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참 길고도 짧은 하루였어요. 저녁에 일정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불안|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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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2달 전
어제는 참 길고도 짧은 하루였어요. 저녁에 일정이 있어 20분 정도 조퇴를 신청했는데, 좀처럼 기다려도 조퇴 시간이 다가오지 않아 답답하면서도 조퇴하려면 마쳐야 하는 일을 하다 보면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못하면 내일 하지.’라는 마음으로 하다가 실제로도 조금은 남기고 퇴근했어요. 예전에는 일을 남기고 퇴근하면 불안해서 다른 일을 하지 못했었어요. 집에 가져와서 하겠다며 대기모드로 끈 노트북을 싸 들고 와 펼쳐놓고, 딱히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것도 집중하지 못하며 불안해하기만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일을 싸 들고 오기는 하는데, 습관적으로 펼쳐놓을 뿐 유튜브도 보고 저녁도 먹고 이리저리 딴짓을 하다가 일은 그대로 다시 싸 들고 출근하곤 해요. 직장생활 첫해에 업무 보고 기한을 하루 넘겨 온갖 욕을 들어먹고 밤까지 혼자 남아 울고 있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늦은 퇴근을 하다 저를 보신 분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신 경험이 있는 분이었는데, 병원에서는 조금만 늦거나 실수하면 사람이 죽기도 하지만 일반 직장은 그렇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사람 죽는 거 아니니까 괜찮다고, 1년 차라 부르기도 민망한 1주일 차가 실수 좀 하면 어떠냐고 위로해 주며 밥을 사주셨었어요. 그리고 그 말은 지금도 제가 업무로 압박이나 불안을 느낄 때 한 번씩 떠올라 안정을 찾아주곤 합니다. 언제부턴가는 저도 후배들에게, “사람 죽는 거 아니고 철컹철컹 수갑 찰 일 아니면 괜찮다, 그 이상을 하는 건 개인의 선택이고 역량이다.” 이야기해 주기도 합니다. 윗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참 얄밉겠지만, 어떤 직장이든 일은 일일 뿐 저를 갈아 넣을 이유도, 필요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도 없는 것 같아요. 몇 줄 글로 쓴 이야기지만 사실 이렇게 바뀌기까지 정말 긴 시간이 걸렸어요. 다 바뀌었다고 하기에는 아직도 그 과정에 있지만요. 오늘은 어제보다,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더 속 편하게 생각할 수 있는 날들이 되면 좋겠어요 :) ■ 30일 챌린지 : 정리 ■ DAY 1 침대 정리하기 DAY 2 옷장 정리하기 DAY 3 안 쓰는 물건 기부하기 DAY 4 유통기한 지난 음식 버리기 DAY 5 식기구 정리하기 DAY 6 수납함 구매하기 DAY 7 안 쓰는 오래된 앱 삭제하기 DAY 8 나에게 도움되는 어플 설치하기 DAY 9 자동차 청소하기 DAY 10 메일함 정리하기 DAY 11 거실 정리하기 DAY 12 악세사리, 화장품 정리하기 DAY 13 일정 달력에 정리하기 DAY 14 명상으로 마음 정리하기 DAY 15 컴퓨터 저장공간 정리하기 DAY 16 쓰레기 버리기 DAY 17 오래된 신발 버리기 DAY 18 냉장고 정리하기 DAY 19 여기까지 온 걸 축하하기 DAY 20 화장실 정리하기 DAY 21 지갑 정리하기 DAY 22 서랍 정리하기 DAY 23 대청소하기 DAY 24 부엌 청소하기 DAY 25 오래된 가구 버리기 DAY 26 오래된 책 정리하기 ▶ DAY 27 현관 청소하기 작은 집이라 현관도 작습니다. 그 작은 현관의 절반은 고양이 화장실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조그만 공간에 고양이 분변통과 늘 꺼내두는 신발 세 켤레가 굴러다녀요. 지금은 그 신발들을 구석에 쌓아놓고 분리수거할 재활용품을 내어놓아서, 한 번 나가려면 장애물 넘기가 따로 없어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잠시 그것들을 치우고 바닥 먼지를 쓰는 것으로 간단히 청소를 마쳤습니다. 옛날에는 그렇게 구석구석 쓸고 물청소도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건 좀 귀찮아진 것 같아요. 