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에 중독된 것 같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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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에 중독된 것 같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스카이워커
·2달 전
어느덧 20대 후반이 되었는데 정말 저는 제 삶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없어요 늘 불안했고, 폭력에 노출된 채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괴로웠고, 맞기도 많이 맞았는데 서른되기 전엔 아파서 죽겠지',하는 생각으로 그냥 버티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한 2년 전부터 갑자기 주변 상황이 좋아졌어요. 제가 발버둥을 치면서 어떻게든 살아남다보니 폭력적인 환경에서 벗어났거든요. 문제는 이제 저를 괴롭히는건 다 사라진 셈인데 그동안 제자신을 지키려고 그냥 모든걸 포기하고 무기력하게 살아서인지 제 인생이 제 인생같지가 않고, 도저히 손에 뭐가 잡히질 않습니다.. 병원 치료도 계속 하고있고, 분명 더 나아졌는데 계속 길을 잃은 느낌이예요 집 밖으로 나가기도 점점 무섭고요 어떻게든 일은 하면서 사는데.. 정규직도 아니니 제대로 된 직장이라고 여겨지지도 않는 일인데다(다들 그냥 제가 백수라고 생각해요ㅎ..) 저도 행복하지 않은 일이라 하면할수록 더 눈 앞이 깜깜합니다 나는 왜이렇게 열정이 없는걸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2만번은 하는 것 같습니다 우울감에서 벗어나려면 조그만것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조금씩 나아가라는데 뭘해도 성취감이 들지 않아요 정말 그게 너무 괴로워요. 그냥 모든게 제것이 아닌것같아요 뭐가 문제일까요? 이제는 제 주위에 절 괴롭히는건 저밖에 없는데 예전보다 더 세상이 무섭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저는 평생 이렇게 무력하게 살아야하는걸까요 무슨 노력이 부족한걸까요
의욕없음취업불안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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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박상근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2달 전
예전보다 세상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 마카님에게
#의욕없음
#우울증
#불안
#취업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전문 상담사 박상근입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이 올려주신 사연 잘 읽어 보았습니다. 마카님께서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없을정도로 평생을 불안하고 폭력에 노출된 채로 살아오셨군요. 그러나 약 2년전 폭력적인 상황에서 벗어난 이후 마카님의 인생이 자신의 인생이 아닌것처럼 느껴지고 길을 잃은 느낌을 느끼고 계시네요. 뭘 해도 성취감이 들지 않고 뭘 해도 내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 않다보니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괴로움을 느끼고 계신것 같아요.
🔎 원인 분석
우선 마카님의 사연을 읽으면서 떠오른 문구와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그걸 먼저 말씀드릴께요.. 꽤 오래전 나온 고전영화인 '쇼생크 탈출' 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마카님이 아주 어릴 적 개봉했던 영화라 (1995년작) 극장에서는 못보셨겠지만 2000년대 이후 tv에서 워낙 자주 방송을 해줬으니 혹 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주인공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 받아 감옥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이 이 영화의 주요 스토리입니다. 그 영화 장면 중 마카님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있어요.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고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된 '부룩스' 라는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가석방을 받아 사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출소 직전 나가는 것이 두렵다며 나가지 않으려고 동료 재소자를 칼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이기도 했죠. 이런저런 해프닝을 겪은 후 그는 결국 사회로 나가게 되었지만 너무 오랜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탓에 세상은 완전히 변해 있었습니다. 브룩스에게 사회는 완전히 낯설고 새로운 세상이었고 그는 모든 것이 무섭기만 합니다. 결국 불안, 두려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또다른 주연인 '레드'가 있습니다. 유명한 배우인 모건 프리먼이 연기했죠. 그도 감옥에서 40년을 복역하고 사회로 나가 브룩스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모든 것이 두렵기만 했죠. 그러나 그는 브룩스와는 다른 선택을 했어요. 그에게는 먼저 사회로 나간 절친 '앤디'가 있었기에 멀고 낯선 땅 어딘가에 있을 친구를 찾으러 떠나며 자신이 겪는 두려움을 극복해 냅니다. 이 영화에 나온 인물들은 거의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며 처음에는 답답하고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감옥이 이제는 안전하고 익숙한 집과 같은 곳이 된거에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감옥에서 출소한 후 사회가 너무도 낯설고, 두렵고,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곳으로 느껴지게 된거죠. 그 두려움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정말 컸기에.. 마카님이 지금 느끼시는 그 괴로움 또한 상당히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치 이 영화의 인물들이 느끼는 것 처럼 말이죠. 