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질거라는 희망을 찾기가 어려워요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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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va2238
6달 전
행복해질거라는 희망을 찾기가 어려워요
안녕하세요, 28살 남자고 우울감, 자책감, 무기력감 때문에 사는게 괴로워요. 한때 심리상담도 받아보고, 약국에서 무기력감 개선제도 사먹어보고 했지만 그때만 나아질뿐 마음 속에 풀어지지 않는 감정들이 남아있는 것 같아 개인사라도 주저리주저리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학창시절 때 공부를 잘했어요. 1등을 놓친적이 없었고 항상 주변에서 너는 잘될거다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게 행복하다거나 만족스럽지가 않았아요. 그게 100% 제 노력이 아닌거 같았기 때문에요. 엄마는 제 공부에 대해 집착이 강했어요. 어릴때부터 옆에 앉혀놓고 혼내고 감시하고 항상 그랬습니다. 구구단을 외우는데 못해서 맞고 혼나고, 심하게 반항했다가 집에서 쫓겨나서 문고리를 붙잡고 울고불고 매달렸던 기억이 남아있어요. 아빠는 그런 엄마의 교육열에 대한 의견 차이로 두 분이서 말다툼도 많이 하셨고요. 그래서 어릴 때의 제 기억에는 엄마보다 아빠가 편했지만, 아빠도 워낙 무뚝뚝하고 감정표현을 못하다보니, 제가 그런 편함 이상의 감정을 가지진 못했어요. 초등학교, 심지어 중학교때까지도 엄마의 고집스런 태도가 강해서 그 긴 10대 초반의 저는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성격이 된 거 같아요. 어딜 가든 숫기없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래서인거 같아요. 심지어 명절에 친척집을 가서도 제 시험기간이라며 저를 방안에 가두고 문제집 다 풀때까지 나오지 말라고 했을때, 그때 느꼈던 미움과 부끄러움이 마음에 남아있어요. 어쨌든 공부를 잘했다보니 엄마는 본인의 방식이 맞다고 생각해서 저를 더 억압하고 통제하려했었어요. 저도 평범한 친구들처럼 게임 좋아하고 노는게 좋은데, 성적이 잘 나오는게 내 덕분이 아닌거 같다는 생각을 했고, 남한테 의지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혼자 해내야 떳떳한거다라는 사고관이 여기서부터 생긴거같아요. 동시에 내가 공부를 잘함으로써 누리고 있는 친구들의 정이나 선생님의 애정이, 만약 내가 1등이 아니게 되면 다 없어질거같다라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학창시절 내내 1등이어야 마음이 본전인 채로 살아왔어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야간자율학습이라는 핑계로 학교에 최대한 남아있었고, 그때는 그래 차라리 좋은대학가서 집을 벗어나자라는 악으로 살았어요. 부모님한테 딱히 정도 없고, 내 감정을 들키는게 부끄러워서 부모님 앞에서는 절대 감정표현을 안했어요. 공부 외에 다른걸 하면 괜히 잘못하는거 같다고 느꼈고요. 항상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돌아오면 제가 부모님한테 기대했던건 공부 외에 다른 제 일상얘기라던가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었는데, 뭘 공부해야한다 이걸해야한다 하는 엄마의 얘기를 들을때마다 혼자 열어보려는 감정도 닫게 되더라고요. 한 번은 저녁때 뭔가를 하고 엄마와 둘이서 걸어오던 길이었는데,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갑자기 제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라는 속마음을 꺼내고 싶었어요. 그런 얘기를 해본적이 없으니 우물쭈물하고있었는데, 또다시 공부 얘기를 하는 엄마를 보며 아 이 사람한테 나는 내 얘기를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게, 그 장면이 남아있어요. 대학생이 되고나서는 정말 모든게 낯설었어요. 10년동안 하던 공부를 더 이상 그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고, 항상 시키는것만 하고 살던 저이기에 그런 환경 변화가 오히려 불안했어요. 여전히 숫기없는 성격에 꾸밀줄도 몰랐으니 연애를 하고싶단 생각은 있었지만 당연히 잘 안됐죠. 그래도 하고싶었던 취미같은걸 하면서 20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내 인생을 사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2년을 살다가 군대를 다녀오고 전역하고나서는 뭐든 잘할수 있을거같다는 생각으로 복학을 했는데,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3학년이라는, 취업을 고민해야할 시간대의 저는 여전히 내가 뭘 하고싶은지도 몰랐고, 학창시절에 잘했던 공부는 세상에서 제일 하기 싫은 일이 됐고,모은 돈도 없고, 연애는 여전히 시도조차 실패하고 있었어요. 