최근 다른 집으로 고양이를 돌봐주는 캣 시터 일을 다녀왔는데 저희집보다 두 배 넘게 높은 아파트 고층이었어요. 통창으로 내려다보이는 뷰도 마음에 들었고, 낮 시간에 햇볕이 가득 들어오는 거실도 부러웠습니다. 언젠가 돈 벌어서 이런 집에 살 수 있을까 잠시 꿈꾸다가, 비슷한 평수임에도 저희 집의 세 배가 넘는 집값에 조용히 부동산 시세창을 닫았습니다. 지금 집도 사실 불만스럽진 않아요. 아파트 내 분쟁으로 엘리베이터 사용을 무기한 할 수 없다는 게 큰 문제이긴 하지만 집 자체는 제가 관리하며 살기에 적당한 크기에, 적당한 고층입니다. 무엇보다 단지 끝동인데 한쪽 방향이 고도 제한 지역이라 시야를 가로막는 것이 없어 풍경도 좋습니다. 처음 이 집을 택한 것도 그날 그 탁 트인 풍경에, 그림처럼 멋진 구름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었어요. 처음엔 구석구석 정말 열심히 청소하고, 신중하게 가구와 가전제품을 골라 들여놓고, 작은 것들의 배치 하나도 고심하며 저만의 공간을 꾸며나갔는데 지난 몇 년은 관리도, 청소도 소홀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뭔가를 본격적으로 할 기운은 없지만 정리 챌린지 덕에 조금씩은 정돈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이번 달은 세 개의 챌린지가 남았고 마지막날은 ‘정리한 것 유지하기’예요. 작은 정리, 청소들이었지만 잘 마무리하고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 오늘의 행운 20240226 ■ <<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요. 그동안 힘들었던 나를 토닥여주세요. >> 요즘 구체적으로 뭘 했더라 돌아보면 떠오르는 게 없는데 뭔가를 열심히 했다는 기분은 들어요. ‘아마 열심히 하루를 살았던 게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아무 의욕도 관심도 없던 제가 최근에 이것저것 목표를 세우고, 행동하고, 쥐어짠 긍정이나마 표현하는 걸 보며 ‘쟤 이제 다 나았네.’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가까운 사람들은 오히려 걱정을 더 많이 해줬어요. 이러한 변화를 응원해 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제가 그러다 지칠까 봐, 실망하고 포기할까 봐 걱정해 줬어요. 제가 생각해도 그럴 만큼 단기간에 크게 달라졌던 것 같기는 해요. 사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보이는 것보다는 긴 시간의 노력이 있었고, 그 노력마저 알아봐 준 누군가는 ‘잠시 쉬어도 된다.’, ‘쉬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해주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은 말이, “지쳤을 때 쉬지 말고 지치기 전에 쉬어라.”였어요. 저는 늘 지쳐 있기는 했지만 사실 버티려면 쉬지 않고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제 무너질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몸도 마음도 더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기억에 남은 그 말을 다시 꺼내보며 무너지기 전에, 아니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마음에나마 조금 휴식을 주어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게 쉬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힘든 마음, 어두운 마음은 잠시 구석에 넣어두고 지금까지 고생한 저를 온전히 바라보려 노력했어요. 참 힘든 날들이었다, 남보다 고생 많이 한 게 맞는 것 같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버텼다, 고생했다, 고생했다 나 자신. 진심으로 마음에 닿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닿길 바라며 반복해서 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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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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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2달 전
