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다른 달보다 짧은데 명절까지 있다 보니 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3달 전
2월은 다른 달보다 짧은데 명절까지 있다 보니 시간이 더 빨리 가는 느낌이에요. 딱히 명절을 명절처럼 보내지 않는지라 별 의미가 없는데도 이 시기에는 기분이 참 이상해요. 주변 대부분이 가족이나 친척과 시간을 보내고, 아니면 연휴를 활용하여 어디 여행이라도 가던데 상대적으로 제가 사는 모습은 다르게 느껴져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하지만 그렇게 가족과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과 상황도 다 똑같지는 않듯이, 저도 그냥 좀 다른 상황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을 뿐이라 생각해 봅니다. 올해는 가장 긴 시간을 혼자 보내는 명절이 될 것 같기는 해요. 본가에 가는 대신 남자친구 집에서 설날 아침을 먹은 지 10년이 되어가는데 올해는 남자친구 사정으로 가지 않을 것 같고, 그 와중에 남자친구가 싱글인 친구와 낚시 여행을 간다고 해서 그냥 가라고 했어요.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걸 알아서 딱히 연락을 주고받을 일도 없을 것 같고, 혼자인 명절 연휴에 뭘 하며 보내면 불안하지 않게 잘 보낼 수 있을까 조금 생각해 봐야겠어요 :) ■ 30일 챌린지 : 정리 ■ DAY 1 침대 정리하기 DAY 2 옷장 정리하기 DAY 3 안쓰는 물건 기부하기 DAY 4 유통기한 지난 음식 버리기 DAY 5 식기구 정리하기 ▶ DAY 6 수납함 구매하기 저는 아직도 짐이 너무 많아 집에 여유 공간이 별로 없어요. 대부분의 벽이 책꽂이나 선반으로 채워져 있어서, 작년에 일부러 커피 마셔가며 받은 별다방 달력도 걸 자리가 없어 그냥 굴러다니고 있답니다. 그나마 한쪽 벽은 고양이가 계단처럼 오르내릴 수 있게 바닥부터 천장까지 계단이 되도록 높이가 다른 책꽂이를 순차적으로 배치했는데, 재작년에 고양이 한 마리가 근골격계 질환으로 운동 제한, 캣타워 금지령을 받았고 다른 한 마리도 이제 나이가 많아 올라갈 만한 곳들을 많이 없앴어요. 계단식으로 배치한 책꽂이 위에는 피곤한 날 벗어 던져놓은 옷부터 뜯지 않은 택배 상자, 건조대에서 걷어 왔지만 정리하기 귀찮아 쌓아놓은 양말과 옷가지들이 쌓여갔어요. 정리할 건 정리하고 그 공간을 좀 더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해서 정리함을 주문했습니다, 다양한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어느 유명한 앱의 할인 쿠폰을 최근 받았었는데 그게 마침 생각이 났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액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쿠폰은 사용하지 못했지만, 깔끔하게 쌓아 올릴 수 있는 파스텔톤의 정리함을 12개 구입했어요. 하나하나 크기가 크진 않지만 물건을 분류해서 넣으려면 그편이 나을 것 같아서, 고양이가 올라가지 못하게 공간을 채울 수 있을 만큼의 개수를 계산해서 주문했습니다. 배송비 무료 쿠폰도 있었는데 12개를 담으니 딱 무료배송 기준인 3만 원이 되어 쿠폰은 하나도 써 보지 못했네요. 어차피 가득 찬 벽에 옷가지가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것보다는 통일된 정리함이 칸칸이 올려져 있는 게 훨씬 낫겠죠? 정리함이 오기 전에 이제 쌓여있는 짐들을 정리해야겠습니다. 몇 개 치우다 쉬고, 또 몇 개 치우다 딴짓하고 생각보다 시간은 좀 걸릴 것 같지만 이번 주를 마무리할 무렵에는 시각적으로나마 깔끔한 방이 되어 있으면 좋겠어요 :) ■ 오늘의 행운 20240205 ■ << 소소한 행복을 즐기세요. 행복한 작은 일상의 기쁨이 쌓여 이뤄지는 것이랍니다. >> 어릴 때부터 행복은 제게 어떤 특별하고 이상적인, 동화 같은 이미지였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말이나 글로도 ‘행복하다’ 표현해 본 적이 없고, 행복까진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자라 행복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던 것 같고, 어느 순간 그런 게 있다 하더라도 전 행복해질 수 없고 어차피 행복해지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가, 무슨 이야기 중이었는지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상담에서 “OO님은 좀 더 행복해져도 되는 사람이에요.”