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무슨 생각을 해도 답답한 기분이에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2달 전
뭘 해도, 무슨 생각을 해도 답답한 기분이에요. 예전과는 또 다른 어떤 구덩이 속에 갇혀 있는 기분이에요. 아는 아이가 새 학기를 맞이하고 너무 힘들다고 어제 하소연을 했는데, 구구절절 너무나 제 마음 같았어요. “너 왜 내 일기를 니가 쓰고 있니?” 라고 웃으며 넘겼지만, 사실 계속 생각이 나요. 그 아이는 아마 잘 버티고 잘 지낼 거예요. 그럴 힘이 있는 아이니까요. 저도 아마, ‘잘’ 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또 지낼 거예요.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너만 힘든 거 아니다.’라는 말처럼 가혹한 말이 또 없지만, 사실 맞는 말이기도 해요. 남에게 들으면 공격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지만, 스스로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깨닫는 순간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처음으로 힘들다는 말을 입 밖에 내었을 때, 타박도 받았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많은 위로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간이 길어지자 누군가는 인생은 원래 고통스럽고 힘든 게 기본값이라고 말해주었어요. 그러니까 무언가 힘든 게 잘못된 상태가 아니라고. 우리는 좋은 일과 감정을 +하며, 힘들었던 일로 -된 몸과 마음을 돌보며 사는 거라고. 언제나 +이고 싶은 마음은 타당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잘못된 것도 아니라고. 사실 들으면서 별로 공감을 못 했던지라 다 기억은 나지 않는데 대강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힘든 게 인생이고, 힘들다고 느끼는 마음은 당연한 거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들이었습니다. 하소연을 했던 아이는 반에서 자기만 적응 못하고 혼자인 것 같다고 했어요. 벌써 이틀이나 지났는데 적응을 못하겠다고 했어요. ‘너만 그런 거 아닐 거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아마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더 있을 수도 있어.’라고 조금 돌려서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벌써 이틀이나 지난 게 아니라 아직 이틀밖에 안 지났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힘든 순간에는 아마 이런 말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해줄 수 있는 말이 더 없었어요. 그 마음들이 너무나 공감이 되는데, 공감하니까 뭐라도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모든 말이 더 조심스러웠습니다. 어쩌면 저 역시, 어른임에도 여전히 그런 마음속에 3월을 시작하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1년을, 남은 몇 년 어떻게 학교 다닐지 모르겠다고, 빨리 어른 되고 싶다는 아이에게 ‘어른 된다고 그게 해결되는 건 아닌데...’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저도 언젠가 학교만 졸업하면 다른 삶을 살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저 장면이 바뀔 뿐, 초, 중, 고등학교에서 경험했던 많은 일, 고민, 감정, 관계는 사회에 나와서도 사실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어릴 때보다는 좀 더 경험과 생각의 폭이 넓어지기에 다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고, 때로는 성장한 환경이나 마음의 상처에 영향을 받아 여전히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뭘 쓰고 싶은 건지 중간에 자꾸 길을 잃어요. 불안한 건지 우울한 건지 그냥 좀 지친 건지도 헷갈려요. 자녀의 새 학기 적응을 걱정하는 지인께, 이 시기가 약간 개학 우울기 같은 거라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개학했는데 ~~ 어쩌죠 하는 글을 오늘만 수십 수백 개 봤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이 나이 아이들을 이제 거의 20년에 가깝게 대하고 있는 제가 봤을 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잘 견뎌내고 잘 지나간다고, 그분의 아이도 잘 해낼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부모나 교사가 버티는 법을 가르칠 순 없지만,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도움을 청해도 된다는 걸 알려주시라고, 도움을 청하는 방법은 가르쳐줄 수 있다고. 그런 말씀들을 드렸어요. 그리고 그건 어쩌면, 한참 전에 어른이 되었지만 사실 어른답지 못한 제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지금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다른 시기이겠지만 각자의 힘든 시간들이 잘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 30일 챌린지 : 글쓰기 ■ DAY 1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어? DAY 2 최근에 산 것 세 가지는? DAY 3 학창시절 장래희망은? ▶ DAY 4 평생 단 하나의 단어만 말할 수 있다면? 예전에 비슷한 외국 영상을 봤던 것 같아요. 어떤 사건이 일어나서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단어(문장)만 남기고 말을 잃는 설정이었는데,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살았던 건 ‘사랑해’라는 말을 남긴 사람이었습니다. 