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는게 죽도록 싫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이혼|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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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는게 죽도록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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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제목 그대로에요 언제부턴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적어도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잊혀지는게 싫었어요 저를 알던 사람들이 얼마나 친하던간에 저라는 사람 자체를 잊어버린다는게 정말 치가 떨리도록 무서웠던거 같아요 남들이 보기엔 너가 너무 예민한거다, 사람이 엄청 친하지 않으면 잊어버릴 수도 있는거 아니냐 라고 하지만 저도 머리로는 알면서 막상 그 상황을 마주하게되면 손발이 떨리고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아요 그 사람 기억에서 제가 잊혀진다는걸 확인했을 땐 차라리 걔 앞에서 죽어 평생 뇌리에 박힐까 진지하게 고민도 했던 사람이에요 저도 제가 이상한거 알아요 저도 제 주변 사람들도 힘들어지는 이상한 성격이니깐 바뀌려고 노력 정말 많이 해봤어요 절 잊을거 같은 사람이랑은 애초에 만나지 않기도 해봤고 제 곁의 사람들에게 잘해주면서 절 좋은 인간으로 기억되길 기도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결국 사람이라는게 다 그렇잖아요 본인 삶 살기 바쁘면 타인 한 명 정도는 쉬이 잊혀지잖아요 그래서 결국 번번히 실패했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내가 왜 이런가 스스로 성찰도 해봤어요 먼저 전 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아버진 약사셨고 어머닌 이런 곳에 정확한 이름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돈벌이 꽤 하시는 사업사셨어요 그런 둘 밑에서 태어난 전 진짜 행운아죠 그런데 사실 저희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못했어요 아버진 어머니에게 열등감을 느끼셨었고 그걸 다른 여자와 자는거로 푸셨어요 엄마가 질투로 눈이 돌아버리면 그제서야 만족하는 이상한 성격이셨죠 어머닌 추진력이 대단하고 한 성격 하시지만 아버질 너무 사랑하셨어요 결혼도 어머니 쪽에서 강하게 밀어붙인 결과물이었죠 그래서 어머닌 아버지와 이혼도 결정하지 못했어요 그러자 어머닌 조금씩 집에 들어오는 일이 없어졌고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셨어요 아버진 그런 어머니가 아니꼬우셨는지 집에도 다른 여자를 데리고 오시더라고요 그리고 그날 전 거실에서 아버지와 아버지의 내연녀가 관계하는걸 꼼짝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요 왜냐고요? 아버진 제가 있는 줄도 모르고 아니 알았다 하더라도 어머니께 제가 말해줄거라 믿고, 혹은 그냥 신경도 안 쓰였는지 제가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관계를 하셨어요 완전한 투명인간이었죠 전 내연녀는 처음엔 절 의식했지만 곧 아버지에게 몸을 맡겼고 전 멍청하게도 그걸 하나도 빠짐없이 눈에 담았었죠 그 뒤에 어머니가 집에 돌아오셨고 그 순간부터 아버지와 엄청난 말다툼을 하셨어요 아버진 내연녀를 지키면서도 어머니의 손을 잡으며 그럴 생각은 없었다고 간사한 혀를 눌렸고 어머닌 본인 화를 주체하지 못해 이것저것 던지셨죠 그리고 전 거실 바닥 한 가운데 앉아 관계부터 싸움까지 모든걸 바라봤어요 그 셋 중 아무도 어렸던 저의 눈을 가려주지 않았어요 그냥 없는듯 행동했었어요 전 제가 유령이라도 된 듯 싶었다니깐요 그 뒤에 원래는 이혼이 이성적인 결과잖아요? 하지만 어머닌 끝끝내 아버질 포기하지 못하셨고 아버진 이정도론 어머니가 본인을 포기하지 않는다는걸 알고 더욱 대범해지셨어요 이렇게 정리하고나니 어렸을 때 받은 그 충격 때문에 제가 성격이 이모양이 된건가 싶기도해요 정말 고치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고칠 방법이 없는거 같아 괴로워요 정신병원도 가보고 약도 먹어보고 별 난리를 다 쳤는데도 18살인 지금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거든요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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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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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ooe
· 3달 전
끔찍하네요 어쩌다 지옥에 오게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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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달 전
@oooooe 제 삶이 지옥인가요 열심히 뭐라도 해보려 했것만 구할 수 없는 지옥이었나요 전 이제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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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ooe
· 3달 전
