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만 일정이 있던 월요일이었는데, 저녁에 갑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반신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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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3달 전
오전에만 일정이 있던 월요일이었는데, 저녁에 갑자기 고양이와 동물병원에 갈 일이 생겨 정신없는 밤을 보냈습니다. 아직 마취에서 완전히 깨지 않은 둘째 고양이가 아직까지 극도로 예민해져 있어 마음이 좋지 않지만, 이것도 수년째 반복되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아픈 마음이 익숙해지는 건 아니지만, 안절부절못하며 울고만 있던 때에 비하면 편안한 환경 만들어주고 그저 차분히 관찰하고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껴 울고만 있지 않고, 할 수 있는 걸 하며 기운을 비축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 30일 챌린지 : SELF-CARE ■ DAY 1 – 산책 혹은 등산하기 DAY 2 – 아침에 명상하기 DAY 3 – 자기 전에 플러그 뽑기 DAY 4 – 아침에 춤추기 DAY 5 – 영양가 있는 아침식사 DAY 6 – 반신욕 하기 DAY 7 –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기 DAY 8 – 점심 먹고 산책하기 DAY 9 – 내 몸에서 맘에 드는 부분 3가지 찾기 DAY 10 – 저녁에 새로운 요리 만들기 DAY 11 – 간단한 운동하기 DAY 12 – 하루동안 먹을 때 아무것도 보지 않기 DAY 13 – 안쓰는 물건 정리하기 DAY 14 – 책 읽기 DAY 15 – 집에 꽃 사서 배치하기 DAY 16 – 요가하기 DAY 17 –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전화하기 DAY 18 – 취침시간 정해서 지키기 DAY 19 – 아침에 차 마시기 DAY 20 – 친구와 놀 약속 잡기 DAY 21 – 한주동안 먹을 반찬 만들기 ▶ DAY 22 – 목표 정해서 적어두기 목표는 최근에도 몇 번 세워 봤는데 적어두진 않고 있었어요. 아마, 적어놓으면 꼭 지켜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낄까 봐 저도 모르게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작년쯤 상담을 받기 시작하며 –당시로서는- 야심 차게 10개의 목표를 세웠었어요. 목표라기보다는 사실 해결해야 할 제 문제들에 가까웠습니다. 그 상담이 끝날 때까지 그 10개의 목표, 어쩌면 과제는 단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 문제들을 안고 살았던 그 시간이 그렇게까지 힘들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수없이 말하고 썼던 10개의 목표를 아직 기억해요. 어떤 건 이제 아무래도 괜찮다고 느껴지고, 어떤 건 끝까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대로도 괜찮다고 느껴져요. 또 어떤 건 지금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어떤 건 사실 떠올리는 것조차 아직 힘들어요. 목표로 두고 싶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 중에는 취침 습관이라든지 생활 태도 같은 것도 있습니다. 재활 중에 있기 때문에 무슨 동작을 다시 할 수 있게 된다든지, 무엇을 몇 개 할 수 있게 된다든지 하는 목표도 있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은 지금처럼만 하면 자연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렇게까지 구구절절 쓰는 내내 회피하고 싶은 것, 하지만 항상 마음의 불편함으로 자리 잡아있는 것. 저는 지금은 거의 하지 못하는 전화 통화를 다시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휴대폰만 봐도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기를, 남의 휴대폰 울리는 소리에조차 심장이 내려앉지 않기를, 어쩔 수 없는 통화 때문에 약까지 먹을 필요가 없어지기를, 반가운 사람의 전화였는데도 망설이다 놓치거나 겨우 통화하고 나서 울지 않기를. 며칠 전 저녁에 제 시도를 도와주신다는 분이 계셨어요. 종종 전화 걸어주신다는 말에 태연한 척 감사하다고 했지만, 그날 밤 돌아와서 혹시라도 진짜 전화하실까 봐 휴대폰만 보면 마음이 불안했어요. 그리고 만나기로 했던 일요일 낮에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휴대폰 벨이 울려서, 그분이라고 직감은 했는데 몸이 굳어 폰을 들기까지 시간이 한참 걸렸어요. 겨우 받으려고 했을 땐 끊어졌는데, 실수로 눌러서 제가 다시 걸어버렸더라고요. 통화 괜찮냐고 차분히 물어주시는 말씀이, 그저 지금 통화할 시간 되냐는 의미가 아닌 걸 알기에 너무 감사했고, 목소리는 조금 떨렸지만 할 얘기 다 하고 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갑자기 눈물이 막 쏟아졌지만 그게 불안이나 공포 때문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올해, 전화통화를 하고 싶어요. 어차피 해야 하는 업무적인 통화 말고, 꼭 필요하지 않은 전화통화도 하고 싶어요. 제가 원해서 걸고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면 해요. 편안한 사람에게 그냥 전화 걸어서 아무 이야기나 하고 끊어보는 것. 그걸 올해의 목표로 삼아 보려고 합니다. ■ 오늘의 행운 20240122 ■ << 시작이 반이에요. 처음은 모두에게 어려운 법이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요. >> 그렇게 전화통화에 대한 많은 생각과 결심을 하고 나서 열어본 오늘의 행운은 마치 응원처럼 느껴졌습니다. 제 도전을 도와주신다는 분께서 생각보다 너무 일찍, 바로 실행에 옮겨주셔서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작은 무언가를 해낸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편안한 사람과 이렇게 조금씩 반복하다 보면 통화할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지고, 통화할 수 있는 사람도 많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어릴 땐 참 삐딱했는지, 시작이 반이면, 뭔가 반을 해도 겨우 시작인 거 아니야? 생각하기도 했는데 지금만큼은 무언가 시작했고, 그게 참 많은 걸 해낸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도 조금 드는 것 같아요. 어쩌면 가장 어려운 갈음을 뗐으니까, 지치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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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3달 전
🫂 토닥토닥. 새벽님을 말없이 안아드리고 싶은 글이네요. 고마워요, 지금까지 이렇게 걸어와주셔서요. 이만큼 이겨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새벽님의 바람이, 어느날 선물처럼 반짝하고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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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3달 전
@LoveForN 그렇게 무언가 달라지고 이루어진 걸 깨닫는 순간 정말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앞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이 길을 맞게 가고 있는지 때때로 불안이 올라오지만, 조금만 돌아보면 그동안 걸어온 길이 보이네요. 막막한 지금 앞길도 언젠가 이렇게 돌아볼 수 있게 되겠죠? 그렇게 될 거라는 걸 믿으니 이제는 길가의 꽃도 보고 바람도 느끼고 간간이 쉬어가며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