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인데 아침이 다가오는게 무섭고 진짜 죽고싶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 졸업도 영어때문에 2년 늦게하고
졸업하고도 1년째 백수로 생활하고 있는 여자 취준생입니다.
앞의 말을 들으시면 대충 예상하시겠지만 여자치고 나이도 많아요. 20대 중후반이라서 친구들도 대부분 취업하고 저만 혼자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저와 늦게까지 공기업을 준비하던 친구는 취업 불황으로 티오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고 사기업으로 전향하여서 취뽀에 성공했습니다. 아무래도 저와 늦게까지 함께 취준을 하던 친구마저 취업을 하다보니까 외딴섬에 혼자 남겨진 것 같고, 굉장히 조급해지고 나만 뒤처지고 도태되는 것 같아 불안감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요.
안그래도 가족들 눈치도 보이는 와중에 요즘들어 아빠께서 대놓고 취업압박을 심하게 하셔서 진짜 숨막히고 힘들어요.
오늘도 제과 자영업을 하는 친구한테서 가족 파티하려고 케이크를 사왔는데, 실업자가 사업자 친구 장사 안된다고 팔아주냐면서
빈정빈정 말씀 하시더라구요. 어제 안그래도 친구 가게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만 이제 취준생인 것 같아 마음이 심란해지고 우울이 정점을 찍어서 밤새 잠도 못자고 그랬는데 아빠한테 저 말까지 들으니까 진심으로 자살충동이 들더라구요... 살면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최대치로 받아본 적도 처음 인 것 같고 이런 말 하기 조심스럽지만, 세상에 전혀 무쓸모인 존재로 느껴져서 이대로 방 안에서 숨을 거두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도 들어요.
사실 제가 정상은 아니에요. 가족에게 폭력을 당한 이후로 우울증과 무기력을 동반한지가 꽤 됐는데 중요한 전공 자격증 하나를 취득한 이후로는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건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요. 책을 펴도 집중시간이 10분도 채 안되고 기억력도 퇴화했는지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금방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시간은 흐르고 발전은 없고 친구들은 앞으로 달려나가는데 저만 항상 제자리에 서 있는 기분이 듭니다.
아니, 오히려 뒤로 후진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연말이라 그런지 더욱 미래가 불안해지고 아무런 진전없이 이렇게 나이만 늘어가는게 너무나 서글프고 우울하고 그렇습니다. 특히 주변 친구들과의 비교가 가장 저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그 정도면 나이면 취직해야지’ 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저를 더욱 옥죄이는 것 같아요.
저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금이라도 고군분투해서 열심히 달려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럴만한 열정이 나오지 않아요..
사실 전공이 맞지 않아서 더욱 이쪽 분야로 취업을 하고 싶지 않기에 더욱 거세게 공부를 거부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바리스타도 배워보고 이것저것 시도를 하려고 했는데 자꾸 가족들도 실업자라는 타이틀로 저를 힘들게 하니까 차라리 전공이라도 빨리 살려서 버젓한 직장을 들어가는게 맞는건지 의구심이 드네요..
주저리주저리 두서없이 적느라 장황하게 말이 길어졌어요ㅠㅠ
혹시라도 이런 제 글을 다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연말 새벽이라 또 센치해져서 넋두리가 오늘은 더 길어졌네요ㅠㅠ 사실 지금도 내일 아침이 오는게 너무 두려워요.
친구들은 직장가려고 분주하게 준비하는 아침이 제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청춘을 낭비하고 있는 아침이라 제 자신이 쓰레기 같고 밥만 축내는 식충이 같고 그래요...
진짜 지금 또 가슴이 먹먹해지고 그러네요.. 아무튼 이런 제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야하는지, 또 무엇부터 하면 좋을지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댓글을 달지 않으셔도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