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 결심했던 게, 잠을 자든 못 자든 12시-6시는 무조건 눈 감고 누워 있자! 였는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어쩌다 중간에 잠들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생각이 많아 더 머리가 복잡해지곤 했어요. 이 생각을 끊어내려면 다른 걸 하든, 몸을 움직이든 해야겠는데 이렇게 누워 있는 게 맞나 싶었어요. 물론 이렇게 몸이라도 쉬며 취침 습관을 만들어 나가는 게 제일 좋겠지만 지금은 조금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조금 바꿔서, 밤 12시 정도에는 불 끄고 눕되 답답하면 일어나서 가벼운 활동들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오늘은 조금 이른 산책을 나가려고 해요. 항상 잠들지 못하고 돌아다녔던 길을, 오늘은 그래도 몇 시간 쉬고 하루를 시작하며 걸어보려고 해요. 뛰지는 못하지만 빨리 걸을 수는 있는데, 혹시 이렇게 하면 공복유산소 운동인가 하는 게 되려나요? 마침 월요일이기도 해서, 이번 주는 6시까지 침대에서 버티는 대신 산책 겸 운동을 조금씩 다녀올 계획입니다 :)
■ 30일 챌린지 : SELF-CARE ■
DAY 1 – 산책 혹은 등산하기
DAY 2 – 아침에 명상하기
DAY 3 – 자기 전에 플러그 뽑기
DAY 4 – 아침에 춤추기
DAY 5 – 영양가 있는 아침식사
DAY 6 – 반신욕 하기
DAY 7 –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기
DAY 8 – 점심 먹고 산책하기
DAY 9 – 내 몸에서 맘에 드는 부분 3가지 찾기
DAY 10 – 저녁에 새로운 요리 만들기
DAY 11 – 간단한 운동하기
DAY 12 – 하루동안 먹을 때 아무것도 보지 않기
DAY 13 – 안쓰는 물건 정리하기
DAY 14 – 책 읽기
DAY 15 – 집에 꽃 사서 배치하기
DAY 16 – 요가하기
DAY 17 –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전화하기
DAY 18 – 취침시간 정해서 지키기
DAY 19 – 아침에 차 마시기
DAY 20 – 친구와 놀 약속 잡기
▶ DAY 21 – 한주동안 먹을 반찬 만들기
매일 밥을 차려 먹는 게 아니라 한 주 동안 먹을 반찬이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일단 해봤습니다.
저는 10년 정도 넘게 다니고 있는 큰 주말농장이 있어요. ‘다닌다’라고 하기에는 가지 못할 때도 많고, 가서 농사일은 전혀 안 하고 밥만 먹고 올 때도 많긴 합니다. 오래전의 특별한 인연으로 8명이 함께 꾸려오고 있는데 제가 병약한(?) 막내이다 보니 나름 배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일은 제일 안 하면서 식재료는 꼬박꼬박 챙겨오는 얌체 막내입니다. 이번 주는 반찬 핑계로 평소보다 채소를 많이 챙겨 왔어요. 배추, 무, 오이, 감자, 그리고 다른 농장에서 맛보라고 보내주신 연근까지 야무지게 챙겼습니다.
사실 저는 라면과 계란프라이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반찬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도전이었는데, 얼마 전 광고에서 여러 가지 김치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양념을 보고 사 둔 게 있어서 겁 없이 김치를 시도했습니다. 겉절이부터 도전했는데 배추를 한 장 한 장 뜯고는, 씻고 나서 써는 건지 썰고 나서 씻는 건지부터 헤맸어요. 이러나저러나 똑같지 않을까 생각하며, 어차피 제 입에 들어갈 거니 모양도 신경 쓰지 않으며 썰어놓고 양념을 뜯었는데... 빨간색일 줄 알았던 양념이 빨갛지가 않더라고요. 이게 뭐지 하고 다시 포장을 보니 고춧가루는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 거였어요. 요리라고는 전혀 하지 않는 집에 고춧가루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어서 잠시 포기할까 생각하다가, 이왕 벌려놓은 거 해보자 싶어 급히 나가 고춧가루를 사 왔습니다. 그렇게, 간편 양념을 활용해서 겉절이, 깍두기, 오이소박이를 만들고, 감자는 채썰어 자취생 시절에 유일하게 해 먹던 베이컨 감자볶음(편법으로 전자레인지 돌린 거라 볶음은 아니겠지만...)도 만들고, 최근 인별에서 본 한식집 스타일 흑임자 연근도 한 통 만들었습니다.
안 하던 걸 하느라 한참 헤매서 그런지 분명 아침에 배추를 씻었던 것 같은데 반찬통 정리하고 나니 저녁이 되어 있었어요. 저걸 과연 다 먹을까...? 생각하면서도 일단 반찬 만든 기념으로 저녁상을 그럴싸하게 차려, 평소 식사를 많이 챙겨주신 분께 자랑 카톡도 보냈어요. 반찬 핑계로라도 1주일 정도는 제대로 밥을 차려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 오늘의 행운 20240121 ■
<< 정답은 없어요. 당신의 선택을 믿어보세요. >>
답이 없는 것 같다는 제 자조적인 말에 누군가 해줬던 대답이 생각났어요.
답을 찾으려 하지 말라고,
그냥 제가 결정한 게 답이라고.
길을 헤맨다 생각하지 말라고,
내가 가는 게 다 내 길이라고.
모르는 사람이 한 말이라면 ‘너는 내 사정도 모르면서, 내가 얼마나 힘든지도 모르면서.’라고 생각했겠지만 짧지 않은 시간 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지지해 주신 분의 말씀이라 가슴에 남았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이리 튀고 저리 튀고 비뚤비뚤하더라도, 제 지난 시간이 다 의미가 있던 길이면 좋겠습니다.
30일챌린지오늘의행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