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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phouse
2달 전
인생이 외부에서 조종당하는 느낌입니다.
이제 곧 30 되는 남성입니다. 제목 그대로 인생이 외부에서 조종당하는 느낌입니다. 되돌아보니 제가 무언가를 제 의지만으로 선택하여 인생의 주 흐름을 만들어 본 것이 없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이야기를 풀어보면, 사실 저는 딱히 공부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고대의대 나오신 엘리트이시고 1남1녀의 첫째라 (즉, 왠만한 집에서 제일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제일 나이 많은 장남인거죠) 원치도 않는 외고 (저 때 당시엔 원하는지도 원치 않는 지도 몰랐었지만) 를 어거지로 준비했었습니다. 공부 못하면 혼내서 시켰으니 어찌 됐든 전교 10등 내로 항상 들었습니다. 하지만, 외고가 내신만으로 가는 곳이 아닌 자체 본고사가 있는 학교니까 그렇게 압박 받으면서 생고생이란 고생 다 해놓고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집에선 포기를 안 하더라구요. 외고 같은 특목고 애들 중에서도 엄청 잘 해야 가는 의대를 제 의견 다 묵살하고 강요했습니다. 사실, 중학생 때 교내 대회 나가서 상 탄 건 논술이나 문예 창작 쪽이었는데 (대학 결국 이공계 나오고 지금은 이 쪽 능력을 거의 잃었죠) 이런 애를 강제로 이과에 갔다가 넣었으니 정신이 온전할 리 없었죠. 그래도 혼나기 싫으니 맞지도 않는 분야를 그냥 어거지로 했습니다. 기만자라 느껴지실지 모르겠지만, 기본 머리가 평균 이상은 했나 봅니다. 전교 10등 내외로 하더라구요. 오히려 이런 게 쓸 데 없는 기대감만 올려줘서 저는 매우 괴로웠습니다. (영화 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극한직업 생각하시면 됩니다. 쓸 데 없이 장사 잘 되는 그 씬 생각하시면 됩니다.) 고3 되니 이 때부터는 버티기가 불가능하더라구요. 술담배 시작하고 늦바람 들어서 탈선 엄청 했습니다. 집에선 나약하다고 혼내다가 이러다 애 죽게 생겼으니 정신과 상담을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애 사랑하고 아껴서 병원 가준 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고문 장면처럼 안 죽을 정도로 살려놓으려고 가준 거 같습니다. 당연히 성적은 떨어졌고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서울/수도권 중상위 대학교 이름 들으면 다 알 만한 곳 수학과로 진학했습니다. 수학과 간 거도 집안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회계사/세무사라는 다른 사짜 직업이었죠. 전 이미 젊은데도 타성에 절어서 어거지로 갔습니다. 그런데, 수학 자체는 괜찮긴 했었습니다. 수학 전공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고등학교 수학하고 대학교 수학은 쓰는 근육 자체가 다릅니다. 대학교 수학은 중학생 때 상도 타고 했던 논술하고 매우 가까워 잘 되더라구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한글이 수학 기호 된 겁니다.) 문제는 회계/세무는 숫자 쓴다 빼고 완벽히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집안에서 그걸 알 리가 없죠. 본인들도 안 해봤는데 겉으로 보기엔 비슷하니까요. 그래도 대학 땐 알바도 하니 돈 모아서 예술 쪽 좋아했으니 음악 한 번 해보자고 베이스를 샀습니다. 학교 다닐 땐 독학하다가 공익 전에 복학 타이밍 안 맞아서 1년 휴학할 땐 아는 분 스승으로 모시고 10개월 레슨도 받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소질이 있었는지 알음알음 싱글 엘범 베이스 세션 뛰어보고 이름도 새겨 봤습니다. 매우 길었지만, 이 배경 없이는 지금 상태를 정확히 설명이 힘드니 다 적었습니다. 회계사/세무사는 지금도 강요 중입니다. 이미 2번 떨어졌습니다. 음악은 당연히 말해도 씨알도 안 먹힙니다. 음악이 제일 베스트긴 합니다. 애초에 공부랑 동등한 시간을 넣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동등한 시간을 넣었으면 어땠을까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제목대로 이런 생각을 가져도 큰 흐름을 바꿀 순 없었습니다. 결국은 외부의 힘대로 됩니다. 살아도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발버둥 쳐도 집안이라는 매트릭스에서 나갈 수 없습니다. 현실에는 영화처럼 꺼내줄 모피어스도 없고 빨간 약도 없고 대신 세상을 부숴줄 네오도 없습니다. 오직 아키텍트와 오라클만 있습니다. (하필 저 둘 성별도 남여로 딱 맞네요.) 차라리 묻지마 살인이라도 당했음 좋겠습니다. 자살은 인간의 같잖은 생존 본능때문에 실패하니 일만 더 커지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욕없음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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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ps
2달 전
죄송한데 기만자같네요. 부모가 아예 관심 끊어서 인생이 그대로 끝나는 사람도 많은데 글쓴이님은 최소한 부모님이 공부 시켜서 좋은 대학 나오셨고 어떻게든 먹고살 길이 보장되신건데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아요. 근데 글쓴이님은 하고싶은걸 못해서 괴롭다고 하시는데 세상에 하고싶은거 하고사는 사람도 별로 없거니와 사실 하고싶은일 한다해서 하루종일 행복해 미칠거 같은 인생은 없습니다.
RONI
AI 댓글봇
Beta
2달 전
마카님 자살할 정도로 괴롭다면 아예 자신을 바꾸는 건 어때요? 원래의 나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는 새로운 사람이 된다는 생각으로 주변 눈치도 안 보고요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혹시 도움 될까 해서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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