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운 표현이지만 저는 아직 쉴 수 있는 힘이 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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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우스운 표현이지만 저는 아직 쉴 수 있는 힘이 부족한가 봐요. 지치면 쉬는 게 아니라 지치기 전에 쉬는 거라고 말씀해 주신 분이 계셨는데 이미 너무 지쳐버린 걸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전의 연휴였고, 사흘 중 하루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말고 속 편하게 쉬어야지 생각했는데 쉰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분명한데, 내내 마음은 불안하고 불편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래요. 내일 출근은 해야 하고, 그러려면 해야 할 것들이 있어서 연휴 사흘째에 어찌어찌 일어나기는 했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막막하고 불안해요. 원래는 오늘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정리해 놓고 마카에 들어와야지 했는데, 뭐부터 해야 하지 혼란이 와서 그냥 마카로 왔어요. 다른 날보다 글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제가 쓰는 것도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지나고 3월 지나고 여유가 생기면 좀 나아지겠지 생각하다가도, 버텨야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나 질리고 지치는 느낌이에요. 1일부터 시작할 30일 챌린지는 뭐가 좋을까 생각했었는데, 그냥 쉬기로 했으니 1일은 건너뛰었습니다. 사실 계획적이었다기보다는 도저히 뭔가를 할 의욕이나 힘이 없었어요. 3월은 31일까지니까 뭐 상관없겠지 생각하기도 했어요. 남은 날 30일, 남은 챌린지 30개라 생각하니 뭔가 세이브 원고 없이 연재하는 것처럼 쫓기는 기분이 들다가도 그냥 되는 만큼만 하면 되지, 30개 못 채운다고 누가 잡아가는 것도 아닌데- 하며 첫날을 흘려보냈습니다. 둘째 날은 조금 마음이 급해졌어요. 오늘은 시작해야 3월 한 달 동안 30개를 할 수 있을 텐데 생각했어요. 우습죠. 어차피 1월과 2월도 30개를 완벽히 해내지는 못했고, 날짜가 모자라면 한 개 두 개쯤 건너뛰거나 4월로 넘어가도 뭐라 할 사람이 없는데, 애초에 이건 자기만족이었을 뿐인데. 조금,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제 겨우 두 달이 지났을 뿐이지만 나름대로는 의미를 두고 60여 가지의 도전을 해왔고, 시간이 흘러, 너무나 길고 힘들 것 같은 올 한 해가 끝나갈 때 이걸 권해주신 분께 저 이렇게 잘했다고, 덕분에 일 년을 버텼다고 말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때의 모습을, 대화를 상상해 보기도 해요. 지치고 우울한 연휴 중에 제가 했던 유일하게 긍정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유일했지만, 그 의미는 컸어요. 일도, 관계도, 30일 챌린지도, 또 많은 일상적인 것들도. 되든 말든 일단 다시 일어나보자 생각해요. 사실 아직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고 어두운 방구석에 앉아, 조금은 이유를 알 것 같은 불안과 우울에 이따금 눈물을 참으며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지만 이 글을 올리고 조금씩 움직여 보려고 해요. 언제나 그랬듯이 좀 힘든 시간이구나 생각해요. 그리고 또 여러 번 그러했듯이 이 시간도 지나가기를, 나중에 돌아보며 ‘그땐 참 힘들었어요.’라고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 30일 챌린지 : 글쓰기 ■ ▶ DAY 1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어? 3월의 챌린지는 글쓰기로 선택했어요. 글쓰기라기보다는 사실 단순한 질문-대답이기는 합니다. 생각이 너무 많아 힘든 시기에, 이런 글쓰기를 통해 그런 생각이 좀 눌러질지 아니면 더 복잡해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챌린지들은 간간이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한다거나 어딘가에 가는 것들이 섞여 있는데 글쓰기는 그냥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만큼만 시간을 들여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것이기도 해요. 30가지의 도전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역시 어렵다고 느껴지는 주제들이 있기는 하지만 하는 데까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려고 해요. 웹서핑 중에 간간이 이런 챌린지들을 접했을 때, 이건 어느 정도 힘이 있는 사람들,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여전히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무언가 작고 소소한 과제들을 하나씩 하며 지난 두 달을 버텨온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무얼 하든 의미는 제가 찾으면 되는 건가 봐요. 글쓰기 챌린지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제가 받은 건 그야말로 간단하고 소소한 주제들이에요. 어떤 건 개인적인 경험이나 마음 상태로 인해 편치 않게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대개는 깊이 생각할 것도 없는 단순한 질문들에 답을 하는 거라 가볍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어?’ 사실 무슨 의미가 있지 싶은 질문이에요. 글쓰기 챌린지를 택하고 첫 번째 과제를 확인하던 어제는, 지금과 다를 바 없이 어두운 방 안에서 노트북을 끌어안고 무엇에도 집중하지 못한 채 산만하게 방황하고 있었어요. 