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중인데 지금 힘든게 정신건강이랑 연관은 없을까요?
안녕하세요. 현재 군복무중인 군인입니다. 자대에 들어온지는 2주 안됐을 정도로 신병입니다. 그런데 지금 너무 정신적으로 우울하고 불안합니다. 부모님과의 관계는 원만했지만 학창시절부터 중학교~고등학교 시절에 강한 정도는 아니지만 따돌림을 당했고, 원래부터가 운동을 안 좋아하고 집에 있는걸 좋아하니 자연스레 친한 친구 외에는 잘 사귀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들어와서도 1학년 때 아는 사람이 거의 있는둥 마는둥 했고, 2 3학년때는 코로나때문에 학교를 나가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때도 갑자기 외롭고 우울해질 때가 있어 정신과를 갈까 했으나 그렇게까지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력이 남는 것이 뭔가 부담스러워서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3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하니 훈련소에서 급격한 불안과 우울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째서냐고 물으면 제 생각에는 군대라는 곳이 저한테 주는 압박감, 그리고 실수를 하면 안 된다거나 실수를 했을 때 저 자신을 깎아내리게 되는 성격이 큰 것 같았습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봤을때 타인의 시선, 특히 저보다 높은 사람과의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너무 괴로운 느낌을 받고, 그리고 군대라는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나 작은 실수에서 오는 큰 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너무 크게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되니 총을 쏠 때에는 너무 불안하고 긴장되어 과호흡까지 온 적도 있고 이것이 원인이 되어 제대로 사격을 하지 못해 훈련소에서 유급까지 당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멀쩡히 나가는데 저는 유급을 당하고 나니 '아, 나는 이런 것도 제대로 못하는 구나' 싶으면서 더더욱 우울해지고 괴로워했습니다. 그래서 훈련소에서 정신과를 갈까 했는데, 2주를 대기해야 하며 이력에 남을 수 있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고민을 하다 결국 가지 않았습니다. 군병원이기에 자신을 병역기피자로 보고 대충 처방할 것 같다는 이미지도 한 몫 했구요.
그렇게 유급 기간이 지나고 어떻게든 버텨서 끝인가 싶었는데, 자대라는 새로운 시작을 맞고 나니 훈련소에서 느꼈던, 혹은 더 심한 우울과 불안을 느끼게 됐습니다. 식욕도 없어져 입대 전 대비 10kg나 빠지고, 무기력해서 어떤 것도 하기 싫고, 헛구역질도 훈련소때부터 시작해서 점점 하는 주기라던지 강도가 좀 는 것 같습니다. 실수를 할 때면 불안과 긴장, 우울이 계속 커져 막연히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 때도 생깁니다. 물론 저 스스로 겁쟁이라서 아프거나 괴로운 일이 싫어 자살이나 자해는 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생각은 있지만, 그렇기에 제가 느끼는 이 감정이 정상적인 것이거나 경증이라 생각드니 뭔가 더 괴롭습니다. 내가 이렇게 힘들다고 느끼는데 남이 알아주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드는 걸까 싶어 내가 너무 이기적인 사람인가 싶은것도 너무 힘듭니다.
사실 자살이나 자해보다는 내가 고통없이 사라지고 아예 내 인생을 다른 사람이 사는 걸로 산다면 선택할 것 같다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부모님과 간부님께선 적응의 문제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라고는 하지만 저는 지금도 괴롭습니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땐 괜찮은 척 하고 있지만, 언제 한 번 실수해서 꾸중을 듣게 되면 감정을 못 참고 울어버리거나 헛구역질, 구토를 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이 괜찮고 당연한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니 제 선택에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정말 정신 질환이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