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이 되니 기분이 괜히 싱숭생숭해요. 뭔가 다른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집착|곰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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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3달 전
월말이 되니 기분이 괜히 싱숭생숭해요. 뭔가 다른 때보다 많은 노력과 시도를 했던 한 달인 것 같으면서도, 별다른 성과 없이 1년의 1/12을 보내버리는 느낌도 들어요. 결과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는데, 저도 모르게 쫓기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마음은 먹었는데 잘되지 않는 일도, 잘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들여다보니 아닌 것 같은 일도 많았습니다. ‘잘 하지 않아도 괜찮다.’, ‘잘한 것만 보면 된다.’고 상담에서 많이 들었고 그게 참 위안이 되었는데, 언제나 그 마음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30일 챌린지 : SELF-CARE ■ DAY 1 – 산책 혹은 등산하기 DAY 2 – 아침에 명상하기 DAY 3 – 자기 전에 플러그 뽑기 DAY 4 – 아침에 춤추기 DAY 5 – 영양가 있는 아침식사 DAY 6 – 반신욕 하기 DAY 7 –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기 DAY 8 – 점심 먹고 산책하기 DAY 9 – 내 몸에서 맘에 드는 부분 3가지 찾기 DAY 10 – 저녁에 새로운 요리 만들기 DAY 11 – 간단한 운동하기 DAY 12 – 하루동안 먹을 때 아무것도 보지 않기 DAY 13 – 안쓰는 물건 정리하기 DAY 14 – 책 읽기 DAY 15 – 집에 꽃 사서 배치하기 DAY 16 – 요가하기 DAY 17 –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전화하기 DAY 18 – 취침시간 정해서 지키기 DAY 19 – 아침에 차 마시기 DAY 20 – 친구와 놀 약속 잡기 DAY 21 – 한주동안 먹을 반찬 만들기 DAY 22 – 목표 정해서 적어두기 DAY 23 –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편지쓰기 DAY 24 – 때 밀기 혹은 긴 목욕 DAY 25 – 강도 높은 운동하기 ▶ DAY 26 – 대청소하기 또래보다 조금 일찍 자취를 시작했을 때는 저만의 생활 공간이 생긴 게 너무 기뻤고, 어설프게 살림을 꾸려가는 것도 참 즐거웠어요. 그때는 주 6일 출근을 했었는데 토요일마다 퇴근하고 마트에 가서 일주일 먹을 음식을 사곤 했어요. 그때도 요리 같은 건 하지 못해서, 산다고 해 봐야 계란 10개, 라면 한 묶음, 식빵 한 봉지 같은 식이었고 그마저도 매주 똑같았지만 나름 열심이었던 것 같아요. 일요일엔 항상 대청소를 했습니다. 작은 원룸이라 청소기 같은 건 두지 않았지만 일요일 아침마다 구석구석 쓸고 닦고, 쓰레기를 버리고, 분리수거를 하고, 광이 나도록 화장실 청소를 하곤 했어요. 당시에도 했던 표현이지만 현관이나 화장실 바닥에 떨어트린 음식을 주워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하다며 뿌듯해하기도 했어요. 이후로 혼자 산 기간이 길어져서인지, 저를 돌보지도 못할 만큼 지쳤던 때문인지, 언제부턴가 집은 엉망이 되어 갔어요. 누군가 방문할 일이 생기면 급히 청소를 하긴 했지만 눈에 거슬리는 물건들을 창고방에 밀어 넣고, 바닥은 머리카락만 안 보일 정도로 대충 쓸고, 화장실은 얼룩이 가득한 거울과 수전만 대충 닦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오래도록 방치된 집은 부끄러울 정도로 더러웠어요. 그나마 남자친구와 고양이가 있어서 최소한의 환경은 유지하고 있었지만 누군가 본다면 발도 들이고 싶지 않을 것 같았어요. 하루 만에 깨끗이 치울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챌린지를 핑계로 대청소 비스름한 것을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여름옷들을 세탁기에 던져넣고, 화장실 구석구석 곰팡이 제거제를 뿌려놓고, 눈 닿지 않는 여기저기에 몇 년은 쌓인 듯한 먼지도 물티슈로 닦아내고, 제 기능을 하고 있었을까 싶은 공기청정기 필터도 청소하고, 바닥은 여기 쓸었다 저기 닦았다... 뭔가 체계는 없지만 한참 동안 쉬지 않고 이곳저곳을 정리하고 닦았어요. 다 치운 줄 알았던 술병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기도 했고, 구석구석에서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흔적들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치운다고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치운다고 끝이 아닐 거라고, 언제든 또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생각도 중간중간 들었습니다. 