영화 속 인물들이 평생을 감옥에서 살다보니 오히려 감옥 생활에 적응해서 감옥 안에 있을 때 안정을 느낀 것 처럼 마카님도 평생을 불안과 폭력 속에서 살다보니 그 불안과 폭력이 고통스러우면서도 거기에 적응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생 적응되었던 (안정적인) 불안과 폭력에서 벗어나 보니 오히려 불안과 폭력이 사라진 새로운 환경에서 '길을 잃은 느낌', '내 인생이 내 인생이 아닌것 같은 느낌'을 받고 계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카님에게 있어서 불안과 폭력은 (일상, 안정적인 것, 당연한 것) 이고 불안과 폭력이 없는 환경은 (낯선 것, 내 것이 아닌 것, 새로운 것) 일테니까요. 이런 비유가 있어요. 물이 들어있는 컵을 들고 있으면 처음에는 물의 무게가 느껴지며 팔이 아프고 힘들죠. 그러나 계속해서 들고 있다보면 그 상태에 적응이 되어서...오히려 물컵을 내려놓는 것이 더 힘들다고요. 그리고 또 다른 비유가 있습니다. 어둡고 답답한 터널속을 오랫동안 방황하다가 드디어 그 터널의 끝에 이르러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나 터널 밖은 너무나 눈이 부시고 밝아서 밖에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가 않았고 터널을 빠져나가면 뭐가 있을지 몰라 나가기 망설여 진다고요.. 그렇게 찾아 헤매던 터널을 빠져나가는 출구에 도착했지만 정작 출구 끝에서는 나가기 망설여 지며 다시 터널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표현도 있어요. 마카님께서 지금 겪고 있는 느낌은 바로 컵을 내려 놓은 이후의 어색한 느낌, 터널 밖으로 빠져 나온 이후의 낯설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터널 안을 헤맬때는 오직 터널을 빠져나가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기에 그것만을 향해 평생을 살면 되었지만 터널을 빠져 나온 이후에는... 터널을 나가겠다는 목표가 사라졌기에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거죠. 그리고 터널 밖에는 뭐가 있을지 전혀 모르기에 당연히 불안하고 무서울꺼고요. 마카님이 느끼시는 느낌이 딱 이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 지금 마카님이 느끼시는 감정은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마카님이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닙니다. 평생을 폭력적인 환경 속에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생활까지도 하고 있으니 대단한 거에요. 뉴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집 밖에 아닌 방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있고 심한 우울증으로 방바닥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쓰레기 집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카님은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집 밖으로 나오고 일을 하고 계신다는 것은 대단한 거에요. 마카님에게 필요한 것은 (무기력 극복) 이나 (노력)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아기처럼, 터널 밖을 빠져나와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도착한 여행자 처럼, 평생 수감되었던 감옥에서 출소하여 새로운 사회에 나온 사람처럼.. 이 새로운 세상을 하나하나 배워나가고 적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치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듯이 한발한발 step by step 으로 천천히 배워 나가야 해요. 서두르거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자책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마카님에게 또 필요한 것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40년만에 출소한 레드가 자신의 친구인 앤디를 찾아 떠나며 두려움을 이겨낸 것처럼.. 마카님이 이 새로운 세상을 배워나가고 성장해 나갈 때 그 옆을 함께할 수 있는 든든한 친구, 멘토 등입니다.
불안과 폭력이 사라진 이 세상은 마카님에게 매우 낯선 새로운 세상일 수 있어요. 그래서 마카님은 당연히 불안하고, 길을 잃은 것 같고, 내 인생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꺼에요. 그러나 새로운 세상은 동시에 놀랍고, 새롭고, 신기하고, 즐거운 세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호기심을 갖고 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실 수 있다면 말이죠. 그러기 위해서 마카님 혼자 고군분투 하시기 보다는 마카에 있는 전문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안전하게 이 세상을 배워나가시면 좋을것 같아요. 그들은 마카님의 멘토가 될수도 있고 때로는 친구처럼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꺼에요. 마카님의 현재와 미래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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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가르디움레비오우사
· 2달 전
아침에 눈을 뜨면 기지개를 힘껏 쭉 펴고 하루를 시작해봐요.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 언제든 좋아요 한끼라도 좋아하는 음식으로 준비해서 꼭꼭 씹어서 먹어봐요. 무기력하단 생각이 들 땐 무작정 일어나서 산책이라도 해봐요. 취미를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죠. 자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냥 자기 전이라던지 10분이라도 좋아요. 좋아하는게 뭔지 싫어하는게 뭔지 원하는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아요. 매일매일 소소한 퀘스트를 만들어 완료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주변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을거에요. 이웃에게 먼저 웃으며 간단한 인사를 해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