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서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고 하셨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불안|죄책감]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할머니께서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고 하셨어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3달 전
현재 외할머니께서 거동이 불편하셔서 잠시 저희 집에 와 계세요. 근데 부모님께서 바쁘셔서 저와 할머니 단둘이 집에 있는 일이 많아요. 그래서 전에도 한 번 제게 하소연을 하셨었어요. 아직 너무 어색하고 너네 아빠는 왜이리 늦게 오냐면서요.. 그때까진 그래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어제 병원을 가려는데 할머니께서 저를 부르셨어요. 그렇게 저를 앉혀두고 하시는 말씀이... 우울증 걸려 죽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또 엄마께서 현재 갱년기를 겪고 계신데 엄마가 오면 할머니께 성질을 막 내신대요. 그리고 화장실에서 물 틀고 울고 있더라..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저 보고 막 집을 뛰쳐나가버리고 싶대요. 서러워서 못 살 것 같대요. 원래 살던 집으로 가고 싶으시대요. 일단 아빠께 전해달라하셔서 전해드리긴 했는데.. 너무 걱정이 되고 죄책감이 듭니다. 저는 손녀이면서도 어색하고 할머니랑 얘기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잘 챙겨드리지 못했고 저희 집에 오시게 된 것도 제가 할머니댁에서 할머니를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엄마아빠는 신경쓰지말라고 그러시는데 그게 잘 안돼요. 그리고 너무 불안해요. 왜 제게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싶어요. 제게도 우울증이 있는 터라 할머니 심정을 이해하는데 그래서 더 힘드네요. 어떻게 이겨내야할까요 어떻게 조금이라도 신경쓰지 않고 성숙하게 이 일을 대처할 수 있을까요? 18살이나 되어서 이것 하나 알지 못하는 제가 미워서 눈물이 나네요.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글이 너무 횡설수설 해서 죄송합니다. 감정이 추스러지지 않아서 제대로 쓰는게 너무 어렵네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AnneBlake44
· 3달 전
할머님께서 큰 용기를 내셨어요. 우울증이 있다고 고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아닌 글쓴이님에게 고백한 건, 그만큼 글쓴이님이 신뢰를 주었다는 뜻이겠죠. 그렇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명심해주세요. 어른은 아이에게 도움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할머님께서는 글쓴이님보다 몇 배의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에요. 제3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글쓴이님의 책임이 아닙니다. 그러니 부담감을 갖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할머니를 사랑하는 손녀로서 도와드릴 순 있으나 부족함이 있는 건 당연해요. 18살이면 아직 고등학생이시네요.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몇 가지만 제시해볼게요. 1. 할머니 많이 안아드리고 더 자주 대화하기. 2. 아버지께 할머니가 원래 집으로 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할 건지 자꾸 여쭤보기 3. 어머니께서 할머니께 화를 내실 때 중재하기(이건 어려우니 추천 안 합니다...) 4. 전문가 도움 권해드리기. 즉,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전문 상담가에게 상담 받기. 4번이 제일 필요하고, 제일 어려워요. 어르신들은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있거든요. 하지만 글쓴이님도 우울증이라고 하셨으니 잘 인 겁니다. 우울증은 부끄러운 게 아닌 감기와 같은 질병이라는 것. 방치하는 게 아니라 치료하는 것. 우선 글쓴이님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접근하는 건 어떨까요? "병원에 갔더니 이런이런 사람들이 있고, 이런이런 도움을 받을 수 있더라." "요즘 병원은 예전과 다르다" 중요한 건 할머님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병원에 가는 건 두렵습니다. 약을 먹는 건 더 두렵습니다. 강요하지 말고 차근차근 근거를 들어 설득해보세요. 몇 달 걸릴 수도 있어요ㅜㅜ 너무 길게 댓글 적었나요? 긴 글이라 읽는 게 어려웠을 텐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할머님의 지금 상태는 주위 상황 탓이지 글쓴이님 잘못이 아닙니다. 마음 편하게 먹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