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안하려고 하는 아들때문에 죽고 싶을 정도예요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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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m0712
일 년 전
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안하려고 하는 아들때문에 죽고 싶을 정도예요
외동이고 내가 생각하기에 아이에게 좋 것은 다 올인해서 키웠다고 생각했어요. 유아기땐 밝고 환한 아이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아이가 겁이.많고 새로운 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도 적고 해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겉으론 큰 문제 없어 지나왔는데 중1때부터 학교가서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자 오는거예요. 공부라도 잘 하면 되겠지 하고 공부에 심경쓰며 살았는데 고1되서 시험 한번 보더니 다 집어치눈다고 하고 정말 학교만 간신히 가다말다 하고 집에선 폰만 봅니다 죽고 싶어요 벌써 1년이 다되가네요
두통우울의욕없음섭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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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영 님의 전문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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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자녀에 대한 마음
#청소년기자녀 #사춘기 #적절한거리두기 #관심과사랑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송주영입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자녀의 문제로 요즘 많은 스트레스와 걱정이 있으신 것 같네요. 아이가 고1인데 학교도 가다말다 하고 집에서는 계속 폰만 보는 것 같고, 그게 1년이 지속되다 보니 마카님도 많이 지치고 버거운 상태이신 것 같습니다.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아이가 외동이니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으며 부족함 없이 키우셨겠어요. 마카님의 표현대로 올인을 하셨다는 것이 맞겠지요. 아이의 유아기까지는 그래도 밝고 환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겁을 내고 호기심도 적어지는 모습을 보였네요. 중 1때부터 학교에 가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왔다고 하는 걸 보니 아이의 드러나는 어려움은 초등학교 시절부터이지 않았을까 짐작이 됩니다. 그때도 이상하다는 것이 감지는 되었지만 딱히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셨던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울 때 참 내 맘 같지가 않지요. 내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도 아이가 잘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고요. 내 맘과는 다르게 엇나갈 때도 있구요. 참 그럴 때마다 부모로서 답답하고 속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아이의 어린 시절부터를 한번 찬찬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겠어요. 마카님께서 아이에게 올인을 하셨다고 했는데 그 올인에 포함된 영역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합니다. 우리가 흔히 아이에게 올인했다라고 할 때는 맛있는 음식을 주고, 예쁜 옷을 입혀주고, 남들 한다는 사교육 다 시켜주고, 내 일도 접은 채 아이 스케줄에 따라 픽드랍해주고... 이런 것들이 포함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아이가 좀 이상하다라고 느껴졌을 때는 무엇에 올인을 했어야할까요..? 그때는 아이의 마음에 올인을 했어야하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행동은 없으니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저 지나치고 놓쳐버린 것은 아닌지요... 아이는 초등 시절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을 수도 있고, 혹은 어떤 것들을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초등에서 중학교로 올라가는 시점에 아이는 큰 전환기를 맞게 됩니다. 그만큼 학교생활에 대한 설레임과 동시에 두려움도 크게 느껴지는 시기이지요. 중1 때 아무말도 하고 오지 않았다는 것은 아이에게 혼자 감당하기 버거운 어떤 마음이 있었다는 것 같습니다. 그때에라도 아이의 마음에 올인을 했어야하는데... 초점이 마음이 아닌 공부로 향해져버렸네요... 그러한 시기들을 힘겹게 보낸 아이는 점점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마음 붙이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한창 사춘기의 시기와도 맞물리면서 아이가 겪었을 마음의 혼란이 여전히 정리되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이 딴에도 자신의 혼란한 마음을 마주하며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겁도 나고 두려운 상황들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엄마가 공부에 신경을 쓰라고 하여 공부를 해보려고 노력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고1 시험을 한번 보고 좌절했을 수도 있지요. 