라는 말을 들었어요. 텍스트 상담이었지만 상담사님의 목소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마치 옆에서 누군가 그렇게 말해주는 기분이었어요. 그 순간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는데, 그게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사실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걸까요, 아니면 그렇게 말해주셔도 저는 어차피 안 되는데 어떡하냐는 마음이었던 걸까요... 그리고 나서 무슨 대화를 했더라, 잘 기억나지 않지만 상담 기록을 다시 꺼내보지는 못해요. 그 상담은 제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던 동시에, 예기치 않게 끝나며 조금 아픈 기억이 되기도 했거든요. 조금 괜찮아졌나 생각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앱을 열고 지난 기록을 다시 읽을 자신이 없어요. 이후에 그 빈자리를 다른 분께 많이 의지했습니다. 상담은 아니었지만 그 못지않게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그분은 행복을 항상 사소한 것처럼 말씀하시곤 했어요. 별일 없이 퇴근해서 맥주 한잔할 때, 생각지 못하게 아이에게 작은 선물을 받을 때, 일할 곳이 있어서 월급을 받을 때, 아침에 일어나 지각인 줄 알았는데 일요일일 때, 마음 터놓을 수 있는 사람과 편안한 대화를 할 때. 그게 행복이지, 행복이 뭐 별거냐고. 어떤 건 공감했고, 어떤 건 전혀 공감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그 정도의 사소한 순간들이 제게도 있었던 건 분명해요. 저는 그런 건 행복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그걸 행복하다고 느낄 여력이 없었던 걸까요? 신기하게도 그분이 말씀하셨던 것과 비슷한 순간에 그 말들이 생각났어요. 월급날이 되면,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돈을 벌 수 있어 다행이다 생각하며 제가 갖고 싶던 사소한 것을 하나둘 사기도 했고, 맥주는 잘 마시지 않는데 퇴근 후에 한 캔 따서 ‘오늘 하루 수고했다.’ 생각하며 기분을 내보기도 했습니다. “난 지금 행복해.”라고 말하지는 못해도, ‘다행이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늘어갔어요. 어쩌면 그게 지난 시간을 버티게 해준 것 같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저는 어릴 때 부모님이 사주시는 마론 인형보다는 로봇을 훨씬 좋아했어요. 그리고 당시 AFKN-주한미군방송에서 방영하던, 자막도 없이 영어만 나오는 유명한 로봇 만화를 좋아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는데도, 나름의 줄거리와 설정을 상상해 가며 봤던 것 같아요. 인터넷도 없고 해외 자료를 접하기도 어렵던 시절이라 그냥 아무 정보도 없었고 같은 걸 보는 또래도 없었지만, 비디오테이프에 녹화를 해서 늘어질 때까지 보고 또 보며 주인공들의 이름을 외우고, 나름대로 파악한 줄거리를 글로 써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만화가 실사 영화로 다시 나왔어요. 그게 제가 보던 만화가 원작인 줄도 모르고 있다가 다른 사람 따라가서 봤는데, 어린 시절 수없이 반복해서 듣던 효과음과 목소리에 순간 가슴이 벅차더라고요. 옛날과 달리 인터넷을 쉽게 사용할 수 있었고, 어린 시절 보던 그 만화를 어렵지 않게 찾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제가 자막 파일을 찾는다든지 하는 걸 몰라서 그냥 영어로 봤는데, 공부는 열심히 안 했어도 영어교육을 십수 년 받은지라 대강의 흐름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수년 동안 반복해서 봤던 어린 날의 만화가 재구성되는 건 나름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만화는 선과 악으로 표현된 두 로봇 진영의 전쟁 이야기인데, 한쪽의 수장이 죽은 후 다른 로봇이 그 뒤를 잇게 되고, 얼마 안 가 상대편 수장과의 전투에서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그때 상대편 수장이 했던 말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네 놈의 멘토 옆에 네 놈의 시체를 두게 되었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비슷한 표현이었던 것 같아요. 