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를 가도 속마음을 못 털어놓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자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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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를 가도 속마음을 못 털어놓겠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ringoame
·3달 전
저는 반년 넘게 두번째 병원을 다니고 있어요. 많이 나아졌음에도 종종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의사선생님 앞에서는 기분이 안 좋고 짜증이 났다, 좀 우울했다는 식으로밖에 입이 안 떨어져요. 왜 병원에 다녀오면 기분이 가라앉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지? 병에 대해 생각하게 돼서 그런가? 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고 있다가 최근에 그 이유가 내 마음을 온전히 털어놓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했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고 있었던 걸 깨달았어요. 제가 회피적인 성향이라 2년전에 첫번째 병원 다닐때 엄마한테 병원다닌다고 한마디 했던 것 빼곤 지금도 아무한테도 우울증에 관해 말하지 못하고 있어요. 계속 나는 신경 안 쓰니까, 우울증이라고 딱히 말할 필요도 못 느끼고 중요한 것도 아니니까 말 안 하는 거라고 생각해왔지만 병원 갈 때 카페 간다고 거짓말하고 약을 숨기는 자신을 보면서 최근에 어렴풋이 이해받지 못하는 게 무서워서 병을 숨기는 거란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번주에 병원을 다녀왔는데 길에서 펑펑 울고 자해를 하고도 (심각하진 않았습니다) 선생님께 생리주기 때문에 좀 우울했다는 식으로 말씀드리고 나자 집에와서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이럴 거면 왜 병원을 다니지? 내가 바보같은데 사람 얼굴 앞에서는 도저히 우울하다는 말이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자신이 없어요. 가서 구구절절 말하느니 그냥 병원에 다 나았다고 말하고 혼자 마인드컨트롤 하면서 사는 게 더 쉽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의사선생님도 저한테 표현이 정말 없는 편이라고, 말 못한 게 있냐고 몇 번 물으셨었는데, 그땐 제가 좀 더 우울해졌다, 나아졌다, 등 약에 관한 것 외에 깊은 얘기는 정말 아무것도 말할 필요를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근데 약을 반년 넘게 먹으면서도 나아졌다 심해졌다를 반복하다보니 약으로는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다, 증상을 막아주는 거라는 얘기에 또 흔들리고 어떻게 해야하나 싶더라고요. 오늘 아침에 또 제 회피적인 성격 때문에 (늦잠자서 걱정해주는 동생한테 신경끄라고 짜증냈다가) 동생이랑 싸우고 한참 우울해하고 나자 치료를 했는데도 본질적인 저 자신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냥 이렇게 계속 사는건가? 라는 생각에 오늘은 너무 힘이들어서... 길게 글을 써버렸네요. 요점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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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orilla
· 3달 전
속에 있는 말을 꺼내놓기 힘들때가 다들 있는 거 같아요. 글로 써내리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때가 있으니 그것만 한것으로도 잘하셨어요. 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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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goame (글쓴이)
· 3달 전
@magorilla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