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멍하고 자주 깜박해요 어떡해야할까요?
원래도 느긋한 성격이었긴 했지만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해야할 일을 까먹고, 적어놔도 적어놨다는 걸 까먹고 당장 눈앞에 있는 쾌락만을 좇아요. 중요한 걸 잊는 것 때문에 최근에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같이 다니던 친구들은 절 따돌리고 가족들은 제 편이되어주기는 커녕 소리지르고 때리고... 그때 가족 경제상황이나 분위기가 좋지 못해서 가정 내에서 폭력이 자주 오고갔습니다. 정신과나 심리 상담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싶었지만 그때는 그럴만한 돈도 없었고 중~고등학생 초쯤 미성년자라서 부모님 동의없이는 치료받을 수 없었어요.
지금 생각했을 때 그때 상처는 결국 시간으로 치유됐다고 믿고싶지만 지금 상태를 보면 아닌 것 같아요. 그 경험 이후로 계속 지금 상태입니다. 멍하고.. 아무 생각도 하기 싫고.. 무기력하고.. 감정이 무뎌졌어요. 누군가 절 험담해도 아무 생각도 안듭니다. 슬픈 일이 있어도 그저 그래요. 근데 갑자기 별것도 아닌 거에 눈물이 납니다. 어딘가 감정 회로가 망가진 것 같아요.
이젠 그 때를 떠올리면 괴롭지도 않고 멍하기만 합니다. 시간이 치유했다기보다는 뇌가 생각하기를 멈춘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고쳐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