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라는 건 그냥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것일 뿐인데... 2월 29일과 3월 1일은 그저 달력의 페이지만 바뀌는 똑같은 하루일 뿐인데 이상하게 월말이 되면 지치는 느낌이 듭니다. 마치 한 달 분의 에너지가 정해져 있기라도 한 것처럼요. 그렇다고 1일이 되면 에너지가 재충전되고 기분이 초기화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흔치 않은 2월의 29번째 날이라 뭔가 하루를 더 번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사실 평소와 똑같은 하루의 시작이에요. 내일이 휴일이라 조금 일찍 주말을 맞이하는 기분은 그래도 좋네요. 최근 들어 주말을 맞이하는 기분이 많이 달라졌어요. 특별히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루던 일을 야무지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저 우울해하며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던 지난날보다는 나아진 것 같습니다. 일이 바쁜 시기가 지나고 나면 근교의 카페나 호수공원 같은 곳으로 한 번씩 나들이를 가보려고 해요.
어릴 때부터 30대 초반까지는 봄이 되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을 보러 가곤 했어요. 그러다 봄인지 겨울인지도 모르고 지내던 몇 년의 시간을 지나, 작년에는 누군가의 추천에 홀린 듯이 근처에 있는 대학 캠퍼스로 벚꽃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사람도 많고 꽃도 많았지만 뭔가 겉돌던 마음이 기억나요. 분명히 꽃이 예쁜 것 같은데, 어린 시절부터 줄곧 좋아했던 벚꽃길을 걷고 있는데, 그 시절의 기분이 기억은 나는데 다시 느껴지지는 않던 그 이상한 마음이 떠올라요. 봄이 오고 꽃이 피면 올해는 그 대학 캠퍼스에도 다시 가보려고 해요. 1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제가 달라졌을까 확인하고 싶은 마음일지도, 아니면 여전히, 그런대로 잘 산다고 남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은 복잡하지만,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봄을 기다려요 :)
■ 30일 챌린지 : 정리 ■
DAY 1 침대 정리하기
DAY 2 옷장 정리하기
DAY 3 안 쓰는 물건 기부하기
DAY 4 유통기한 지난 음식 버리기
DAY 5 식기구 정리하기
DAY 6 수납함 구매하기
DAY 7 안 쓰는 오래된 앱 삭제하기
DAY 8 나에게 도움되는 어플 설치하기
DAY 9 자동차 청소하기
DAY 10 메일함 정리하기
DAY 11 거실 정리하기
DAY 12 악세사리, 화장품 정리하기
DAY 13 일정 달력에 정리하기
DAY 14 명상으로 마음 정리하기
DAY 15 컴퓨터 저장공간 정리하기
DAY 16 쓰레기 버리기
DAY 17 오래된 신발 버리기
DAY 18 냉장고 정리하기
DAY 19 여기까지 온 걸 축하하기
DAY 20 화장실 정리하기
DAY 21 지갑 정리하기
DAY 22 서랍 정리하기
DAY 23 대청소하기
DAY 24 부엌 청소하기
DAY 25 오래된 가구 버리기
DAY 26 오래된 책 정리하기
DAY 27 현관 청소하기
DAY 28 컴퓨터 폴더 정리하기
▶ DAY 29 신발 빨래하기
저는 손이 아주 조금 불편해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 일을 잘 하지 못해요. 운동화 빨래도 어려워서 한동안은 만 원 아래의 저렴한 운동화들을 사서 신다 더러워지면 버리기를 반복하다가 최근에는 세탁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지금은 엘리베이터 문제로 그것도 어렵네요. 코인세탁소를 이용을 고려하고 있는데 아직 주변 세탁소를 알아보진 못했어요. 생각만 하며 미루고 있는 일들이 많네요. 신발 세탁 대신 신발 정리를 좀 해볼까 했는데, 챌린지를 하며 신발장과 현관을 한 번 정리해서 달리 할 게 없었네요. 더 정리할 거 없나 신발장 한 번 열어보기만 하고 29번째 정리 챌린지는 가볍게 넘어갑니다 :)
■ 오늘의 행운 20240228 ■
<< 행복은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찾아오기 마련이에요. >>
뭐라도 시도해 보겠다고 온갖 긍정적인 글귀들에 매달리던 때에 봤던 문장이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무언가를 줬다가 뺏을 때 실망하고 심지어는 억울해하지만, 긍정적인 사람은 원래 내 것이 아닌 것을 잠시라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해한다.]
감사의 중요성을 말하는 거였겠죠. 지금의 저는 그때보다는 덜 삐딱하다고 느끼는데, 그래도 이 문장은 어딘가 불편하고 뭔가를 강요받는 느낌이 듭니다. 어쩌면 누군가 시켜서 감사함을 찾던 시기를 지나, 이제 제 삶 속에서 저만의 감사한 것들을 찾아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것이라 한들 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뭔가를 줬다 뺐으면 실망해요. 뭔가를 받기로 했는데 취소되었을 때도요. 원래 제 것이 아니었더라도 때때로 억울해요. 그리고 때로는 금방 잊어버리고, 때로는 그것을 다시 얻어내려고 노력하기도 해요. 남의 걸 뺏는 것만 아니라면야, 제가 원하는 걸 갖기 위해 시도하는 제 모습이 싫지 않아요. ‘내 것이 아닌 것을 잠시라도 누린 것에 대한 감사’는, 언젠가 진심으로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이런 것에 감사해야 한다.’, ‘이럴 때 감사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같은 말들은, 일단 지금은 흘려보낼래요. 숙제처럼 감사와 행복을 찾고 싶지 않아요. 그냥 조금씩 조금씩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바라보며, 할 수 있는 만큼 아주 조금씩 노력하며 천천히 살아볼래요. 그러다 어느날, 로니의 메시지처럼 뜻밖의 행복이 찾아온다면 기쁠 거예요. 어쩌면 그 순간에 감사할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그 마음을 안고 계속해서 하루하루, 또 언젠가의 행복을 바라며 살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
30일챌린지오늘의행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