별 의미 없는 짧은 영상들을 틀어놓고, 해야 할 일, 하기 싫은 일 등을 떠올리며,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거나 검색하고, 잠깐 게임에 접속했다가 지쳐서 내려놓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 모습이 제3자에겐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에 흔히 표현되는 방구석 폐인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불도 켜지 않고 커튼도 걷지 않은 방에, 불빛이라고는 노트북의 네모난 화면뿐이었고, 쓰레기통까지 가기도 귀찮아서 옆에 쌓아둔 음식 포장지며 술병,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옷가지들. 정말 지저분하고 하찮고 우울하다 생각하면서도 그대로 또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어?’ ‘집에서’, ‘우울해하고’ 있었다. 그냥 이렇게밖에 표현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저 우울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지나간 많은 기억에 묻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고 그런 감정이 깊어지면 ‘차라리’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수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그걸 다시 다 떠올리고 쓰고 싶지는 않아서 ‘우울했다.’로 정리합니다. 어제도 우울했고 오늘도 우울했고 내일도 우울할지 모르겠지만, 항상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실제로도 항상 그랬던 건 아니라고 생각하다가, 그런데 지금이 너무 힘들게 느껴져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오늘은 좀 많이 혼란스러운 것 같아요. 아니, 사실 많은 순간 그랬어요. 언젠가 다른 날에, 누군가가 지금 뭘 하고 있냐고 물으면 오늘보다는 괜찮은 대답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오늘의 행운 20240302 ■ << 너무 혼자 이겨내려 애쓰지 마세요. 당신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은 가까이에 있어요. >> 3월의 첫날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완전히 혼자였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핸드폰 조금 보다 일어나니 하루가 다 가 있었어요. 그리고 나서 하루가 바뀌어 열어본 오늘의 행운 메시지는 많은 생각을 들게 했어요. 저 문장을 부정하지는 않는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는 게 어렵다고 느껴져요. 무의미하다고 여겨지기보다는, 그냥, 잘 모르겠어요. 혼자라고 느꼈던 시간도 있어요. 아마 그때는 정말로 혼자였던 거라고 생각해요. 힘들 때 옆에 있어준 사람이 있었어요. 어떤 사람은 정말로 힘이 되어주었고, 어떤 사람은 힘든 제 마음을 이용했고, 어떤 사람은 제게 지쳐 떠나갔습니다. 감사한 사람에게 감사할 힘도, 저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밀어낼 힘도, 떠나는 사람을 붙잡을 용기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를 잡지도, 밀어내지도 못하며 후회만 쌓이는 몇 년을 보냈어요. 지금은, 감히 정리라는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관계들이 많이 정리되었다고 느껴요. 사람으로 인해 힘들었던 기억이 여전히 잊히지 않아 자주 불안하고 우울하지만, 적어도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전보다 많이 안정되었다고 느껴요. 정말 평생에 다시 없을 감사한 사람들을 만났고, 많이 도움받고 있어요. 그런 일방적인 관계가 불안해 더 힘들다고 느끼기도 했고 그것 때문에 상담도 받았었는데, 지금은 그 관계들이 어쩌면 일방적이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받은 것의 절반이라도 갚을 수 있게 제가 좋아지고 싶다는 욕심도 가끔 가져 봅니다. 도움을 청하는 건 여전히 어려워요. 거절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이런 나를 질려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도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지만 그것도 사실 불안해요. 이 사람이 사라지면 어쩌죠? 언젠가 나를 밀어내면 어쩌죠? 나 때문에 힘들어하면 어쩌죠? 여전히 많은 게 불안해요. 하지만 이런 불안을 안고서라도 붙잡고 싶다고 생각한 관계들이기도 해요. 혼자가 아니라는 것도,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이제는 알아요. 조금만, 제가 조금만 더 용기 내어 손 내밀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그래도 괜찮구나, 진심으로 느낄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누군가의 도움을 그저 감사함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30일챌린지오늘의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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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2달 전
🫂 그럼요. 새벽님이 바라던 일들 꿈꾸던 일들 다 이뤄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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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2달 전
@LoveForN 저도 마찬가지지만 이 시간에 깨어계신 걸 볼 때면 걱정되기도 하고, 혼자는 아니구나 하는 마음에 괜히 의지가 되기도 해요. 이번 주는 이런저런 부담이 커서, 빨리 시간이 갔으면 좋겠는데 동시에 날이 밝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들어요. 연휴 잘 쉬고 힘내야지 생각했는데 뜻대로 되진 않았네요, 근데 뭐 뜻대로 되는 게 얼마나 있었나 생각해 보면, 그냥 일상인 것 같기도 합니다 :) 러브님도 조금은 편안해진 하루가 되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