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노력을 얼마나 더 해야 되는걸까요
외고 다니는 고 1 학생이에요
이번에 2학기 중간 고사가 끝나고 담임 쌤이랑 상담을 했는데 성적이 또 떨어졌어요
당시 1학기 중간고사를 보고 1학기 기말 고사를 봤을 때 성적이 떨어졌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공부를 진짜 안했어서 내가 공부를 안 해서 떨어졌구나 라고 수긍을 했었죠
그래서 2학기 돌입하고 이번엔 정신 차리고 공부를 좀 하자 마음을 먹고 고등학교 올라와서 제일 열심히 했어요 매일매일 제가 계획한거 다 지키고 학교 끝나면 집에 안들리고 바로 스터디 카페로 갔어요 스터디 카페에서 거의 매일을 7시간 가량 자리에서 안 일어나고 공부했어요
진짜 열심히 했다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제 성적을 기대하게 됐어요 저번보다 오를거라고 저도 모르게 굳게 믿었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시험이 너무 쉽게 나와서 애들이 다 잘 봤어요 저희 학교는 공부 잘하는 애들만 모여 있는 학교라 시험이 조금만 쉽게 나와도 다 성적이 팍 오르거든요 그런데 쉽게 나온 과목이 너무 많아서 1등급이 아예 사라진 과목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제가 못 봤어요 시험을…
왜 못 봤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면서요 왜 제 노력은 절 배신한건지 모르겠어요
진짜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버리니까 제 노력이 통 채로 부정당한 기분이에요
제가 목표했던 대학을 못 갈까봐 너무 겁이 나고 성적이 안나오면 제가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 느껴요
제가 너무 쓸모 없는 사람 같이 느껴져요 부모님은 절 위해 한달에 몇백만원을 학원비 학비에 쓰시는데 저는 그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요 제가 부모님 기대에 못 미치는거 같아서 무서워요 원래 항상 부모님은 저한테 기대하고 계세요 항상 제가 모든걸 잘하는 줄 아세요 혼자 알아서 다 척척 해내는 줄 아세요 저도 제가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성적은 엉망이고 혼자 다시 일어나지도 못하고 감정 주체 못하고 잘하는 것도 없어요
이제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 중에 00이는 원래 잘하니까 라는 말만 들어도 신경질이 나요 제가 잘하지 못하는게 들통나면 부모님이 저한테 실망하실거 같아서 두려워요 물론 부모님은 제가 아무리 못해도 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실 분들이란거 알아요 그런데도 무서워요 끊임없이 제 가치를 증명해내야 될거 같아요 제 가치가 지금 바닥인거 같아요 너무 쓸모 없는 사람같아요 제가 목표했던걸 하나도 못 이룰거 같아서 겁나요
그냥 재가 노력을 더 안한 탓인걸까요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제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