어느덧 2월도 끝나가네요...^^ 올해는 윤달이라, 2월도 길구나.. 했던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만큼 나아지기까지, 새벽님이 지나오신 나날들을 다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움.. 조금 이르지만 축하드린다고 안아드리고 싶어요🫂 고마워요, 새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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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2달 전
댓글 쓰다가 올라가버렸네요;; 이어서 다시 쓸게요^^;; 아파트 뷰 중요하죠^^ 저도 끝동이라 뷰가 마음에 들어서 신혼집으로 택했는데, 한창 집값 비쌀때라 너무 외곽지역을 골랐더니... 시골 냄새가 나네요^^;; 이젠 익숙해졌지만요 ㅎㅎ 에구....엘베문제가, 적어도 다시 눈 내리기 전에는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일도시락.. 저도 사무직이었을 땐 한창 들고 다녔던 기억이 나요:) 흔히 말하는 좃좃소...🤣🤣🤣여서 자기들은 영업만 하고 매입매출, 거래처관리, 이카운트, 클레임등등 모든 일이 다 저한테 몰려오길래 각도기 재고 도망갔지만요🤣🤣🤣 후에 회계팀만 있는 곳으로 갔는데 거기선 업무분장이 잘 잡혀있어서 일은 편했지만 그만큼 정치질...과 여초집단의 텃세를 겪느라...😅 어느 회사던 다 장단이 있는 것 같아요^^ 새벽님의 불안을 잠재워주신 사수(?)분을 만나신건, 행운에 가까운 것 같아요.^^ 저도 이직하고 처음 힘이되었던 말이, 10년차들도 실수할 수 있다고, 틀리는거에 부담갖지말라는 말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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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2달 전
@LoveForN 조금은 다르게 시작했던 새해 첫날의 기분이 아직 생생해요. 정말 오랜만에 사람들 틈에 앉아 있다가, 태어나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선물한다'는 기분으로 이것저것 사들고 돌아오던 지난 해의 마지막 날도요. 작심삼일을 걱정하던 30일 챌린지가 이제 3개월 차를 앞두고 있다는 것도 참 새삼스러워요. 정말 지치도록 노력했는데 왜 여전히 힘들까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아무리 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는다며 저녁에는 병원에서 징징거리고, 돌아와서는 아무리 상담을 받아도 제자리인 것 같다고 상담사님께 징징거리던 날들이었어요. 써놓고 보니 지금도 좀 그런 것 같기는 하지만요. 하지만 제가 지금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단계는 아니구나, 어쩌면 누구나 마지막 순간이 되기 전까지 결과는 알 수 없구나, 어떤 과정 속에 있구나, 길 위를 걷고 있구나 생각하면 조급함이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아요. 막연히 바라던 '완전히 괜찮아지는' 날이라는 건 없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이 또한 많은 시도 중 하나겠지만, 그저, 힘들었던 어제보다는 좀 더 괜찮은 오늘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려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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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2달 전
저는 아파트에서 내려다보이는 지역이 고도 제한 구역이라는 말을 듣고 시야 답답할 일은 없겠구나 좋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근처에 공군 비행장이 있어서 그런 거였어요. 평소에도 시끄럽지만 훈련 시즌만 되면 소음이 아주 그냥...ㅠㅠ 그래도 살다 보니 적응이 되고, 이사하는 것도 작은 일이 아니라 그냥저냥 살다 보니 어느덧 8년이 지났어요. 교통편이나 주변 시설 생각하면 사실 꽤 좋은 환경이기도 해서, 별다른 일이 없으면 아마 이대로 계속 살아갈 것 같아요. 