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랑하는 가족인데 때로는 너무 미워요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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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beaubeau4
5일 전
정말 사랑하는 가족인데 때로는 너무 미워요
가족 이야기만 나오는 눈물 버튼이 너무나도 쉽게 눌리는 20대입니다. 내 가족이든 남의 가족이든, 가족으로부터 상처받은 이야기든 사랑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든 가릴 것 없이요. 청소년 시절에는 가족을 그리 사랑하지 않는다 말하곤 했어요.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뚝뚝 떨구는 주제에요. 어릴 때를 회상하면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내가 나를 지키는 방법 같았나 봅니다. 아빠에겐 엄마가 1순위라 하고, 엄마에겐 엄마 자신이 1순위이며, 주양육자셨던 할머니마저 자신의 딸인 엄마가 먼저라고 말하니 엄마에게 열등감을 느끼기도 많이 했고 사랑받지 못 한다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서너 살 때부터 들었던 말, 받았던 느낌이라 더 서러웠어요. 아직 한참 어린 저를 붙잡고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어서요. 스무 살, 자해로 피투성이가 된 방바닥 정리를 도와주던 아빠가 가장 처음 꺼낸 말 역시 엄마가 충격받을 테니 비밀로 하라는 말이었고, 그 말이 가장 먼저 나옴에 또 상처받았던 것 같아요. 당시 정신과 진료를 받다 멋대로 치료를 중단한 상황이었음에도 다시 권하진 않더라고요. 어쩌면 내가 그 자리에서 과다출혈로 죽었대도 엄마만 아무렇지 않다면 아무 상관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생판 남이었더라면 그랬더래도 상처받지 않았을까 싶어지면서 나에게는 가족밖에 없는데 그 가족 내에서 내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라 너무나 우울하고 죽고 싶어졌단 사실을, 실은 내 가족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었단 사실을 지금은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어쩐지 더 우울한 것 같아요. 응어리는 사라지지 않고, 가족들과 풀어볼래도 말만 하면 속으로 정리했던 이야기들이 하나도 나오지 않아 뭘 못 해줬냐, 뭘 더 해줬어야 했냐는 이야기들만 울면서 듣고 있어요. 부모님도 나름대로 억울하시리란 생각이 들고 한편으론 잘난 것 하나 없어 자랑할 것 하나 없는 자식이라곤 딱 하나 있는 게 그런 말이나 하고 있으니 기차고 어이없겠지 싶기도 해요. 그렇다고 묻어놓고 평생을 살자니 자살사고가 끊이지 않고요. 심각한 수준은 아니더래도 무얼 조금만 망쳤다 싶거나 피곤하면 그냥 죽고 싶어요. 그때마다 세운 몇 가지 계획이 있긴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불행인지 다행인지 누워서 꼼짝할 기운이 없어 실행해본 적은 없어요. 가끔 그 계획을 실행할 기회가 생겨도 정말로 움직이진 않는데 종종 계획 하나 행동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 더 우울해질 때도 있어요. 어떻게 하면 저는 좀 더 편히 살 수 있을까요? 저도 남들처럼 죽고 싶단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어요. 상담치료는 받아본 적이 없고 정신과에서 전문의와 짧게 상담하며 약물치료를 한 적은 있어요. 어느 순간부터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겨워 지각을 하고 하루종일 졸고 멍하니 있기를 반복해 악물 변경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고, 그런 식으로는 다른 일들을 전혀 해낼 수가 없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지 3년 정도 되었어요. 상담치료를 지속할 시간적, 자본적 여유가 없다면 정말 약물치료로 돌아가거나 계속 이렇게 사는 수밖에 없는 걸까요? 맑은 하늘을 보고 문득 죽고 싶어지는 날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우울불면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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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9612
5일 전
저랑 비슷하신 분이 계셨네요.. 그렇죠.. 가족이란 정말 내가 사랑하지만 그렇지못한 존재로 느껴질 때가 많아요 저는 질문자님과 반대상황이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많이 고달프네요 저도 어린 나이에 오빠와 언니,외조모에게서 어머니를 지키라고 보호해야만 한다고 어머니가 없다면 저는 죽어야한다는 말을 듣고 자라왔어요 초등학생때부터 말이죠.. 저는 저 자신도 보호하기 힘든데 어린 아이에게 그리 말해도 너무 이상하죠 끝에는 극단적으로 제가 죽어야한다는 말도 덧붙여서요.. 공감해요..
lose4567
5일 전
힘드시겠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고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셔야 될거 같아요 가정폭력상담소에 문의 해보세요
4beaubeau4 (글쓴이)
5일 전
@lose4567 가정폭력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때때로 저런 이야기를 들었고 그 때문에 예쁨 받으려 눈치 보았던 걸 빼면, 저는 나름대로 저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큰 편이거든요.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가고 싶은 곳 다 웬만하면 부모님이 들어주려 하셨고 실제로도 많은 걸 하고 자란 편이에요. 다만 본문에 적어둔 부분에서 조금 그랬을 뿐이죠. 그러니 부모님의 '우리가 뭘 못 해줬냐'는 말도 한 편으론 이해가 가요. 그렇다고 제 속에 쌓인 응어리가 풀리고 그 일들이 더 이상 서럽지 않아 지진 않는다는 게 문제지만요....
4beaubeau4 (글쓴이)
5일 전
@Mini9612 너무 사랑하지만 너무 미워요.... 당시에는 내가 사랑받으려면 더 노력해야겠구나 했지만 이제 와 다시 생각해 보자면 나도 사랑이 필요한, 가족이 세상의 전부인 어린아이였는데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는가 싶어요. Mini9612 님도 그때의 그 상처에서 벗어나 더 이상 힘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남들처럼 그냥 행복하기만 해요
Mini9612
5일 전
@4beaubeau4 저도 그 말에 공감해요 가족이라고 믿고 살아왔는데 그 순간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아무래도 예견된 결과인 것 같아요 세상과 직접적으로 맞닿지않았던 어린 아이에게 그런 모진 말들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가족이 몇이나 있을까요? 그러고선 뒤에서 아무에게도 우리 가족의 일을 말하지마라며 함구하는 일도 너무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질문자님도 그 가정환경에서 자라오셨을텐데 좀만 더 버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