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싫어서 이유없이 죽는 사람도 있나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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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기 싫어서 이유없이 죽는 사람도 있나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xxxiz
·2달 전
안녕하세요. 우울증 때문에 약물치료를 한지 4년째입니다. 스트레스 관리를 먹는 걸로 해서 살도 30kg 이상 쪘네요. 저는 가정폭력 피해자입니다. 폭력이 끊이질 않는 집에서 자랐고 학교에선 늘 겉도는 존재였어요. 제 기질이나 취향이 좀 마이너하거든요. 연예인, 꾸미기, 공부 이런 것보다는 만화 보기를 좋아하는 그런 느낌. 혼자 책 읽고 상상하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요. 늘 틀에 맞춰지지 못하고 툭 튀어나와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우울을 자각한 건 중학생 때고 그 뒤로 쭉 심화됐어요. 대학은 타지로 갔는데 남들 말처럼 대학에선 뭔가 달라질 거 같았지만 전 그대로였고 군기, 공부량, 분위기 등에 적응하지 못하여 휴학했습니다. 그리고 약물치료 후 정신이 좀 맑아져서 복학했는데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도 샌다고 사회에서도 저는 좀처럼 적응이 어렵네요. 첫 직장은 제 잘못이 아닌 문제로 그만두고 약 9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직장을 어렵게 들어간 거였는데 그렇게 되고 나니까 다시 도전하기 힘들더군요. 그러다가 이번엔 본가와 완전히 먼 곳에서 혼자 생활 중입니다. 2평 남짓한 고시텔이죠. 저희 회사는 수직적인 군대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막말, 태움, 체벌이 즐비한 곳이 아닙니다. 어쩌면 한국 대다수의 회사가 그렇기 때문에 80퍼 이상은 문제 없이 적응 가능하단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전 늘 소수였죠. 전 직장 경력이 있기 때문에 "경력자"로 추가 합격했습니다. 신졸 8명과 경력자 한 명인 저는 당연히 입장 차이가 있어서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직장에선 신졸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저에겐 더 나은 모습을 바랍니다. 그럴 수 있죠. 그러나 제 경력은 1년 미만이라고 말했음에도 3년차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왜냐면 제가 졸업한지 3년이 됐거든요. 스케줄과 업무가 당일 아침에 나오기 때문에 1시간 일찍 출근해서(왕복 1시간이니 전 1시간 30분 일찍 나옵니다) 일과를 확인합니다. 업무가 늘 바뀌고 남의 업무를 대신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담당 직원에게 할 일과 주의사항을 물어야합니다. 저 혼자 정리도 해야하고.. 이게 좀 이해가 안 될 텐데 뭐라 설명 드리기 애매하군요. 어쨌든 제가 30분간 그렇게 정리해도 나머지 직원은 20분~10분 전에 출근하니 전 그 시간동안 인수인계를 받고 업무에 들어가야합니다. 30분동안 일을 하고 쉬는시간 5분동안 세팅, 정리, 상담, 스케줄 변동을 확인합니다. 스케줄이 바뀔 때도 있거든요. 점심시간에도 일해야합니다. 그리고 정규일과가 끝나면 교육을 듣고 시험을 칩니다. 전 내일 일도 준비해야해요. 부족한게 많아서 공부할 게 많아요. 조금 정신 없지요? 하지만 나머지 직원은 다 이렇게 삽니다. 저는 적응을 못했지요. 제가 업무를 하면 직원분이 조언도 해줍니다. 그런데 잘 못하겠어요. 변동사항이 잦으니 아무리 준비해도 실수가 생기고 지적을 받습니다. 제 경력이 정말 3년차였다면 적응할 수 있었을까요? 회사에서 왜 제 노력을 알아야겠습니까?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요. 그러나 저는 억울하기도 하고, 열심히 공부나 할 것이지 글이나 적는 제가 이상하기도 합니다. 주말에도 공부를 해야 했는데 씻기도 버겁더군요(혹시 이 말이 이해 가시나요?). 새벽부터 지금까지 청소를 하는데 마음처럼 잘 안 됩니다. 이걸 이해하실 수 있으신가요? 시간이 그렇게 많은데요. 우울한 마음을 신경쓰는데 시간을 다 허비하다니요... 장소가 바뀌면 뭔가 바뀔 거라고 기대하죠. 하지만 전 그대롭니다. 살도 쪄서 다들 서슴치 않고 지적할 수 있는 몸입니다. 꾸미기도 서툴러서 아무리 분칠해도 그냥 못생긴 얼굴입니다. 아무리 웃어도 어색해보일 거예요. 남들 다 웃는 농담에 웃질 않으니. 애교있고 싹싹하게 말하질 못하니. 저도 알아요. 제 마음도 오락가락합니다. 꼭 싹싹하게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는 없지요. 일도 이제 2주니까, 더 열심히 적응하면 됩니다. 하지만 출근할 때 질질 짜면서 가고 매시간 "죽고 싶다"를 반복합니다. 죽고 싶다. 나만 보는 가족과 친구와 사랑하는 모든 걸 버리고 죽고 싶다. 누가 괴롭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죽어버리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할까요? ㅎㅎ 제 사연이 그리 특별하거나 힘들지 않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이상해요. 왜 저는 남들처럼 살지 못할까요? 