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울적할 때마다 <구의 증명> 책을 읽기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외로움|헤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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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외롭고 울적할 때마다 <구의 증명> 책을 읽기로 다짐한 이후부터... 이젠 외롭거나 우울하면 마치 내가 파블로프의 개마냥 바로 그 책부터 떠오르고 찾게 되서 안정이 된다. 미친 년 마냥 이젠 우울하면 신나기까지 한다. '드디어 그 책을 읽을 시간이 왔네.' 하고. 내가 꼭 기댈 곳이 생긴 듯한 기분이다. 감상문도 가져왔다. 무심코 눌렀던 유튜브 알고리즘 속 플레이리스트의 댓글을 통해서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영상 밑의 댓글들을 읽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고, 자세히 알지 못하는 책의 글귀들을 읽다가 눈물이 차오르는 경험을 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 책을 소장하게 되었다. 이 책은 사랑 후 남겨진 것들에 관한 숭고할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한다. 보고 싶지만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를 떠올리기에 좋은 명분이 되어주었다. 내가 1년 전에 아파했어야 할 사건을 1년이 지난 이제서야 충분히 아파하는 시간을 보내던 찰나에, 아픔을 느끼는 시차가 달라서 생기는 삶의 아이러니를 겪던 순간에, 그렇게 사랑에 대한 아픔과 상처가 많은 시기에 <구의 증명>을 읽게 되었다. 사랑과 사람으로 인해서 사무치게 외로울 때마다 이 책을 집어들어 고독을 향유했다. 헤드폰을 쓴 채로, 나를 홀렸던 <구의 증명>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나만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천천히 책을 음미하며 빼곡한 글들을 읽어내려갔다.이 책은 술 없이도 나를 취하게 해줬다.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감정의 파장이 놀라우리만큼 커졌다.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서 글자가 흔들려 보일 지경이었다. 내가 흐느껴 오열하며 읽은 책은 현재까지 이 책이 유일무이하다. 나의 사무치는 외로움과 끝없는 공허함을 달래준 이 책에게 감사하다. 평소 논리정연한 것을 좋아하고 사무적인 성격의 나라서, 나의 감정 또는 느낌을 나열하는 감상문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나열하는 설명문을 작성하는 것이 더 쉬운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나에게 다채로운 감정들을 느끼게 해줬기에 비교적 감상문 작성하는 일이 크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미건조한 나에게 수많은 감정들을 느끼게 해준 이 책에게 다시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향수> 다음으로 나의 인생 책이 되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난 과거에 사람의 인생을 책에 비유하며 '한 권의 책을 백 번씩 읽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라는 글을 썼던 적이 있다. 이 책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구와 담이라는 사람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백 번이고 더 읽어볼 의향이 있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감회가 새로울 것을 기대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 자체가 곧 책의 힘을 증명해줬다는 생각이 들어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또, 책 속의 등장인물인 구를 증명해준 것은 결국 담의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 자체로 증명이 되는 사람을 만나 잊지 못할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나는 이미 그러한 사랑을 짧은 찰나라도 해봤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의 존재에 대한 증명은 과거의 그였고, 그에게 받았던 사랑이었다. 그가 나를 사랑함으로써 나는 증명이 되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여자구나. 나는 쉽게 사랑받지 못하고 사랑을 주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가 하는 생각에 서글퍼졌던 과거도 있었는데, 나도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맞구나. 그러한 생각이 들게 만든 그 사람 또한 나처럼 외롭고 애처롭게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조금은... 그에게 사랑받았던 그 기억으로 살아간다. 나의 기억 속 그는 여전히 스물 여덟 살이고, 여전히 지하철에서 어색하게 웃으며 손인사를 하다가 눈을 피하며 지하철을 먼저 내린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그의 장면들이 무한 재생이 된다. 기억 속에서 그와 함께 손을 잡고 세상이 빙빙 돌 때까지 춤을 춘다. 나는 189페이지 분량의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를 떠올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아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픔을 느끼면서 치유를 받았다. 과거에 그가 나에게 느꼈던 "가슴이 먹먹하다" 라는 느낌을 이제는 내가 그에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끝내 이해하게 되었다. 존재의 증명에 대한 의미를. 한 사람의 존재가 증명되는 것은 결국 사랑이 내포되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그러한 의미에서 증명은 곧 사랑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그는 내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존재가 되었다. 책 속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와 나는 죽을 때까지 함께할 것이다. 함께 있지 않더라도 함께할 것이다. 나의 증명은 그였다. 나 역시도 그의 머리와 가슴에 각인이 되었으니 그의 증명 또한 나다. 쉽게 잊기 힘든 경험을 함께 했으니 말이다. 증명이라는 것은 결코 일방적으로, 또는 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증명이 되어준다는 것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일이었고, 사랑이었다. 나의 증명이 되어준 그에게 이 책을 바친다. 나는 <구의 증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서 그를 읽은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 세 번째, 그렇게 백 번째 읽을 때쯤에는 내가 과연 무엇을 느낄지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현재의 나보다 더욱 성장한 미래의 내가 읽었을 때... 더욱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그러한 의미에서 백 번째 감상문을 미리 예약한다. 고로 이 책의 증명은 수많은 독자들 가운데 한 명인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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