친구들도 각자 할 일을 찾는다고 바빠할테니 제 고민을 말하는게 푸념을 하는거같아 말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가족에 대한 마음도 똑같아서 의지할 곳이 없다는 생각에 외로움이 너무 컸어요. SNS를 보면 다들 행복하게, 혹은 자기 미래를 잘 설계해서 나아가는듯한데 왜 나는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에 내가 뭔가 인생을 잘못 산 것 같다는 마음이 하나씩 생기더라고요. 나는 10대때 하기싫은 공부 열심히 하고 살았는데 왜 정작 나는 멈춰있는거지 라는 비교의식, 자격지심이 들더라고요. 원래는 자존감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때 쯤부터 스스로의 자존감이 낮다라는 걸 느꼈어요. 자꾸만 바꿀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원망이 들고, 좋아하는 이성한테 거절당하는 경험만 쌓일수록 이제는 내가 정말 부족해서 그런가보다라는 자책감도 생기고, 외로운걸 잊으려고 뭐라도 인정받고 싶어서 일에 집착했어요. 아르바이트 같은 것들에요. 군대를 갔다오고 나서 숫기없는 성격에서 조금 더 사회성 있는 성격이 된 덕분에 사람들이 좋아해주긴했거든요. 일 잘하고 성격 유순하니 그렇게라도 인정을 받고 싶어서 일하고 돈 모으는 것에 집착했어요. 그냥 개인으로써의 나는 너무 무가치한 사람같은데, 사회 구성원으로써의 나는 인정받을 수 있는것 같았어요. 그걸로 자존감을 채웠어요. 외롭다는 감정도 너무 힘들었어요. 연애가 하고 싶어서 부족했던 외형적인 부분도 많이 바꿨지만 근제 성격이 너무 온순해서, 매력이 없는 사람이라 거절만 당하니 점점 위축되더라고요. 마지막에 표현하고 다가갔던 상대에게 미안하다는 얘기를 듣고나서 스스로에 대해 화가 많이 났어요. 왜 나는 이 정도밖에 안되는걸까, 왜 나는 준비도 안되었으면서 자꾸 누굴 만나려고하는걸까, 왜 나는 나를 사랑하지도 못하면서 그런 낮은 자존감이 상대에게 보여지는데 상대방이 나를 좋아해주길 바랄까. 내 감정은 쓸모없는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인생이 허무하더라고요. 내가 감정 참고 억누르고 노력했던 학창시절의 경험이 무슨 의미가 있었나. 솔직하게 저를 이렇게 키운 부모님의 양육방식도 원망스럽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야 사랑을 받을 수 있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요. 그게 아니란걸 머리로는 알고있는데, 내가 너무 외롭고 그런 것들이 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거같다는 자책감이 너무 괴로워요. 참 신기한게 저는 지금 취업도 했고 집에서 도움을 받아 자취까지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저를 보면 감정기복이 없고 안정적인 사람같대요. 텐션이 과하게 튀지않고 웃음이 헤프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사람들한테 항상 웃으면서 대하거든요. 밖에서 보기엔 인간관계도 원만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20대 중반부터 느꼈던 괴로움이 한번씩 찾아와요. 그 괴로움은 마음 속에 있던 외로움, 나는 사랑받지 못할거같다는 생각들이에요. 그런 감정들이 찾아오면 나는 왜 사는거지라는 생각이 들고 이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이 죽으면 해결될 거 같아요. 행복하지 않다면 삶을 계속 살아야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요. 가족들에게 어떤 가족적인 느낌도 받을 수 없고, 학창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각자 연인이 생기면서 인생을 꾸려가고있으니 점점 혼자가 되어간다는게 무섭게 느껴져요. 외로울수록 더 누군가를 만나야한다는걸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스물여덟이나 되어서도 예전의 괴로움 때문에 나약한 겁쟁이로 살고 있는 제가 한심해요. 새로운 취미를 찾아도 행복하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려고 몰두하는 느낌이라, 제 자신과 제 인생이 부끄러워요. 최소한 제 자신을 사랑해주고싶어요. 그게 아니면 저는 평생 스스로가 만든 괴로움에 갇혀 살 거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전문답변 추천 0개, 공감 2개, 댓글 1개
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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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a
6달 전
마카님의 미래 걱정과 부모님의 잔소리로 자존감이 떨어진 것 같아요. 그동안 마카님은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좋은 결과가 있을거에요. 그때까지 제가 옆에 있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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