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장 하는 거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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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3달 전
최근 들어 가장 하는 거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주말인 것 같아요. 일상적으로 하던 것들이 문득 귀찮기도 하고, 이런저런 앱에서 출석체크를 누른다든지 일일미션을 수행한다든지 하는 것도 다 지나쳐 버렸어요. 최근에 다시 봤던 어느 영화의 원작 웹툰을 정주행했는데 이미 내용을 다 알아서 그런지, 손과 눈은 움직이는데 머리는 멈춰 있었던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오는 연락도 다 무시하고, 먹은 것 뒷정리조차 하지 않으며 무기력하게 보낸 토요일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러다 오늘 아침 – 조금 전에 뜻밖의 감사하고 따뜻한 순간이 있었어요. 이제 겨우 아침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 괜찮다고 여겨져요. 그 따뜻함을 적어도 오늘 하루 동안은 안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힘들다 힘들다 해도 아직 감사한 일들, 다행인 일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 30일 챌린지 : 정리 ■ DAY 1 침대 정리하기 DAY 2 옷장 정리하기 DAY 3 안쓰는 물건 기부하기 ▶ DAY 4 유통기한 지난 음식 버리기 이미 본 웹툰이나 보며 무기력하게 보낸 토요일이었지만 그래도 잠시 기운을 내서 냉장고 정리를 했어요. 이건 꼭 챌린지 때문이 아니어도 언젠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일이기도 했어요. 한 번씩 충동적으로 샀던 음식들, 유통기한이 보이지도 않지만 적어도 10년은 넘었을 각종 조미료들, 뜯지는 않았지만 한 달 혹은 몇 달씩 지난 우유와 두유들. 사실 저는 유통기한에 그리 민감하지 않아서, 눈으로 보기에 멀쩡하고 냄새만 나지 않으면 얼마가 지났든 간에 다 먹는 편이에요. 그래서 지금 남아있는 것들도 다 충분히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대로 쌓여가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아 몇 가지를 남기고 대부분 버렸습니다. 아파트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에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데, 평소에는 모아서 버려도 300g, 500g 나오는 게 거의 5kg이 나왔어요. 넓어진 냉장고를 보며, 계란을 좀 사둘까, 주스를 좀 사둘까 생각하다가 그냥 나중에 먹을 일이 생기면 그때 사야지 하고 말았습니다. 먹으려면 먹을 수 있겠지만 아마 앞으로도 안 먹었을 것 같은 온갖 것들을 비워내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 것도 같아요. ■ 오늘의 행운 20240203 ■ << 오늘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넘치는 날입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실현해보세요. >> 그러기엔 너무나 한 게 없는 하루였어요. 어릴 때나 직장생활 10년 차 정도까지는 창의적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창작하는 것도 좋아했어요. 손재주가 썩 좋진 않았지만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걸 좋아했고, 글 쓰는 것도 음악을 만드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그런 기억이 요즘엔 없다고 느껴지는 게 아마 에너지가 부족해서인가 봐요. 마음이 아직 편치 않아서인가 봐요. 그냥 주어진 것만 최소한으로 하자, 더 생각하고 노력할 필요 없다고 여기게 된 탓도 있는 것 같아요.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게 즐겁던 때가 있었는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무언가를 제안할 때 뿌듯했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다시 그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오늘의행운30일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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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3달 전