아마 이렇게 한 달 내내 청소해도 집이 깨끗해지진 않을 것 같아요. 아무리 긍정적인 마음을 먹는다 한들 짧은 시간 안에 제가 괜찮아지진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뭔가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어제보다는 깨끗하니까, 어제보다는 나은 하루니까. 그렇게 스스로 위로하며 하루를 마무리지었습니다. ■ 오늘의 행운 20240126 ■ <<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세요. >> ‘가능성’이라는 말은 어떨 때는 긍정적으로 느껴지고, 어떨 때는 그저 희망 고문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이루어 온 것이 있으니 앞으로도 가능할 거라고 하지만 지금이 끝이면, 저의 한계면 어떡하나 싶기도 해요.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도 하지만 그럴 힘이 제게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해요. 긍정과 부정 가운데 오늘은 부정 쪽으로 조금 더 기우는 걸 보니 지금 조금 지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내가 지금 이렇구나.’ 알아차린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알았으니까 좀 쉬고 다시 해 보면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어떤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깊은 구석에서 오늘의 긍정 한 조각을 찾아내 간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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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3달 전
매달의 월말은, 조금 쌉쌀하면서도 또 월초는 새로운 설렘으로 채워지는 것 같아요:) 새벽님은 꾸준하게 걸어오셨고 평가를 떠나서 그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매번 새벽님의 글이 올라올 때마다, 참 잘했어요 도장 큼지막하게 찍어드리고 싶을 정도로, 대견하세요 자랑스러우세요.👍 청소는, 마치 운동처럼 매일 꾸준히 해야지 큰일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마찬가지겠지만요. 특히 집안일은.. 할때는 티가 안 나다가 며칠만 신경 안 써도 확 티가 나버려서, 더 지치게 되는 것 같아요 ㅠㅡㅠ... 집청소 쉽지 않은데,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대청소 하신김에, 더 깨끗해지진 않더라도 지금의 깨끗함을 오래 유지시켜보자 라는 마음가짐은, 조금 부담되시려나요...^^...헤헤. 맞아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내가 조금 지쳤구나, 쉬어야겠다. 재충전이 필요하구나. 라고 알아주는게 정말 중요해요☺️ 이걸 알아채신 것 하나로 새벽님은 아주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실거에요:) 음.... 조금 망설여지지만... 제가 자주 추천드리는 책이 있는데, 조금 두껍지만 그래도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에요:) 데이비즈 번즈 박사님의 필링굿 이라고 제법 유명한 책이죠 ㅎㅎ;; 다 보실 필요는 없구... 인덱싱 잘 해두셨다가 부정적인 사고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때, 해당되는 필요한 챕터만 읽으셔도 도움이 될 거에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치료를 중단했던 제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게 해준..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기도 하구요:) 새벽님께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랄게요. 아, 추천받으셨다고 바로 행동에 옮기실 필요는 없어요. 그저 치료가 더디다고 느껴져서 지칠때즈음에 그때 한번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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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3달 전