말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모든 소통이 가능하다면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같은 말들이 삶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설정이 좀 많이 나간 것 같긴 하지만, 만약 하나의 표현만을 할 수 있는 거라면 제가 남기고 싶은 건 ‘싫어’, ‘아니’, ‘안 해’ 같은 말들이에요. 사랑과 감사와 미안함은 눈빛과 표정과 행동으로 표현할 테니, 적어도 제가 뭔가를 하고 싶지 않을 때, 할 수 없을 때, 상대방이 나를 힘들게 할 때 거부의 표현만은 분명하게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지금은 잘 못하는 것들이지만, 만약 그 하나의 표현만 남게 된다면 그때는 가능할까요?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을 보면, 아이가 말문이 트이고 ‘아니’, ‘싫어’라는 표현을 시작해서 이제 힘들어지겠다, 지옥이다 하는 경우를 가끔 봤어요. 그리고 사사건건 그런 대답을 하는 아이를 혼내는 부모도 보았고, ‘왜 싫은데?’, ‘뭐가 아니야?’ 하며 아이와 대화를 이어가는 부모도 보았어요. 저는 그 나이에 어땠을지 기억이 없지만, 적어도 그런 부정적 표현이 허용적인 가정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그런 말들이 어렵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평생 하나의 단어만을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오지 않겠지만, 그냥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굳이 그런 판타지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조금씩 ‘그건 아니에요.’, ‘싫어요’, ‘안 돼요.’ 같은 말들을 할 수 있는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오늘의 행운 20240305 ■ <<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세요. >> “~하세요.”, “~해주세요.”, “~해야 해요.” 같은 말에 짜증이 올라오는 걸 보니 제가 많이 피곤한가 봐요. 전날에는 가치 있는 삶에 대한 문장이 나왔었는데 여전히 멀게 느껴지는 표현이에요.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잘 와닿지 않는 문장. 좋은 책, 글, 상담, 강연 여기저기서 들었던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라는 말.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해도 지금은 잘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제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남이 그 가치를 평가하고 깎아내리진 않았으면 해요. 사람에게 많이 치인 나날들이라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해요. 역시,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가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30일챌린지오늘의행운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2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cutyej9451
· 2달 전
아침에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알람설정 해놓은 듯 부정적 사고가 올라와요 의식적으로 감사합니다 로 바꾸어 생각을 하자 싶어 그리 마음 먹은지 좀 됐는데 문득 오늘 아침엔 그래 좋은생각 이든 힘든 일이든 내가 선택 할수 있잖니. 라고 머릿속으로 지시를 하는듯 스쳐 갔답니다 힘든 시간은 참 오래 지속 되는게 버거워요 찰나 기쁜고 즐거움은 바로 묻히는데 . . 사람에게 치인 시간들은 잊혀지지 않죠 연상문구나 데자뷰같은 상황 음식재료 등등 잊혀 지지 않아서 지치는것 같아요 저 역시도. 나의 새벽님의 힘든 시간이 전광석화 처럼 훅 빨리 지나가시길 그리고 그리 되실거라 생각해볼게요^^ 좋은하루 되세요 ^^😀
커피콩_레벨_아이콘
나의새벽 (글쓴이)
· 2달 전
@cutyej9451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전에는 새벽마다 항상 생각이 많아 제일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느꼈는데, 언제부턴가 새벽보다는 아침에 자동적으로 우울해지고 모든 게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기분이에요. 은근히 전날의 경험이나 대화 같은 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도 해서, ‘나는 이럴 때 어떻게 느끼는구나.’ 같은 걸 한 번씩 정리해 보기도 합니다. 그게 일관적이진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마음을 관리하는 데 참고는 되는 것 같아요 :) 잊히지 않은 많은 것들 때문에 힘들기도 해서, 잊을 수 없다면 다른 걸로 덮고 눌러보기라도 하려고 이것저것 위로 쌓아보고 있는데 아직 진행 중인 것 같아요. 어쩌면 산다는 게 내내 그런 과정일지도 모르겠지만요. 대부분의 하루를 힘들고 불안하게 시작하지만, 어쨌든 지나갔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날이 훨씬 많았어요. 앞으로 나아질 거란 보장은 없더라도 이 시간이 지나간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오늘 이 하루도, 힘든 이 시간도 지나갈 거라 믿으며 힘든 건 흘려보내고 소중한 건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 있으려고 노력해 봅니다. 매번 따뜻한 댓글 너무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