토닥토닥🫂 안타깝게도, 의미가 없어지고 즐기던 것 마저 찾지 않게 되는게, 우울증의 또 다른 증상이라는 걸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마음은, 큰 상처를 받던 작은 상처들이 쌓여서 누적된 데미지를 받던 무의식에선 많은 심리적 외상들을 처리하고 있는거라구 줏어들었어요^^,, 그래서 보기엔 가만히 누워있는 것 처럼 보여도 우리 뇌는 아주아주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중이라구요☺️ 음.. 다른 관점으론, 사람마다 의지력에 총량이 있어서 이걸 제때 충전해두지 않거나 덜 충전됐는데 과하게 당겨 쓰더라도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고 하더라구요. ^^.. 출근준비를 한다던지, 의외로 같이 밥 먹는 사람에 맞춰 메뉴를 정하는 것도 의지력이 소모된다구 해요^^ 그러니까.., 새벽님이 유독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그게 맞는 거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의 부채를 갖지 않아도 된다고, 그 와중에도 냉장고 정리까지 해주셔서 너무 대견하다고 안아드리고 싶어요🫂 고생많으셨어요. 덧. 남편 잠들기 기다렸다가 제가 잠들어버렸네요 ㅠㅡㅠ.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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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3달 전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하트만 눌러주셔도 누군가 제 마음 들어주셨구나 싶어 많이 위안이 돼요 :) 몸을 쉬는 건 할 수 있는데 마음을 쉬게 하는 건 정말이지 어려워서, 주말 내내 크게 한 일이 없는데도 충전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저 앉아 있고 누워있었을 뿐, 내내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안 해도 되는 상상들을 했기 때문인가 봐요. 차라리 힘들어도 몸을 계속 움직였으면 나았을까 싶기도 해요. 왜 가만히 있을 때조차 불안한 마음은 저절로 생겨나고 쌓이고 흘러넘치는 건지, 마음이란 건 묶어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감당할 힘도 없고... 뭔가를 하려고 하니까 힘든 거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리고 그건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그게 그렇게 간단했으면 그 긴 세월 힘들게 버틴 게 뭐가 되겠냐고, 마음가짐 좀 바꾼다고 마법처럼 사라질 힘듦이었으면 그 간단한 것도 못 해서 죽을 만큼 힘들었던 사람은 바보냐고. 힘든 게 당연하다고. 지금 힘든 것보다, 그 힘듦에서 나와 달라지는 건 더 힘든 게 당연하다고. 뻔한 말들이, 들었을 때는 스쳐 지나갔던 말들이 한 번씩 떠오를 때가 있네요. 꺼내어 활용하지 못했을 뿐, 그렇게 들었던 말들을 제 것으로 가지고 있었나 봐요.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했는데 동전을 저축하듯 뭔가 조금씩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저축한 걸 조금 꺼내 쓸 때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냥 살아가는 과정이네요. 여유 있고 괜찮을 때 저축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쓰고, 그 저축이 꺼내쓰는 양보다 점점 많아지면 살기도 점점 나아질 것이고. “지금, 잠시, 조금 쪼들릴 뿐이야.” 그렇게 생각할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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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3달 전
@나의새벽 맞아요, 살아가는데 필요한 저축은 현금뿐만 아니라 마음도, 재능도, 좋은 말도, 실력도... 잘 저축해놓아야되더라구요...^^ 아마 이게 평생 공부를 죽 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죠 :) 특히, 좋은 말들은 영혼의 양식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많은 것 같아요^^ 마음가짐을 새롭게 먹어주셔서 감사해요. 다만... 음... 억지로 긍정하고 수긍하고 무리하실까봐, 그게 걱정이 되어요🫂 개인적인 경험이기도하고... 많는 정신과의사선생님들이 강연에 나와 하시는 말씀이기도 하지만... 마음을 쉬어주는데엔 명상이 참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앉거나 누워서 가만히 명상하는 것도 있지맘, 잡안일이나 산책등 몸을 가볍게 움직이면서 감각에 집중하는 명상도 있대요:)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새벽님께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랄게요:) 명상하실때 중요한건.. 처음엔 1분 2분으로 시작하다가 10분, 30분, 한시간 으로 천천히 생각을 비울 수 있는 시간을 늘려가는 거래요.:) 들숨과날숨에 집중하고, 느려지는 심장박동을 느끼고, 오장육부와 혈관을 따라 피가 돌아가는 감각을 ... 