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얼굴이 더 예뻐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남들한테 예쁘다는 말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을까? 고민되시는군요. 시력이 좋지 않은데 안경을 벗고 렌즈를 착용해야만 예쁘다는 말을 더 들을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소리를 더 자주 듣지 못하면 내가 부족한 사람인 것 같고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기가 무섭기도 하시군요. 외모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다 보니 혼자서 부정적인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하시나봐요.

수려한 외모를 가진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건 어쩌면 사람의 본능일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그런 본능은 과연 어디로부터 오는 걸까요? 함께 찬찬히 생각해봤으면 해요.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모든 생명은 살고자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체는 없어요. 그러다보니 개체는 죽더라도 번식을 통해 유전자를 보존하려는 본능이 모든 생명에게 있죠. 만약 유전자에게도 의지가 있다면 좀 더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면서 더 많은 번식을 할 수 있는 개체로 옮겨가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겁니다. 이보다 더 깊은 이야기는 과학시간에 해야 할 것 같으니 이쯤 하죠. 아무튼 무한번식을 꿈꾸는 유전자와 한시적 생명을 가진 개체의 관점에서 본다면 번식 성공 확률이 높은 파트너에게 마음이 끌리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각 생명체는 파트너의 번식 성공 확률을 무엇으로 판단할까요?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외모일 겁니다. 몸 전체와 각 부분의 적당한 크기와 생김새를 통해 호감도와 건강상태를 한 눈에 스캔하죠. 특히 오감 가운데 시각이 가장 발달한 사람은 더 그럴지도 모르죠. 게다가 이러한 본능은 사실 번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관계에까지 확대 적용되기도 합니다. 일종의 무의식적 습관이 되는 거죠. 여기까지만 보면 그래서 인간관계에서 외모가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냐고 물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정반대의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앞에서 말한 내용은 인간처럼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 않은 다수의 동식물의 세계에서 더 통하는 말입니다. 물론, 사람에게도 외모가 상대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외모 외에도 상대를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다른 기준을 여럿 가지고 있죠. 예를 들면, 대화를 통한 소통과 교감 능력, 경제력, 함께 나눌 수 있는 취향, 정치사회적 태도와 관점, 성장 배경과 환경, 이루고자 하는 꿈과 목표 등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죠. 그러니 첫인상으로써 외모가 미치는 영향을 애써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 후에 관계에서의 변수가 될 수 있는 수많은 요소들을 외모 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며 함께 가꿔나가려는 마음가짐이 훨씬 더 마카님이 원하는 대인관계를 만들어가고 유지해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자 그렇다면 마카님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지금의 생각을 한 번 꼼꼼히 들여다볼까요? 먼저, 예쁘다는 말을 딱 한 번 들은 사람은 과연 예쁜 사람일까요? 안 예쁜 사람일까요? 만일 아니라면 예쁘다는 말을 몇 번 들어야 예쁜 사람일까요? 그 기준은 누가 정해주는 건가요? 그 기준에 모든 사람이 동의할까요? 눈이 크다는 얘기는 예쁘다는 말일까요? 아닐까요? 만일 아니라면 어디가 어떻다는 말을 들어야 예쁜 사람일까요? 그 기준은 누가 정해주는 걸까요? 그 기준에 모든 사람이 동의할까요? 안경을 쓴 사람 중에는 예쁜 사람이 없을까요? 과연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까요? 모든 예쁜 사람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 좋아요 반응을 받을까요? 예쁘지만 좋아요 반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까요? 누군가 좋아요 반응을 해줘야만 예쁘다는 말일까요? 다른 사람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면서 좋아요 버튼을 누르지 않았지만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나요? 이렇게 나의 생각을 찬찬히 들여다보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과연 그 생각이 맞는지, 그 생각의 근거는 충분한지, 조금 달리 바라볼 여지는 없는지, 정말 그렇다손 치더라도 당장 무슨 큰 일이라도 나는 건지, 그런 일이 벌어지면 내가 대처할 능력이 정말 없는 건지 등등 하나하나 짚어보다 보면 나의 우울한 감정은 나의 근거가 빈약한 생각,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우울한 마음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충분히 사랑하지 않아서 생기는 감정입니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죠. 부모님이 내게 주신 외모는 함부로 바꾸기 어려워요. 내가 가진 내 모습을 사랑하면서 그 안에서 내 외모가 가진 장점을 더 돋보이도록 하는 노력을 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건강한 몸매를 가꿀 수도 있고 내게 어울리는 화장이나 예쁜 옷의 도움을 받는다면 얼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사람들과 즐겁고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다양한 대화거리를 준비한다든가, 내가 지향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분명히 한 뒤에 그에 맞는 작은 실천을 매일 꾸준히 해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분명히 마카님은 지금까지 잘 해온 일이 있을 거고, 주변으로부터 칭찬받은 경험이 있을 거고,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방향이 있을 거예요. 그 안에서 마카님 스스로 자신을 재발견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지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호감은 외모 말고도 정말 많은 요소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 꼭 잊지 마시고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