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조금만 혼나도 불안해져서 진정이 안돼요
취준을 오래동안하다가 작년에 취직한 늦깎이 신입입니다. (취준 기간동안 우울증을 겪어 정신과 치료를 1년동안 받았고, 학창시절 집단 따돌림을 여러번 당해 사람 대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사람들이 날 싫어한다는 피해의식도 좀 있는 편입니다.)
새 회사는 사람들이 적당히 친절하면서 적당히 무관심해서 참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여지껏 참 기쁘게 출근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옆부서의 부장이 제가 했던 업무에 문제가 있다며 저를 불러내어 꾸중을하고 똑바로 하란식의 설교를 했습니다. 전부터 한마디하고 싶었다면서..
저는 높으신분이 하시는 말이니 내가 뭔가 잘못했겠거니 하고 그냥 가만히 혼났는데, 혼난 뒤에 지적 받은 사항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니 특별히 틀린 부분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서 부장님께 말씀드리니 바로 전화하여 문제삼은 부분을 해결해주셨고 그렇게 일은 일단락됐습니다.
일은 해결됐지만 '특별히 잘못된 부분이 없다면 왜 나를 혼냈을까, 혹시 나를 싫어해서 그런가, 내가 이미 안 좋게 찍힌 걸까..' 이런식으로 생각이 전개 되어 참을수없이 불안해지고 머리속에서 찍혔단 생각이 떠나지않아 하루종일 괴로웠습니다.
오늘 일이 있기 전 저를 혼낸 옆부서 부장과는 복도에서 종종 마주치곤 했는데 마주칠 때마다 저를 대하는 태도나 말투에서 나를 안 좋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지만 에이 설마 그저 내 피해의식이겠지 하고 넘겼던 적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런일이 벌어지니, 정말로 미움 받고 있었던 건가 싶어서 덜컥 겁이 나면서도..
동시에, 그냥 내가 혼날만한 일이 맞았는데 내가 괜한 피해의식이 있어서 미움받는 망상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저의 판단에대한 불신이 들기도 하여 혼란스럽습니다.
그 부장이 날 미워하는게 맞다면, 곧 다른 직원들도 부장편을 들어 날 미워하고.. 난 또 왕따가 되겠지. 이런 생각도 들고,
(회사가 매우 소규모고 직원분들이 다들 같이 일한 기간이 길어서 다들 아주 친해보입니다)
사람들이 내가 부장에게 혼나는 소릴 들었으니 다들 날 일 못하는 무능한 직원으로 알고 날 업신여기게 되겠지. 이런 생각도 들고,
(저는 회사내 유일한 여직원으로 지금도 깍두기 취급을 당합니다)
일 때문에 혼났으면 앞으로 제대로 일할 생각이나 해야지 이런 걱정이나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찌질하고 나약하게 느껴져서 스스로가 너무 싫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종일 두려움에 떨고, 스스로를 혐오하느라 너무 괴로웠습니다.
오늘이 특히 더 힘든 날이었지만.. 그동안도 회사에서 실수를하거나, 아주 조금이라도 안좋은 소리를 듣게되면 너무 불안해져서 하루 내내 힘들어하곤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좀 나아질 방법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