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보면 아무것도 못 하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고등학교|자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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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보면 아무것도 못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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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어떤 일을 할 때 옆에서 다른 사람이 지켜보면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것도 못 해요... 압박감이 심한 분위기일수록 제대로 된 일을 할 수가 없어요 고등학생 때 미술 선생님께서 애들한테 구를 그려보라고 시키셨는데 뭘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어서 눈치만 보다가 머리가 새하얘졌어요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저도 모르게 한 시간동안 연필만 깎았어요... 선생님께선 제가 반항의 의미로 그림을 안 그린 줄 아셨고, 당연히 저를 혼내셨어요 혼나는 동안 무서워서 못 그렸다고 사실대로 말씀 드리고, 바보처럼 엉엉 울었더니 선생님께서 되려 놀라시면서 미안하다고... 혹시 어릴 때 무슨 일 있었냐면서 정신적으로 위태로워 보인다고 걱정하셨어요 상담하면서 오해는 풀렸지만 한 시간동안 연필만 깎은 제 스스로가 저조차도 이해가 안 갔어요 성인이 되고 편의점 알바를 처음 시작했을 땐 점장님이 뒤에서 지켜보시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빼보라고 하셨는데 순간 너무 무서워서 글자가 하나도 눈에 안 들어왔어요 그래서 똑같은 우유를 몇 번이고 들춰보면서 숫자를 읽고 까먹고 읽고 까먹고 결국 제대로 못 빼서 나중에 혼났어요... 당시에는 첫날이라 긴장해서 그랬거니 했지만 일상생활 중에도 이렇게 하얘지는 경우가 점점 잦아져요... 최근엔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하는 중인데 강사님이랑 일대일로 차에 앉아서 뭔가를 하려니까 정말 죽겠어요 바로 옆에 앉아서 누군가 저를 지켜보는 상황이 몇 시간씩 이어지니 스트레스가 배가 돼요 운전 자체에 대한 겁보다 낯선 사람이 저의 행동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에 숨이 막혀서 제대로 운전을 못 하겠어요 남들은 쉽게 면허를 땄다는데 저는 이대로라면 눈치만 보다가 절대 한 번에 통과하지 못 할 것 같고 불합격한 제 모습을 상상하면 쪽팔려서 죽을 것 같아요 똑같은 일도 집에서 혼자 하면 차분하게 할 수 있는데 누가 보고 있으면 일이 잘못됐을 때 혼나거나 욕 먹을까봐 덜컥 겁이 나고 긴장돼요 한 번 머리가 하얘지면 다음에 무슨 일을 해야했는지 기억도 안 나고 그냥 멍청하게 허둥거리다가 이도 저도 못 해요 원래도 손이 느린 편인데... 눈치 보느라 자꾸 머뭇거리니까 어딜 가서 일해도 일머리 없고 느리다고 욕을 먹어요 제딴에는 신중하고 꼼꼼하게 하려고 하는 건데 남들 눈엔 그냥 멍청하고 답답하게만 보이나 봐요 그리고 요즘따라 물건도 자주 잃어버리고 감정도 제어가 안 돼요... 별 것도 아닌 일에 너무 너무 우울하고 무섭고 슬퍼져요 어제는 친구들을 만나고 오는 길에 에어팟이 들은 가방을 잃어버렸는데 고작 그거 하나 잃어버린 게 너무 속상해서 새벽에 길가에서 펑펑 울었어요 사실은 술도 안 마셨는데 맨정신에 비싼 물건을 잃어버린 것도, 면허학원에서 바보처럼 헤맨 것도, 친구들은 공부며 일이며 척척 잘하는데 저는 무섭다고 알바도 못하고 대학은 다 떨어지고 맨날 한심하게 방구석에 있는 게 서러워서 눈물이 터진 것 같아요 머리가 지끈거리고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울었어요 하도 악을 쓰며 울어서 그대로 머리가 터질 것 같았어요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 주제에 맨날 물건이나 잃어버리고, 꼭 해야되는 중요한 일들도 까먹고 잊어버리고... 아무래도 머리가 고장나고 있는 것 같아요 남들 다 하는 일, 평범한 생활조차 못 하는 제가 너무 싫고 한심해요 예전엔 이정도로 심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제 인생이 점점 꼬이고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가 너무 ***같고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실패한 경험이 늘어나니까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게 점점 두려워져요 별 거 아닌 일도 쉽사리 도전하지 못 하겠어요... 뭔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은 맞는 것 같은데 손 쓸 수도 없이 문제가 많아서 원인을 모르겠어요... 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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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정효진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달 전
가까이 누군가가 있으면 경직되고 멍해지게 되는군요.