이번엔 외국으로 가고 싶어서 영어 공부를 해요. 여기선 다 제가 이상하다고 하니까, 한국인은 한국적인 사고 밖에 못하니까 외국 가면 다를까? 그게 아니면 똑같이 붕 떠 있을지 궁금합니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길거리에 있는 게 당연한 나라를 가보고 싶습니다. 또 헛된 마음일까요? 가슴이 답답한데 호흡에 집중하면 눈물이 터져나와서 가끔 무호흡 상태로 있습니다. 눈물이 터져나오면 소리없이 우는데 아무도 몰라요. 그래서 요즘은 계속 웁니다. 그러다가 퇴근하면 괜찮다는 생각도 들어요. "더 열심히 해주시면 좋겠어요." "피해끼치지 마세요." "경력직이 아니라면 뽑지 않았을 겁니다." "무슨 생각 하시면서 일하세요? 전 의도를 모르겠어요." "저는 00씨를 3년차로 대우할 거예요." 아, 윌급은 3년차 월급인데 최저 조금 넘습니다. 1년차 월급으로 달라고 했는데 그건 실패했어요. 앞서 말했듯이 전 가정폭력 피해자라 아이들이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그런데 여기선 훈육 명목하에 소리치고 가벼운 터치(잡고 치기, 꿀밤 등)가 잦은데 제겐 폭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아이들 울음소리, 성인이 아이에게 소리치는 모습 등이 견디기 힘듭니다. 9개월간 번 돈? 퇴직금? 없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월 100백도 못 벌었는데 계속 처먹기만 하니 금방 사라지더군요. 여기 오는데 100만원이 들었으니 한 달은 있고 싶습니다. 가끔 드라마틱한 상황을 생각합니다. 옥상에 올라가서 뛰어내리기. 고시텔에서 목 매기(근데 제가 무거워서 실패할듯 ㅋㅋ). 혼나는 상황에서 과호흡 이벤트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냥 가슴 좀 아프고 마네요. 성인이 소리내서 엉엉 울면 다들 얼마나 우스울까요?! 죽고싶다. 왜냐면 정상적이지 않으니까. 얼굴도 성격도 능력도 기질도 몸도 가정도 뭐든... 아닙니다. 그냥 무서운거죠. 아니에요. 죽고싶어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래서 고민이 뭐냐면.. 제가 언제까지 우울할까요, 이딴 건 무당에게 물어도 답 못 듣겠죠. 왜 전 남들과 다를까요? "남"이라는 개념이 허상이라는 걸 알면서 "정상성"이란 궤도에 오르고 싶어요. 더 노력하고 싶은데 저도 그게 안 되니까 답답해요. 제 증상이 전형적인가요? 아니면 그냥 의지박약, 피해망상, 한심한 사람인가요? 아, 모르겠어요~ 쓸모 없는 인간이니 죽겠다는데 그것도 어렵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내일 출근할게요. 그 다음날도 출근할게요. 배달음식 안 먹고 공부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죠. ***말고. 혹시 여기까지 읽으신 분 계신가요? 모두 각자의 파도를 견디며 사시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더 힘내든가 죽든가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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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간의자유
· 2달 전
저도 마카님과 비슷한 어린시절을 보낸사람이라 읽으며 더 감정이 이입됐는데 우울증이 있다 말하셨으니 우울증으로 인해 무기력하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근데 회사는 그럴수 있는공간이 아니니 그 괴로움에 죽고싶단 생각이 드셨단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완화하기위해 청소를 하는걸거같고요. 움직여야 뭔가 나으니. 근데 씻지못했단건 자기케어는 손이 안가고 그냥 바로 눈에 보이는물건들을 치우면서 불안을 잠식시키려고하시는거 같고. 지치고 벅차고 도망가고 싶고 그런감정이 느껴져요. 힘드셔도 실업급여,퇴직금받을때까진 견디는게 좋을거 같아요. 알바얘기하실때 9개월간 다니신건데 1년미만으로 다니시면 원래 퇴직금은 나오지않고 월 100도 못 버셨다면 근로시간과 출근일이 적었던거같은데 그럼 퇴직금이 안나오는게 맞고 적게 벌었으니 남는게 없는것도 맞죠(월100 을 못벌면 진짜 쥐어짜내며 생활해야 돈이 겨우 모이는데 이것도 독립안할때 얘기지 글보니 독립하셔서 고시텔에서 사시는거 같은데 그럼 안모이는게 맞죠) 그거까지 마카님이 우울하고 나는 역시 안된다 이런건 아닌거 같아요. 사는것에 지치고 패배감이나 다른선택지가 없다 느끼시는거 같아요. 말하는것처럼 영어공부해서 외국으로 가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그저 버틸때까지 최대한 버텨서 돈 많이 모으시거나 현재 하는일이 벅차다면 어느정도 모으고 단순 생산직으로 이직해서 단순작업을 하는게 덜 괴롭지않을까싶어요. 의지박약,피해망상,한심한 사람이라기보다 마카님은 우울증에 깊게 침식돼서 습관이 든 사람같아보이고 규칙적으로 업무하는것하곤 맞지않아보여요. 그리고 계속 실수를 한다면 이게 우울증으로 인해 무기력증과 인지저하때문인지 아님 성인adhd가 있는건지 파악해보는게 좋을거 같아요. 그리고 스스로의 인생에서 목표를 가져야할거 같아요. 안맞는데도 그냥 휩쓸려서 살다보면 나이는 드는데 나는 여전히 우울하고 변한게 없다면 더 우울해질거 아니예요. 그러니 괴로움을 없애기위해 스스로를 생각해보셨음해요. 나를 좀 믿어주고 버텨온것도 잘했다 칭찬도 해주시고 인정해주시고요. 마카님은 더 나은 상황을 만들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