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로 또 중간중간 책을 펼쳤다. <구의 증명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외로움|공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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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그 이후로 또 중간중간 책을 펼쳤다. <구의 증명>을 100번을 읽고 나서 100번의 감상문을 남기겠다던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계속해서 <구의 증명>을 읽고 있다. 이유도 모르게 외롭고, 공허하고, 우울할 때마다 나는 마치 파블로프의 개마냥 고전적 조건형성이 되어서 이 책을 떠올리고 찾게 되더라. 그래서 이제는 외로움, 공허감, 우울감이 느껴질 때마다 한편으로는 신나기도 한다. 미친 것 같지만... 미친 게 맞다. 그래도 그러한 구질구질한 상태의 나조차도 위로해줄 수 있는 확실하고 든든한 내 편이 생긴 것 같아서 이 책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첫 번째로 <구의 증명>을 읽었을 때와는 달리 이제는 읽는 내내 과거의 그 남자가 생각나지는 않았고, 구와 담의 사랑 이야기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읽을 수 있었다. 이제 드디어 내가 그를 아주 조금은 더 잊을 수 있게 되었구나 싶어서 안도감이 들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피어오르는 그와 관련된 생각들이 이제는 점점 흐릿해져간다. 두 번째로 읽으니까 첫 번째로 읽었을 때 놓쳤던, 왠지 설레고 두근거리는 감정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한 쌍의 남녀가 사랑에 빠지기 이전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 사랑에 빠진 이후의 모습을 너무 잘 그려낸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속으로 크게 감탄하게 되었다. 작가님은 어쩜 이렇게 생생하게 상상이 가능하도록, 마치 어딘가에 실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묘사를 하셨을까 싶었다. 이 책을 읽으신 독자분들은 대부분 '많이 울었다', '우울하다', '잔인하다'는 평을 남기시지만 나에게는 설렘이라는 감정도 굉장히 컸다. 어리숙하던 학창시절부터 한 쌍의 남녀가 만나게 되어 점점 서로에게 물들고, 유치하고도 절절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그 과정이 나에게 마치 그라데이션처럼 설렘을 줬다. 번져버린 물감처럼 서서히 설렘이 나에게로 스며들어왔다. 그 설렘이 가장 극대화된 부분은 "그래서 너는 누구랑 유치해지고 싶은데?"라는 문장이었다. 이전에 나도 사람이 사랑을 하면 이상하게 유치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고작 하루에 몇 번 주고받을 카톡 답장을 기다리기 위해 애태우는 내 자신의 모습이 굉장히 유치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 그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 문장의 의미가 통째로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두근거렸다. 역시...첫 눈에 반하는 사랑을 쉽게 믿지 않는 만큼 나는 내 감정에 납득을 하려면 과거로부터 판단을 할 만한 사실적이고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스레 한 번 더 깨닫게 되었다. 물론 애초에 부정확하고 언제 어디로 튈 지 예측하기 힘든 대상인 '감정'이라는 것을 분석한다는 것 자체가 비약일 수도 있고 멍청한 짓거리인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감정마저도 논리가 필요하고 분석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상한 버릇을 가진 나는 '이러한 포인트에서 설렘을 느끼는구나' 하고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진정한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만큼 사랑에 대해 잘 표현한 책이 또 있을까? 사랑에 대한 A to Z가 전부 나온다고 생각한다. 사실 다들 겉으로는 모르는 척 가슴 속에 묻어두며 살지만 사랑이라는 말로에 가려진 이면과 환상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바로 그것을 잘 다룬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한편으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굳이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들을 여과 없이 순수하게 전부 드러내기에 잔인하며 불편하다고 느끼시는 독자분들도 많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필터링 없는 사랑 표현들이 퍽 마음에 들었다. 나 또한 진정한 사랑을 해봤고, 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볼 수가 있었다. 살짝은 뒤틀린 사랑 표현들조차도 납득이 되어서 조금은 슬퍼지기도 했다. 이번에는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초점을 두고 책을 읽은 듯하다. 이상으로 두 번째로 작성한 <구의 증명> 감상문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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