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가 없는 걸까요? 직업이 안맞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30살 보육교사입니다.
대학 졸업이후 어린이집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했던 일보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부담을 느끼고 3개월만에 퇴사를 하게되었습니다.
(동료교사와의 상호작용, 부모님과의 상호작용, 아아들과의 상호작용이 각각 다르고 한 공간에서 여러가지 가면을 쓰고 일을 해야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고,
그 외에 서류업무와 노동이 생각보다 엄청 크고 힘들게 느껴졌었어요.)
그렇게 퇴사를 하고 요식업에서 2~3년 일하다가 새로운 계열(푸드스타일)을 알게되면서 민간 자격증을 따고 푸드 매거진으로 청년일자리(6개월 계약직)을 다니게 되었어요.
푸드매거진에 들어갔을 때 마케팅쪽으로 지원을 하였지만, 편집으로 부서이동이 되면서
요리와 식재료에 정보가 없었던 제가 에디터가 되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5개월 정도 다니다보니 글에 소질도 없었고, 전공자도 아니라 텃세도 당하며 힘들었었어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욕도 먹고 정규직도 아니고 계약직인데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하나 싶어 일을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전공과 관련해서 텃세를 당하다보니 자연스럽게 4년동안 공부했던 보육교사 자격증이 생각났고, 그래도 4년 배웠던게 있는데 아쉬우니 한번 더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취업에 성공해 11개월째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11개월이 지나도록 업무가 익숙해지는 느낌이 아닌 매일 새로운 일들이 있고, 그것들이 무척 크게 다가왔어요.
직업 특성상 아이들의 성향이 모두 다르고, 안전사고를 비롯해 제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항상 기다리고 있었어요. (가정환경도 모두 다르고, 그에 따른 솔루션도 제각각이라서 그에 관련된 전문가적 면모와 공부를 해야되더라고요.)
그리고 서류업무, 수업준비, 아이들과 상호작용 등등
그러면서 내가 3개월만에 그만 둔 이유들도 생각나고,
보육교사는 평생직업이 아니라 2-3년만 더 다니고 다른 보육에 관련된 사무직종으로 이동하자 라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출근 하는게 숨이 막혀지고,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되면서
개월 수를 채워갈수록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는 지경까지 이뤄졌어요.
수업준비, 동료교사 관계 심지어 부모상담(어린이집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까지 대충하거나 일을 미루게 되는 제 모습이 있더라고요.
제가 일을 못하다보니 당연히 선임교사에게 한 소리 듣고,
한소리 들으면 반성하는게 아니라 그만 두고 싶다
부모도, 아이들도 그냥 보기 싫다..(밉지는 않지만 보고싶지는 않다 라는 마음이에요..)
그냥 출근하다가 사고가 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우울해지더라고요.
이렇게 까지 살아야 하나? 그냥 아무것도 하기싫다 라고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이 지경(우울해지고 살고싶지 않아지는 부분)까지 오니
보육교사라는 직업이 나랑 안맞나? 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고, 사무직 같은 직업이나 단순 노동직 등 3-4개월 지나면서 내가 일에 적응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한 직업군에서 일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지금 다른 직업을 알아보고 있어요.
아직 퇴사 의견을 말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그만 두겠다고 말할 것 같아요…
30살이 되도록 한 직업군이서 오랫동안 일 한적이 없다보니 내가 성격이 이상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끈기가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직업이 저랑 안 맞는 것일까요?
또 제가 보육교사로써 일을 하다보니
작은 일에도 크게 받아들이고
훌훌 털어버리는 성격이지 못하고
부모님한테 했던 말을 집에서 곱씹고, 만약에라는 생각에 빠져
내일 컴플레인 걸면 어떻하지?, 원장님이 뭐라고 하면 어떻하지? 라고 꼬리를 물면서 스트레스를 더 받더라고요.
근데 생각해보면 대인관계나 다른 직종일때도 어떤 일이든 크게 받아들이고 곱씹는 성격이였던 것 같아요.
조금 담대해지는 성격으로 고칠 수 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