제 불안을 잠재워 주셨던 그분은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병원 일에 스트레스와 회의를 느껴 다른 직업을 택하신 분이었는데, 그때도 나이가 적지 않으셨지만 지금 생각하면 진짜 어른이셨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제가 그분의 나이에 다가가고 있는데 저는 얼마나 어른일지 살짝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사실 어른답지 못하면 뭐 어때 싶기도 한데, 이제 직장에서 경력이 중간급 이상으로 넘어가는 시기이다 보니 조금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아요. 늘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일을 해오다가 올해는 좀 상황이 변하기도 했고, 착각일 수도 있지만 직장생활하며 처음으로 소외된다는 느낌도 좀 드는 것 같고, 뭔가 저만 손해보고, 일 떠맡고, 이용당하는 느낌도 살짝 들고... 저도 여초 직장인데 올해는 그 특징이 더 두드러져서 전보다 섞이기 어려운 기분도 들어요. 이래저래 마음이 복잡한 한 해이기도 해요. 그런 한편, 직장은 삶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어서 그 힘듦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지기도 했습니다. 퇴근 후와 주말의 삶도 있으니까요 :) 너무 힘들면 도망쳐도 괜찮다고 해주신 분이 계세요. 도망쳐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누가 뭐라고 하든 괜찮다고 해주신 분이 계세요. 도망도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아직은 자신이 없지만 언젠가 한 번쯤 일도 책임도 다 내려놓고 도망치고 싶어요. 아니, 도망 '다녀오고' 싶어요. 어쩌면 제게 도망이란 건 온전한 휴식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를 어쩌면 좋지... 하는 마음과 동시에, 어떻게든 버텨온 두 달 만큼 다섯 번만 더 하면 나름 무사한 한 해를 보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당장 도망갈 자신은 없지만 그게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숨 쉴 구멍이 있다고도 느껴지고요. 1년 전쯤 마카에 쓴 글들을 보면 그야말로 우울 파티인데, 또 1년이 지나 지금의 글들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1년 후가 지금보다 나을 거란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이 시간들을 돌아보며 '그래도 나름 열심히 잘 버텼구나.' 생각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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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2달 전
도망쳐도 괜찮다는 말은, 정말 큰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지치기전에 쉬는거 정말 중요하더라구요:) 구두신고 오래걸으려면, 발이 아프기 전에 중간중간 미리 잘 쉬어두는 것 처럼요^^* 운동화로 바꾸더라도, 다리힘이 다 풀리기 전엔 쉬는게 맞으니까요.:) 아코.. 공군연습 ㅠㅠ 저도 예전에 용인근처에서 살아봐서 아는데 그 소음진짜 무시 못하겠더라구요 ㅠㅠ... 그래도 근방 인프라가 나쁘지 않으신 것 같아서 다행이어요. 여긴 정말 아파트단지 하나만 있구 온통 밭때기일 정도로 시골이라🤣🤣🤣 평택 시내까지 차로 30분은 나가야지 인프라를 누릴 수 있네요:) 집값이 다른곳에 비해 낮은 지역은... 그 만한 이유가 다 있더라구요🤣🤣🤣🤣🤣 저는 아마, 신혼 대출이 끝날즈음에 평수는 줄더라도 다시 인프라 괜찮은 곳으로 가야할 것 같아요...:) 저번에 응급실 겪어보니, 언제 다시 아플지 모를때엔 큰병원 가까운게 제법 중요하더라구요🥲 으헝.ㅡ. 맞아요 8ㅅ8 여초 특유의 그.. 그.. 기묘한 기류라고 해야하나, 피부를 찌르는 듯한 그런게 어느 회사든 다 조금씩 있는 것 같아요..ㅠㅠ 돌이켜 보면, 그럴수록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되는 것 같았어요. 모두랑 잘 지내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더라구요. 저보다 훨씬 사회생활을 오래하셨으니, 더 잘 아실테지만요^^ 어디서 들은 말인데.. 어른이 된다는 건, 경직 되지 않고 유연해지는 과정이라고 하더라구요:) 모든 상황에 더 잘 대처하는..? 