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금지서약서, 혼전순결서약서처럼 효과가 없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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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LoveForN
·2달 전
자살금지서약서, 혼전순결서약서처럼 효과가 없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한 일들을 아직도 이렇게 망설이는 걸 보면... 마지막에 결국 돌아서는 걸 보면... 그렇구나, 참 많은 사람들에게 빚진 목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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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글쓴이)
· 2달 전
뒤돌아보니, 혼자라고 생각했던 때에도, 혼자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고마운 사람이 많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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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 2달 전
사실상 효과가 없다, 고작 그런 서약서로 자살을 안 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안 할 사람이었다, 오히려 자살 위험에 놓인 사람에 대해 방심하게 만든다 - 등등 부정적인 내용을 많이 봤어요. 그런데 저도 이게 무의미하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약간은 강제적으로 이런 서약서를 쓰는 활동이 있었는데 저는 끝까지 거부했어요. 어떻게든 죽겠다는 생각만 하던 때였어요. 사실 이까짓 서약서 그냥 쓰고 무시하면 그만인데도 쓰기가 싫었어요. 이후에 상담을 받기 시작할 때 이걸 쓰고 시작하자고 하셨는데 그때도 저는 거부했어요. 제가 쓰기 싫다고 하니 상담사님도 강요는 안 하셨지만, 이후 상담이 안정된 시점부터 다시 여러 번 권하셨어요. 끝까지 쓰지 않았어요. 그걸 쓰면 지켜야만 할 것 같았어요. 사실 그게 무의미한 종이 쪼가리가 아니라고 그때도 생각하고 있었나 봐요. 쓰고 나면 지켜야 할 약속이라고 그때도 생각했나 봐요. 하지만 살아오며, 종이에 이름을 쓰고 서명을 한 건 아니지만 때때로 다른 사람과 혹은 나 자신과 그런 약속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게는 나를 위한/나를 해하지 않는 작은 약속들을 하는 것부터 어떤 위험한 순간이 오더라도 나를 버리는 대신 도움을 청하겠다는 약속 같은 것. 내 스스로 하지는 못했지만 누군가의 손을 붙잡고라도 하는 그런 약속들. 돌아보면 저도, 많지는 않지만 누군가가 늘 곁에 있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많은 힘이 되어주시는 분께서는 "우리 끝까지 버티기로 해요. 약속." 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대답하지 못했어요. 대답하면 그 말을 지켜야만 할 것 같았는데 자신이 없었어요. 종이 서약서든 말로 하는 약속이든, 그냥 가볍게 하고 잊어버려도 그만인데 저는 거기에 의미를 두고 싶었나 봐요. 그래서 대답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언젠가 다음에 같은 말을 듣는다면 그때는 진심으로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 대답이 나를 지키는 단단한 서약이 되어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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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글쓴이)
· 2달 전
@나의새벽 새벽님은 진솔하신 분이네요:) 저는 어떻게든 불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사인했거든요..ㅎㅎ 생각보다 볼품없지요....:) 그래도..음.. 약속은 약속이라고, 제 안 어딘가에 자리잡고 잘 작동(?) 되는 것 같아요. 새벽님의 소중한 분과의 약속은, 무언이었을 지언정 이미 지키고계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버텨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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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 2달 전
@LoveForN 진솔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어린애 같은 고집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 때 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아 몰라 싫어, 이런 약속 못해. 죽고 싶으면 죽을 거야. 이런 거 시키지 마."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옆에서 누군가는 너무나 진지하게 읽고, 진심으로 다짐하는 얼굴로 서명을 하고 있는 걸 보면서 왜인지 모를 반발심도 좀 들었던 것 같고요. 무슨 방식으로 무슨 약속을 했든 간에 그게 자기 안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약속은,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게 지켜졌는지 아닌지 알 수 있겠지만 '지켜졌는가'보다는 '지켜나가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마카님께서도 그렇게 무언가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하루를 보내고 계실 것 같아요. '하루를 버틴다'는 표현을 예전에는 참 싫어했는데 지금은 그게 정말 대단하고 또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도 지켜나가는 하루, 그래도 괜찮은 하루 보내시길 소망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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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글쓴이)
· 2달 전
@나의새벽 그렇게 고집부리는 새벽님의 모습 또한 사랑스럽답니다.☺️ 고마워요. 새벽님도 좋은 하루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