#시선불안
#사회공포증
#사회불안장애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인드카페 정효진 상담사입니다.
📖 사연 요약
혼자 일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같은 일도 누군가 옆에서 지켜보면 긴장하게 되며 안 하는 실수를 하게 되는군요. 이런 상황이 잦아지니 고등학교 시절 미술 시간에 있었던 실수까지 생각이 나고 심지어 친구들은 척척해 낸 운전면허 시험조차 불합격되니 자괴감이 더 커졌을 것 같아요. 그래서 머리에 고장이 난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나 봐요. 공부도, 일도 제대로 하는 것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 마카님이신데요. 이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도전한다는 것은 마카님께는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감이 되실 듯싶어요. 이 부정적 감정들에 집중하게 되니 더 부주의해지면서 물건까지 자꾸 분실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원인 분석
불안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그 중 마카님께서 겪고 계신 불안은 시선불안이고 이를 큰 틀에서 보면 사회불안장애에 속하는 불안감입니다. 사회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게 되고 타인이 보는 앞에서 나의 부정적인 모습을 들킬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많이 긴장하게 되는데요. 이 높은 긴장감은 불안감과 함께 오는 감정이기에 당연히 주의집중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허둥지둥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사회불안장애는 왜 오는 것일까요? 첫째, 기질적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통제적인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분들 중에는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자율성을 침해받고 완벽하기를 요구받는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 발달된 민감함인데요. 예민한 기질에 속한 분들은 시각, 청각, 촉각에 매우 과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타인의 표정을 살피게 되고 옆에 아무말 없이 서 있기만 해도 숨이 막히고, 타인의 억양에 따라 쉽게 주눅들고, 스치고 지나가도 경직될 수 있어요. 그 타인이 나를 평가하는 선생님이나 관리자라면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과거 부정적 경험(트라우마) 때문일 수 있어요.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지속적인 비난과 지적을 받았던 분들 경우 자존감이 매우 낮고, 자신에 대한 낙인화된 부정적 자아상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낙인화된 부정적 자아상이 들키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에 시선불안을 느끼는 것일 수 있습니다.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께서 지난날 어떤 경험을 하였고 나의 기질은 어떤지 아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을 수행하는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느끼신다면 약물치료가 도움이 되실 거예요. 또한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을 회피하게 되면 더 악화가 되므로 그와 같은 유사 환경에 자신을 계속 노출시키고 견디는 훈련을 하시면 조금씩 호전될 수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부정적 사고, 부정적 자기평가 등의 사고를 재구성하는 훈련도 더불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마카님께 칭찬을 드리고 싶어요. 그동안 수많은 실패와 실수가 있었음에도 계속 멈추지 않고 도전하고 계시거든요. 지금은 잠시 주춤한 듯 보일 수 있지만 이렇게 문의를 한 것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위한 용기있는 몸짓입니다. 그러니 그동안 있었던 실수와 실패에 집중해서 마카님 자신을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 점장님이 뒤에서 지켜 보면 마카님께서는 자동적 사고에 의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지점장은 나를 바보같이 일도 못하는 사람으로 보고 있을 거야.” 또는 “지점장이 나를 일도 못하는 바보라고 보면 어쩌지”라고 말이죠. 이 생각은 확인된 생각이 아닌 자신을 부정적으로 낙인화 한 자아상에서 나온 자기평가의 말이거든요. 따라서 “누구나 일을 하다보면 실수할 수 있어. 실수한다고 해서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니야.”라고 바꿔서 생각하시고 천천히 일을 진행해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타인과 나를 비교할수록 나에 대한 부정적인 낙인화는 더 강화가 됩니다. 매일 나를 위한 '칭찬일기'를 기록하면서 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잘 견뎌내고 있는지 기록하고 실수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면 좋겠어요.
마인드카페는 마카님의 어떤 이야기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마음이 열리시면 언제든지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카님을 응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