확실히 깨끗해진 게 눈에 보이니 그걸 유지하고 싶어져서 바로바로 정리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직 정리 안 된 부분이 많아서, 정리할 건 바로바로 정리하고 매일 조금씩 청소를 해보려고 해요 :) 이유도 모르고 뭔가 지친다, 지쳤다고 느껴질 땐 그래도 괜찮았던 것, 잘한 것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어요. 찾아낸 게 아주 사소하더라도, ‘그래도 하루가 아주 엉망은 아니었구나.’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오늘은 그래도 집을 좀 깨끗하게 만들었고, 운동도 다른 날보다 좀 잘 됐던 것 같고, 간만에 먹은 야식이 참 맛있었고 하나하나 떠오르는 걸 보니 제가 못 알아차렸을 뿐 나름 괜찮은 하루였네요 :D 추천해 주신 책을 검색해 보니 페이지가 어마어마해서... 아직 텍스트 적은 에세이만 몇 장씩 읽는 제게는 참으로 거대하게 느껴지지만, 목차를 보니 궁금해지기도 해서 나중에 기회 되면 한 번 읽어볼게요. 최근에는 조금씩 책 읽다가, 혹은 무심코 아무 페이지나 펴 봤다가 마음에 남는 문장들을 모아두고 있어요. 쌓이고 쌓이면 그것도 제 자산이 될 것 같고, 책을 읽을 만큼 기분이 괜찮을 때 그렇게 모아둔 것들이 지친 순간에 꺼내 보면 힘이 될 것 같아서 뭔가 저축을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책을 읽고, 뭔가를 계속 쓰고, 30일 챌린지며 올해 목표 설정이며 해 나가는 걸 두고 주변에서는 ‘발악하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아니라고 부정은 못 하겠고 돌아보면 의미 있는, 값진 발악이었다-로 기억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12시~6시는 누워 있어야지 결심한 지 며칠 됐다고 포기를 해버렸는데, 이 시간에 깨어 있는 게 혼자는 아니라는 생각에 덜 외롭기도 하고, 이렇게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또 있구나 싶어 웃프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주말이라는 편안함으로 꾹 눌러 봅니다. 마카님도 편안한 밤, 주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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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3달 전
@나의새벽 청소하는 습관, 매우 좋지요👍 잡 생각 날리기도 좋구요:) 좋아요, 하루중에 소소한 행복, 기쁨을 알아가고 잘한일을 잘했다고 인정해줄 줄 아시니 이제 정말 거의 다 왔네요^^. 뭐든 나아지는 것은 직선이 아닌 나선형곡선이라서,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는 것 처럼 보여도 수평이 비슷해 보이는 것일 뿐 수직은 전혀 다른 지점에 와 있다는 걸 잊지말아주세요🫂 그쵸.. 어마어마하죠. 그래서 저도 아직 완독을 못 한게 함정입니다🤣🤣🤣 마음에 든 부분만 인덱싱해서 꺼내보고 있어요:) 헤헷. 맞아요,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어마무시한 자산이죠. 하루에 10페이지라고 치면 1년이면 3600페이지, 약 책 스무권 분량이 쌓이는 거니까요🥰 으힉, 전 수면패턴이 좀 들쭉날쭉해서...👉👈 또.. 잠 못자는데엔 남편 코골이도 한 몫해서....😡🤣 덕분에 이렇게 새벽님과 수다도 떨고, 텍스트일 뿐이지만 좋은 추억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아 살짝 기쁘기도 하고 그렇네요😊(쑥쓰럽) 새벽님도, 두려움에 떨지 않고 편히 주무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좋은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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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3달 전
@LoveForN 저도 뭔가 특별한 새벽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D 하루 10페이지도 못 읽고 있지만 1년이면 스무 권이라는 말이 참 엄청나게 느껴져요. 지난 20년 동안 한 권을 읽을까 말까 했던지라...예전에 매일 0.1%씩이면 1년에 36%라고 써주셨던 글에 이어, 꾸준히 하다 보면 뭔가 대단한 걸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의욕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잠이 오지도 않지만 이 시간이면 잠들어도 숙면이 안 될 것 같아서 책상 정리하고 (별거 없는) 주말 계획 세우며 시간 보내고 있어요. 서로 이름도 얼굴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고요한 새벽에 도란도란 마음으로 대화 나눈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다시 기운 차리고 주말을 충분히 누려야겠어요. 주말 잘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