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한심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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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한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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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저는 살면서 열심히 노력한 적도 없고 다 회피하면서 살았어요. 공부도 안 하고 그림그리고 싶다고 학원 등록해놓고 생각보다 어려우니까 일주일만에 그만두기도 했고요. 친구와 태권도도 다녔었는데 품세 시험에서 떨어질까봐 그만두기도 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정말 아무것도 하는 거 없이 놀고먹고만 했어요. 알바도 힘들다고 일주일만에 그만두고 상고에 다녔어서 실습을 골프장 프론트로 나갔을 때도 힘들다고 매일 울고 일주일 후에 대학에 붙어서 그만 뒀어요. 그렇게 살다가 작년에 성남에 2년제 대학교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 처음으로 공부를 좀 했었던 거 같아요. 사실 공부도 아니였어요. 무대미술과였어서 다 실기였거든요. 처음으로 열심히 과제 제출하고 발표해서 받은 성적은 꽤 좋았는데... 집과 멀고 힘들다는 이유로 1학기만 다니고 자퇴했어요. 분명 자퇴 초기에는 알바 해야지 운전면허 따야지 했었는데 결국 아무것도 안 하고 놀다가 다른 대학교에 입학하게 됐어요. 반년 넘게 놀고먹기만 하고.. 이러면 안 되는데 자꾸 집에서만 있고싶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요.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너무 싫기도 했구요. 제가 어릴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가 5살 차이나는 오빠랑 저를 키우셨어요. 외할아버지, 할머니의 집에서 지내기도 했구요. 근데 할머니가 제가 7살 쯤에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왼쪽 신체를 거의 못 움직이세요. 그래서 할아버지는 지원금이랑 노가다같은 일을 하시면서 돈 벌고 엄마는 캐디를 하시는데 이번에 눈이와서 골프장 눈을 치우시다가 허리를 다치셨어요. 허리다친거랑 눈이 올해 자주와서 일을 못 하셨어요. 그래서 학자금 생활비 200만원 대출을 받아서 엄마한테 드렸어요. 근데 이 모든게 다 제 탓처럼 느껴져요.. 내가 반년넘게 놀지않고 알바라도 했으면 대출도 안 받고 엄마도 안 힘들어했을 거 같고 허리를 다친 것도 다 제 탓처럼 느껴져요. 그냥 엄마가 고생하는게 다 저 때문인 거 같아요... 오빠는 중고등학생때 학생회장같은 활동을 하면서 두루두루 다 친하게 지내고 수능보자마자 알바를 해서 문신이나 하고싶은 것도 하고 외지에서 자취를 하고... 난 이룬것도 없는데 대학교도 가기 싫어서 눈물이 나는 제 자신이 싫어서 계속 울기만하고. 초중고 다니면서 시험보기 싫어서 발표하기 싫어서 차에 치이고 싶다 아 죽고싶어~ 이렇게 생각한 적은 많았는데 진심으로 자살에 관한 생각을 하거나 울음이 안 멈추는 제 자신이 너무 답답하고 한심에서 울다가 뺨을 때리거나 주먹으로 배나 허벅지를 때린 적은 처음이에요. 잘 있다가도 미래나 엄마 학교 생각을 하면 가슴이 울렁거리고 답답해지기도 해요. 작년 대학교를 자퇴했을 때 처음으로 엄마한테 내가 너무 민폐같아서 미안하다고 했었어요. 그때 엄마는 너가 놀고먹고만 해도 다 괜찮았다고, 너가 알바만 하고 살아도 된다고 해줬어요. 올해에 학교가기 싫고 너무 불안하고 민폐같아서 미안하다고 했을때 엄마는 너가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먹고싶으면 그렇게 해줄 수 있는데 엄마는 너가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너를 돌봐줄 누군가가 있을 때 부딪혀봐야하지 않겠냐고 했어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니까 아이디어스나 이모티콘 이런 걸 만들어도 돼. 라고 해줬어요. 그 날에는 가슴이 울렁거리는게 좀 사라졌던 거 같아요. 그림 그려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근데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저는 항상 그런 생각만하고 실행하지 않았어요. 엄마가 이렇게 날 믿어주고 도와주는데 또 울고 아무것도 안 하는 내가 싫어서 울게 돼요.... 학업도 걱정이에요. 저는 도자기과를 입시미술을 안 하는 비실기로 입학했는데 드로잉 시간에 다른 사람의 그림을 보니 다 차원이 다른 그림들이었어요. 또 오늘 오티시간에 수업 계획표를 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시험 과제들이 너무 무섭고 또 도망치고 싶었어요..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죽음으로 도망치고 싶어요. 엄마한테 미안하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흐르는 시간이 너무 무서워요. 무서우면 뭔가를 하면 되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고 하지않는 제 자신이 너무 싫어서 눈물이나오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를 못 하겠어요. 작년부터 상담을 받아볼까 했지만 그냥 내가 너무 게으르고 무책임한 사람인게 확정이 날까봐 상담을 받으러가지 못 하겠더라구요.. 놀고먹고할 때는 또 이렇게 우울하거나 이렇게까지 울지 않았었거든요.... 그래서 고민고민하다가 여기에 글을 남겨봤어요.. 글을 못쓰는 편이라 글이 중구난방하고 이상한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불안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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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ly
· 2달 전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고 그런 시간들 속에서도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울더라도 살아내줘서 버텨내줘서 고맙습니다 아무렴 어때요 무서워하는것 자체도 당신이고 지금 좀 게으르고 무책임하면 좀 어때요 그럴수 있죠 그럴만 하니까 그러는걸요 자신을 인정해줄수 있을것 같을때 전문가님의 상담을 받아보시는걸 추천드려요 충분히 잘 해내실분 같아요 마음으로나마 응원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