그렇게 생각이 비워지는 경험을 느껴(?)보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마.. 한결 편안해지실거여요☺️ 사아실, 계속 댓글을 달고 싶는건, 새벽님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싶은 제 욕심인것 같아요.🥰 귀찮게 하는 건 아닐지, 조금 반성하게 되네요^^; 에헤헤. 점심은 잘 드셨으려나요☺️ 남은 하루도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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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3달 전
@LoveForN 집안일 등을 하며 명상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셔서 문득 생각났는데, 30일 챌린지로 1주일 치 반찬 만들고 글을 올렸을 때 상담사님이 달아주신 전문 답변에 비슷한 내용이 있었던 것 같아요. 명상을 말씀하신 것 같진 않지만 음식을 만드는 등의 활동을 하며 신체적인 느낌이나 감정 등에 집중해 보고 스스로 응원해 보라고 해주셨었거든요. 작년엔 나름 정석대로(?) 명상을 한다고 유튜브 보며 따라 하기도 하고, 명상 음악 같은 것도 많이 모아뒀는데 어쩌면 저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해보는 게 더 잘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잠을 잘 못 자는 이유 중에, 그래도 마음먹고 자려고 누우면 실제인지 착각인지 제 심장 소리가 다 들리는 것 같고 숨소리마저 거슬리는 것도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그걸 신경 쓰지 않고 잘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걸 느끼고 집중해 보는 게 새로운 시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댓글 주실 때마다 항상 기쁘고 감사해요. 오히려 제가 자꾸 대댓을 달아서 귀찮아하시진 않을까 걱정되고, 혹시 맺어야 할 타이밍인데 제가 또 달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지금도...) 심리적으로 혼자였던 시간이 워낙 길어서 이렇게 마음 편한 대화 창구가 생기면 저도 모르게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늘어놓게 되는 것 같아요. 의식의 흐름대로 잔뜩 써놓고 나서 보면 화면 한가득이라 “아이고 내가 또...” 이럴 때도 많아요. (조금 전에도...) 그런데도 항상 꼼꼼히 읽어주시고 기억해 주시고 얼마나 감사한데요 :D 일상에서는 쉽게 나눌 수 없는 이 대화들이 저는 정말 소중하고 좋아서, 서로 에너지 되는 만큼- 쉴 땐 쉬어가며 편안하게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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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3달 전
@나의새벽 🥰 고마워요. 제가 자주 추천하는 노래가 있는데, 오늘 집에가셔서 저녁을 드시고, 여유 되실 때 한번 집중해서 끝까지 들어보실래요..? 가사 일부분 두고 갈게요^^ "너의 그 슬픔과 기나긴 외로움에는 모든 이유가 있다는 걸 너의 그 이유가 세상을 바꿔갈 빛이라는걸" 박효신-연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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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3달 전
@LoveForN 어제는 재활센터 다녀오는 길이 참 파란만장했어요. 우산 드는 게 불편해서 모자 쓰고 다니는 편인데 생각보다 눈이 많이 와서 눈코입에 다 들어가기도 하고, 그래서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다른 차 사이드미러를 치고 가는 바람에 싸움이 나서 그냥 두어 정거장 걸어가려고 내렸더니 생각보다 싸움이 빨리(?) 마무리되어 버스가 가버리고, 걸어가다 주스를 샀는데 뚜껑을 못 열어서 낑낑대다 집까지 들고 오고... 지금 손가락이 힘을 잘 못써서 병음료 사면 계산할 때 열어달라고 하는데 어제는 정신이 없어 깜빡했거든요. 집 근처 왔을 즈음엔 잠시 눈이 그쳐서 추천해 주신 노래를 들으며 천천히 걸었어요. 노래란 참 어떨 땐 그저 소리일 뿐이고, 어떨 땐 같은 노래가 힘든 마음에 신기하게 파고드는 것 같아요. 요즘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어쩌면 좀 외로운 것 같고,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괜찮다는 생각도 드네요. 최근까진 다른 분이 추천해 주신 로이킴의 '살아가는 거야'를 들으며 걸었어요. 저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생각하며 지치는 순간에 그래도 위로가 되어주었어요. 저도 살포시 추천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