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자살 이후로 대인관계를 거의다 끊어버렸는데 이대로 괜찮을까요.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사연글
자아/성격
totoro2
일 년 전
연인의 자살 이후로 대인관계를 거의다 끊어버렸는데 이대로 괜찮을까요.
서른 중반 1년여간 잘 사귀던 남자친구가 갑자기 자살 했습니다. 유서는 없었고 불과 4~5시간 전까지 함께 다정히 있었는데 저는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벌써 3년이 넘었는데요. 친밀한 관계에서의 사별이 처음이라 저도 자살충동이 치솟는 것을 느끼고 사고를 칠까봐 바로 병원을 찾아 약을 먹고 마구 쇼핑 하는 등 나름 잘 버텼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그 시점부터 중고대딩 친구, 동료, 회사 선후배, 그냥 아는 지인 등 거의 모든 연락을 끊어 버렸습니다. 유가족 및 이 일에 도움 주셨던 분들하고도 두어달 후 다 차단해 버렸고요. 연락을 씹어도 물어물어 수차례 연락 해온 친구에게 좀 내버려 두라 역정을 내곤 3년이 지났습니다. 제 스스로가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니 이렇게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괜찮아 질 줄 알았는데요, 문제는 제가 여전히 아무도 보고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과거 끈끈했던 사람들에게 감정은 좋지만 그립지도 않고, 원래도 집순이였지만 더더욱 방에만 있고 (직장은 다닙니다.) 직장내에서 인간관계는 원만하나 피상적일뿐 이전처럼 정도 안생기고 귀찮고 감정이 매우 무뎌진 느낌 그대로입니다. 이런상태에 불편함도 못느끼지만, 뭔가 정상적이진 않다는 생각은 있는데, 이대로 놔둬도 되는 걸까요.
전문답변 추천 2개, 공감 16개, 댓글 2개
상담사 프로필
송광호 님의 전문답변
프로필
일 년 전
다시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세상을 향한 내 마음을 가로막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시면 좋겠어요.
#애도 #자살충동 #관계 #두려움 #불안 #단절 #직면 #점진적회복
안녕하세요. 마카님. 용기 내어 작성해주신 사연 잘 읽어보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
[공개사연 고민요약]
사귀던 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3년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그 일 뒤로 자살충동이 느껴져 병원과 약도 도움도 받으셨구요. 더 큰 어려움은 주변의 가까운 관계에서 마카님 자신을 모두 철수하신지 무려 3년이 지났다는 점으로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회복되지 않아 계속 이래도 되는지 염려하고 계시는군요.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먼저 3년 동안이나 혼자서 마음 고생해오신 마카님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힘든 마음을 쉬이 털어놓지도 못하고 얼마나 애쓰셨을까요? 1년 넘게 사귀던 연인이 5시간 전까지 다정한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세상을 등지는 선택을 했다면 그 마음의 충격이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 상처를 치유하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너무 서둘러서 급하게 상처를 봉합하고 ‘이제 난 괜찮아.’라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며 괜찮은 척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시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죠.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져도 다시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는 아마도 마카님이 가까운 사람을 또다시 갑작스레 잃을지 모르고 그런 일을 또 겪으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게 아닌가 싶어요.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우선 자살충동을 느꼈을 때 마카님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차린 뒤에 그대로 두지 않고 병원과 약의 도움을 받으신 건 정말 칭찬해드리고 싶어요. 게다가 지금도 용기 내어 이곳에 사연을 올리시고 도움을 요청하셨구요. 이렇게 마카님은 필요할 때 주변의 도움을 적절히 잘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계신 분이에요. 이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바라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세상엔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죠. 다른 사람이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더라도 고립무원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오래오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물론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관계를 회복하고 그들과 함께 마음을 나눈다고 해서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가 다시 돌아올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마카님의 마음 속에 응어리진 그 오랜 아픔을 조금씩 꺼내어 이야기 나눌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깊은 공감과 위로, 그리고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얻을 수는 있죠. 3년 동안이나 사적인 관계와 거리를 두어오셨다면 이미 그런 상태에 익숙해지셨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게 마카님이 꿈꾸고 지향하는 삶은 아마도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해보시면 어떨까요? 마카님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시면서 ‘아 내가 가까운 사람을 또 잃을까봐 두려워하고 있구나.’ 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는 거예요. 그런 다음에 그 두려움과 불안의 뿌리에 자리잡고 있는 마카님의 바람과 기대가 가까운 사람을 잃지 않고 오래오래 잘 지내고 싶은 마음임을 알아차리는 거예요. 그러면 관계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마카님의 생각을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을지로 옮겨올 수 있을 거예요. 이때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어요. 내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밀어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도 있어요. 끈끈했던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이 남아있기도 하고 피상적이긴 하지만 직장 안에서의 인간관계는 원만하게 유지해오고 있다고 하셨으니 거기서부터 천천히 시작하셔도 좋아요. 식사나 차 한 잔을 함께 하거나 메신저로 가볍게 한두 마디 나누는 것부터 해볼 수도 있어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질 필요도 없어요. 그냥 오랜만에 사람들이랑 가까워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한 번 체험해보겠다는 마음가짐도 괜찮아요. 그러다가 좀 불편하면 한 템포 쉬어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볼 수도 있어요. 그 과정 속에서 마카님이 마카님의 감정을 하나하나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거죠. 그러면서 마카님 자신도 잊고 지내던 또 다른 내 모습을 서서히 발견해가실 수 있을 거예요.
가까운 관계에서 경험하는 상실의 고통은 오랜 시간을 들여 조심스레 치유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감정이에요. 그렇지만 마냥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저절로 상처가 치유되는 것도 아니죠. 마카님의 상처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마카님 자신이에요. 그런데 그 이해는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깊어질 수 있습니다. 내 안에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자리잡고 있어요. 표면에 드러나 행동과 직결되는 감정이 무엇인지, 그 감정의 뿌리에 위치한 또 다른 감정은 무엇인지, 그런 감정들과 연결된 내 머릿속을 들고나는 생각은 또 무엇인지를 면밀히 성찰하고 이해해서 받아들이고 잘 다뤄나가려면 마음의 역동과 작용을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의 도움이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도움에 힘입어 마카님이 자신과의 대화를 잘 해나간다면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정상적인 것 같지도 않고 계속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지 몰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용기 내어 사연을 올리신 것처럼 언제든 상담실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그곳에 마카님을 돕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상담사가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dhsk10
일 년 전
그 일로 너무 힘들었어서 관련된 주변 사람 보는 것도 힘들어서 그럴거에요. 이상한게 아니라 사람이면 당연한거죠. 아직 상처가 커서 관련된 지인들도 안보고 싶은거구요. 더 시간이 지나서 언젠가는 괜찮아지시면 그땐 먼저 연락하고 그런 날도 올거에요. 내가 잘못된게 아닌가란 생각안하셨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