느낌이랄까요:) 매번 글을 읽으면서, 새벽님은 저보다 훨씬 어른답다는 느낌을 받아요:) 제겐 충분히 좋은 어른이셔요🥰 다른 이야기지만, 생각을 잘 풀어서 적어주신 글들을 볼 때마다 부럽기도 하고, 솔직히 질투날때도 있어요:) 마카안에서 글을 잘 쓰셔서 질투나는건, 새벽님이 처음이라고 해야되려나요^^ 우울파티일때에도, 잘 버텨주셨다고 안아드리고 싶어요. 이만큼 걸어주셔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결승선은 한참 멀리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다면 어느새 골인지점을 만나실 수 있을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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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2달 전
@LoveForN 지금 아파트를 택한 건 단순히 그때 직장과 가까워서였는데, 구하고 보니 도보 5분 정도 거리에 대형마트, 터미널, 멀티플렉스가 다 있더라고요. 지하철역이 없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터미널이 있다 보니 지역 내 대부분의 버스가 경유해서, 길치+뚜벅이인 저에게는 참 적당한 집이에요. 바로 근처엔 큰 병원이 없지만 일단 교통편이 좋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부분 해결되는 것 같아요. 지금 직장도 도보 10분 이내인데 이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가깝다 보니 직장 스트레스가 잘 안 떨어지기도 하고, 가끔이지만 퇴근 이후에 호출(?)당하는 일도 있어요. 그런데 같이 퇴근한 사람들이 이제 막 큰 도로에 접어들어 차 밀린다고 투덜거리는데 저는 이미 집에 와서 누워있을 때, 깜빡하고 휴대폰을 두고 와서 다시 가지러 돌아가도 몇 분 걸리지 않을 때는 또 만족스럽기도 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직장에는,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 모르는 사이 조금 기운이 생겨서인지, 아니면 올해 그런 상황이 만들어진 건지 직장에서의 관계는 다른 해보다 조금 힘들다고 느껴져요. 동시에 직장은 일하는 곳일 뿐이고, 직장 동료들과는 업무 처리할 정도의 관계만 맺고 너무 모나지 않게 지내면 충분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모두와 잘 지낼 수 없는 한편 누구와도 불편한 관계도 되고 싶지 않은데, 가장 많이 함께 일해야 하는 사람과 벌써 여러 번 부딪쳐서... 저도 고집을 세웠던 건 아닌가, 껄끄러운 행동을 했던 건 아닌가 돌아보며 반성 겸 마음을 내려놓는 중이랍니다. 일로써만 만나는 사람보다는, 많지 않아도 저한테 소중한 사람들에게 좀 더 에너지를 집중하고 싶어요 :) 다른 댓글에서도 썼지만 어른답다는 말도 글을 잘 쓴다는 말도 참 부끄러워요. 고맙다는 표현도요. 예전 같았으면 전혀 들어오지 않았을 표현들에 시선이, 마음이 자꾸 머물러서... 정말로 어른다운 사람, 글로 잘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들어요. 고맙다는 표현을 들을 때면 여전히 물음표 하나가 남곤 합니다. 예전에는 상담에서, 듣기 좋은 것도 아닌 이야기를 한가득 쏟아낸 제게 상담사님이 말해줘서 고맙다고 해주셨을 때 ‘왜???’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 같아요. 버텨주어서, 살아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땐 눈물부터 났지만 역시 ‘그러니까 상담사님이 왜???’ 싶었어요. 그 의문들도 조금씩 달라졌던 것 같아요. 상담 덕분이든 아니든 상담을 받는 동안 제가 많이 나아졌다고 느꼈을 때 상담사님은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해주셨는데 그땐 ‘정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카님께서도 그런 말씀을 자주 해주셨어요. 사실 온라인상에서 댓글만 간간이 오가는 사이일 뿐인데도, 제가 글로 드러낸 건 단편적인 모습일 뿐이라는 걸 아는데도 이제는 ‘정말이면 좋겠다.’ 생각해요. 고맙다고 해주시는 마카님의 말씀에 제가 부끄럽지 않게, 말씀해 주시는 제 모습들이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조금은 그러고 있지 않을까 하기도 하고요. 어쩌면 마카님도 이런 말들에 부끄럽다 여기실지 모르겠지만, 최근 몇 달 달라진 제 생각과 행동들에 사실 마카님의 지분이 적지 않아서 또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