수십 번을 반복해서 보아도 어릴 때의 저는 그 ‘멘토’라는 단어를 알아듣지조차 못했어요. 그리고 20대가 되어 어느 정도 영어를 알아들으며 보았을 때도, 왜 ‘대장’, ‘리더’가 아닌 ‘멘토’였을까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이 만화는 단순히 선악으로 편을 나누기에도 모호하고, 또 –장난감 회사의 계략이었다고는 하지만- 이름도 외우기 힘들 만큼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캐릭터들의 개성, 삶, 관계 등에서 생각할 거리가 참 많았어요. 공부하듯 전 시즌을 들이팠고, 당시에는 관련 글도 많이 썼고, 그러면서 ‘멘토’라는 표현 하나만 가지고 글 한 편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뜬구름 같은 단어였어요. 뭔지는 알았고, 인생의 멘토를 만났다는 수기 같은 것도 많이 봤지만 저게 정말 존재하는 걸까? 그냥 이상적인 말을 해주는 어른에게 적당히 붙이는 말 아닐까? 그냥 ‘스승’이라고 하면 옛날 느낌 나니까 영어로 바꿔 말하는 거 아냐? 그런데 이제는 제게 행복을 말해주셨던 분이 제게 그런 존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저 의지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면서 제가 듣고 느낀 것들을 소중히 간직했으니까, 달라지려고 노력했고 달라졌으니까. 그분은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인생에서 엄청난 경험을 하며 깨달음을 얻은 대단한 사람도 아니지만 제게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어요. 저는 여전히 배우고 있고, 여전히 달라지고 있어요. 그렇다는 걸 놓치고 있다가도 지금처럼, 동화에나 있다고 생각했던 행복을 일상에서 찾는 저를 발견해요. 아닌 것 같아도, 제자리인 것 같아도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똑같은 말을 글에서도 상담에서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게 어쩌면 불안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해요. 저는 달라졌고, 나아지고 있고, 어쩌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몰라요 :)
30일챌린지오늘의행운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3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LoveForN
· 3달 전
그럼요:) 새벽님은 충분히 행복을 누리셔도 되는 사람이이에요🥰 파스텔 정리함이 칸칸히 꽂혀 있는 모습은 참 따뜻한 풍경이겠다 싶어요. 이번일을 계기로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가시는 것 같아서 저까지 기운이 나네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나의새벽 (글쓴이)
· 3달 전
@LoveForN 오늘도 감사합니다 :) 정리함 내일 도착 예정인데 오늘 낮에 엘베가 긴급 정지되어 좀 막막해졌어요. 무거운 건 아니니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되겠죠? 사실 워낙 고장이 잦았던지라 수리 늦어질 땐 하루에 서너 번씩 왕복하기도 했었는데 생각보다는 할 만하더라고요. 재활센터에도 엘베 이야기를 해서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오르내리는 요령도 연습했어요. 엘베 공사 기간도, 종종 마음이 힘든 구간도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커피콩_레벨_아이콘
LoveForN
· 3달 전
@나의새벽 에구... 옮기실 때 부디 몸 상하지 않게, 천천히 조심조심 옮기셔요. 엘베일도, 마음도 무탈히 지나갈 수 있기를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