 사람의 푸념일 뿐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아, 사람들은 모두 나랑 같지 않구나. 내가 했던 만큼 돌려받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안되겠구나, 그리고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함부로 기대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일까라는 생각도 하며 원망도 매우 했습니다. 그렇게 정말 의지하고 기댔던 연인, 친구를 동시에 잃게 되면서 그 상황이 저에게 아주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루하루 심장이 관통이라도 당한 듯 매우 아팠고 숨쉬기조차 힘들었으며 그 증상은 곧 불안감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 때부터 불안장애를 겪게 되었고 침대에 누워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심장이 답답하고 두근거렸고 항상 긴장 속에 사는 기분과 함께 한번씩 공황 증세처럼 숨이 크게 차기도 했고 특히나 자기 전, 아침에 눈 뜬 직후에는 증상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일들을 아무것도 소화해낼 수 없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불안장애, 그리고 우울감과 함께 제 방 안에 갇히게 되었고 제 몸이 있을 곳은 가족과 함께 사는 제 집, 제 방안 뿐이었지만 감정상태가 매우 나쁘다 보니 제 방이 감옥처럼 느껴졌고 불안정한 공간으로 자리 잡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인과는 다시 관계 개선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동안은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고 조금만 버티다가 병원에 가보자 다짐하며,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극복해내려 노력하며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어느새 저는 다시 원래의 저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그렇게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있어 이 일은 인생의 큰 트라우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방은 힘들었던 기억 속의 제가 끝없이 누워있었던 감옥같았던 방 안이어서 사실 이 방에서 계속 지내야 한다는 것이 썩 달갑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기에 그닥 마음이 편치 못할 뿐 방 안에 있어 불안하다거나 힘들다거나 그런 증상들은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그럭저럭 잘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제가 그 증상들을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제 연인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로 인하여 연인에게 더욱 안정감을 찾게 되고 크게 티를 내거나 하진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 많이 의지하고 함께 있으면 안정되는 그런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평화롭게 지내던 중 코로나 시기를 겪게 되었는데 가족 중 한 명이 코로나에 걸려 제가 본가를 잠시 나와있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잠시동안이라고 생각하며 연인의 집에 머물게 되었고, 그 기간동안 너무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에 1주, 2주를 더 지내다가 부모님께는 친구집에서 산다고 말씀드리고 그렇게 2년을 연인의 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연인과 함께 있으면 걱정이 없고 의지가 되어서인지, 옆에 단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이 들어서인지 그 집에서 지내는 2년동안의 저는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던 저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저 아무것도 안하는 일상도 즐거웠고 맛있는 걸 먹으며 재밌는 걸 보고 함께하는 일상들이 큰 행복으로 느껴졌습니다. 그 힘들었던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그 때 나 왜그랬지? 그냥 이렇게 하루하루 즐겁게 살면 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을 넘게 지내던 중 제 실수로 인해 사소한 일로 다툼을 만들었고, 그 일로 인하여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하고 연인의 집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하루는 미친듯이 울었습니다. 예전의 저에게 불안감이 크게 자리 잡았던 게 울음을 참았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해서 감정을 최대한 털어내려 울음이 나오는대로 울고 싶은대로 마구 울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본 부모님께서 무슨 일이냐 물었고 저는 얼떨결에 연인의 존재와 그간 거짓말을 하고 연인과 함께 살았다는 점을 모두 털어놓았습니다. 예상한대로 부모님은 충격을 받으셨고 제 힘든 상태로 인해 크게 꾸중하진 않으셨지만 앞으로는 절대 같이 살지 말아라, 그 집에도 되도록이면 가지 말아라 말씀하셨습니다. 연인과의 관계는 다시 개선이 되었지만 제가 지난 2년간 안정감을 얻었던 공간에서 다시는 살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절망스러웠고 예전 트라우마의 상황과 비슷한 연인과의 이별, 그리고 방안의 나라는 카테고리가 다시 반복되어 그 때와 같은 불안감과 감정들이 엄습해왔고 그렇게 며칠을 지내며 점점 상태가 악화되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던 3년 전의 힘들었던 저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미 그 때 한번 똑같은 상황을 극복했는데 무슨 걱정이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 때의 저의 극복 과정은 이러했습니다. 원인 해결-> 일상 회복-> 안정 그러나 지금 저는 안정된 공간(연인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부터가 원인을 해결하는 방법 중의 한 가지인데 이 부분은 현재로선 절대 불가능한 방법이라 가장 우선인 원인 해결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막무가내로 나가고 싶어도 제 동생이 현재 저처럼 매우 힘든 상태여서 저에게 의지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제가 나가면 제 동생의 상태가 악화될 것 같아 그것도 너무 걱정이 돼 나갈 수도 없고 또 부모님에게 상처나 충격을 드리는 일 또한 싫습니다. 더 문제라고 느끼는 것은 이미 감정에 잠식당한 상태여서 당장 원인을 해결한다쳐도 전혀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제 불안과 우울함입니다. 그리고 분명 그때와 같이 극복하더라도 당장 너무 힘든데 나중에 극복하게 된다 하더라도 분명 시간이 필요한 일일텐데 이런 상태로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한다는 점이 너무 막막하고 버겁습니다. 그냥 눈감듯이 스위치를 꺼서 계속 드는 잡생각들과 걱정 우울함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약해져버린 제가 너무 한심하기도 하고 그냥 눈뜨고 일어나면 안정된 그때의 제가 되면 너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매일 해야하는 일도 있고 중요한 시기인데 그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저를 해결해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병원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저에게 이번 일도 아무렇지 않게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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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ly
· 2달 전
문제발생과 문제해결 회복 안정.. 그런과정을 겪으시면서 친구에게 배신감도 느끼고 본인이 선택한 이별임에도 힘든 시간을 지나오시는게 너무 힘드셨겠어요.. 지금도 그러실거구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인생엔 정답이없고 자신의 길을 가고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인것이라구요 지금 당장은 죽을듯이 힘들겠지만 이미 경험하셨듯이 다른 안정을 주는 상대를 만나게되면 또다시 이때를 추억하며 살아가시겠지요 너무 급하게 나으려고 하지마세요.. 하다못해 살짝 긁힌 상처도 약을 아무리 발라도 아무는데에 시간이 소요되듯 천천히 나아질것이니까요 부디 에너지를 잃지 마시고 그 에너지를 가족과 지인을 제외한 작성자님 본인의 마음을 돌아보는데에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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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sound (글쓴이)
· 2달 전
@lordly 제 얘기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상처가 있다보니 남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긴 글 읽고 좋은 코멘트 남겨주신 lordly님께 진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상처에 비유해서 위로해주신 말 새겨듣고 극복 위해서 노력 많이 해보겠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 써서 올려본건데 많은 위로를 얻었어요. 다시 한 번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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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ly
· 2달 전
@9sound 저의 짧은 의견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다행입니다! 잘이겨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