솔직히 모르겠어요 여긴 어디고 내가 뭘 하고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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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코코아
· 3달 전
이상한 성격이라기보단, 많이 힘드셨던게 아닌가 싶네요. 제가 당사자가 아니므로 다 알순 없기에 조심스럽게 적어봅니다. 투명인간이라고 하셨는데 어쩌면, 가족내에서 계속 존재자체가 부정당한단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받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음에도 그걸 정말로 이해하고 고려하는, 조심하는 그런건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런 일을 겪었는데 마냥 건강할수만은 없죠. 마음이 좀더 여유가 있고, 내가 그걸 노력할 수 있는 심적인 에너지가 조금 더 생길때 소위 말하는 좋은 성격으로 다른 사람을 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무언가 채워지지않는 게 있고 그게 너무 아플땐, 더 절절히 그걸 바라게 되기도 하고- 가끔은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채우려고 할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씩은 왜 이렇게 밖에 할수없을까 싶은 선택을 하는걸 보게 될때도있고, 그게 가까운 사람이라면 더 괴로워지더군요. 본의아니게 영향받게될때는 더 괴롭기도 하고요. 쓰니님. 쓰니님께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걸 잘 알것 같지만, 잊혀지지 않는 관계라고하는게 사실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사실을 쓰니님도 잘 알고계실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괴로운신게 아닌가도 싶네요. 그렇지만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이 따라오지 못하는 문제라는 것도 분명 있으니까요.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서, 혹은 그냥 대수롭지 않게도, 시기적인 이유 등등으로도 관계라는건 정말 긴밀했다가도 끊어지기도 하고 잊혀지기도 하더군요. 한때 저도 그런게 정말 힘들기도 했었어요. 계속 잘 유지하고 싶고, 끊어져도 기억하고 싶고 그랬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리해볼수록 어찌보면 나를 기억해주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온전히 상대의 영역이구나 싶더군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제 3의 영역과도 같아서, 오히려 집착할수록 나의 괴로움만 커지기 쉬운것 같습니다. 쓰니님에게 정말 필요한건 영원히 쓰니님을 기억해주는 사람이나 관계가 아닐지도몰라요.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유의미하게 느끼게끔 해주는 관계, 그런것이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길 바라는 그런 마음이신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혹시 그런것이라면 누군가가 꼭 영원히 기억해주지 않아도 가능할것 같습니다. 영원히 기억해주는 그런게 아니더라도, 꼭 누군가 한명이 그렇게 길게 생각해 주지 않더라도요. 영원하지 않더라도, 유의미한건 있고, 쓰니님도 그럴거에요. 앞으로 쭉이라는 생각보다는 누군가를 만나고 시간을 보내실때, 지금 나는 충분히 즐거운가? 충분히 즐거워 할 수 있는 순간을 혹시 불안때문에 놓치고 있지 않은지. 그런걸 생각해보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영원을 생각하기에 생각보다 사람의 삶은 너무 불확실하고 그 불확실성이 사람을 참 무기력하게도 만들죠. 내일 무슨일이 생길지조차 모르는게 사람이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게 좀 편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있고 또 그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런 순간에 충실하게, 지금 할수있는 것들을 해나가면서 살더라구요. 쓰니님의 존재가 충분히 중요하다고 느끼게 해주고, 어른들도 사람인지라 완벽할수없다고는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쓰니님에 대해서는 좀 심리적으로 보호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하신것 같아 아쉽습니다. 가족은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던 영역이지만, 어떤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정하는건 쓰니님이 선택하실 수 있는 영역이죠. 또 주변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또 그속에서 어떤 영향을 주고 받을지도 쓰니님이 차차 해내실수 있는 일이지 않나 싶습니다. 영원히 기억해주지 못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쓰니님을 바라봐 줄 수 있고, 관계가 영원하지 않더라도 떠올리는 그순간 만큼은 웃게되는 소중한 추억이 될수도 있죠. 그런건 사라지지 않아요. 오래도록 남아있죠. 쓰니님도 그런 누군가의 추억이 될수도 있는거구요. 꼭 모든걸 말하진 않더라도 편안하게 해주거나 충분히 쓰니님을 수용해주시는 그런 관계를 경험해보고, 그런 경험이 많이 쌓여서 – 그냥 이런것도 괜찮구나 , 꼭 누가 날 기억해주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괜찮고 존중받을만한사람이구나. 그리고 그사실을 누군가의 관계로 확인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괜찮을 것 같다. 하고 생각하실 수 있게 되시면 좋겠네요. 마음한켠에 항상 불안감이 있으신것같은데, 조금이라도 편안해지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