가뜩이나 학교에 적응하는 것도 힘든데, 성적이라도 잘 나오면 엄마 말처럼 공부에라도 전념하면서 다른 시름들을 잊어보려 할텐데 성적도 잘 안 나오니 '이것마저도 안 되는구나' 하는 절망스런 마음이 들었을 수 있어요. 아이가 학교에 단순히 가기 싫은 것도 아니고, 종일 폰만 보고 싶어 보는 것도 아닐 거예요. 자신의 괴로움을 어떻게든 잊어보고자 하는... 애씀입니다... 사실은 자신이 제일 괴로운 것이거든요...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마카님.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공부하고 친구들과 즐겁게 웃고 떠들고... 그러길 얼마나 간절히 바라시겠어요. 부모로서 내 아이가 특출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하게, 남들처럼... 그러기만을 바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양육인 것 같습니다... 내 맘 같지 않다는 말이 딱 맞지요.. 그렇기에 그 말이 그저 한탄과 하소연에서 새어나오는 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진리임을 부모가 먼저 알아야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내 손으로 십몇년을 길렀어도 아이는 나와는 다른 존재이지요. 아무리 절친해도 똑같은 마음일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내 마음처럼을 아이에게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평범'한 아이들의 이미지를 싹 지우고, 내 아이의 마음의 색채를 하얀 도화지에 새롭게 그려봐야 합니다. 이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아이는 지금 어떤 감정을 하고 있을까, 이 아이의 마음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하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궁금하고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우리는 상대를 '안다'는 전제로 두고 얼마나 많이 예단하고 평가를 내리게 될까요...? 마카님, 정말 힘드신 상황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라도 아이가 그렇게 1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하고, 속이 터지기도 하고, 화병도 났을 거예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그래도 자식인걸요. 나보다도 이 아이는 자기의 인생 앞에서 얼마나 답답하고 속이 터지겠어요... 그래도 아이가 집에 있잖아요.. 내 눈 앞에 있잖아요... 어디 밖에 나가서 나쁜 짓하고, 집에도 안 들어오고 그러는 것이 아니잖아요. 청소년기 아이들과 관계할 때는 멀고도 가까운 거리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적게 하고, 아이의 마음에 대해서는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아이들은 겉으로는 데면데면하고 관심없는 것처럼 보여도 언제나 부모의 사랑을 갈구합니다. 내가 이렇게해도 엄마가 나를 사랑할까? 내가 이렇게 해도 엄마가 나를 포기하지 않을까? 시험하고 또 안정감을 얻습니다. 아이와 진심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실 수 있다면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해보시면 좋겠어요. 시험, 공부, 이런 것들 빼고요. 아이의 마음에 대해서요. 그리고 마음 속 생각에 대해서요. 그리고 언제나 내가 너를 든든하게 지켜줄 거고,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믿음과 사랑을 먹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습니다. 아이가 지금은 오랜 기간동안의 어려움으로 당장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기다려 주세요. 부모가 믿는 만큼 아이는 자라고 꼭 돌아옵니다.
아이와의 관계 속에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도 자신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아이가 상담을 받는 것은 어떨지 아이의 의사를 물어보셔도 좋겠어요. 구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있으니 그곳에서 적절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실 거에요. 마카님의 마음이 점차 편안해지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Joojoo5235
일 년 전
아들은 더 힘들거예요.. 우울증은 지켜보는 가족도 힘들지만 껶고잇는본인은 더 힘들어요..
maum0712 (글쓴이)
일 년 전
아까 글 쓸때 입력이 잘 안되서 대충 쓰다 만건데 과연 전문가시라 핵심을 다 파악하섰네요. 너무 고맙습니다. 여러번.마음 관련 강연 책을 읽어 말씀하신거 다 머리로는 아는데 워낙 내가 부모한테 받은게 없다보니.애한테도 줄게.많지.않았나봐요. 평생 맘 한번 보듬어준 작 없는.부모였지만 난 그 분들 기쁘게 해줄려고.평생 노렦했는데 모든걸 다 받은 저 애는 도대체 왜 이럴까 하는 맘이 계속 들었던 것 같아요. 이 답글 보기전에 다른 분께.상담받았는데 샘의.답변 보니 눈물이 한없이 나옵니다. 상담 받고 싶네요. 아이는 상담 받으작 있지만 지금은 거부합니다
oo00oO0
일 년 전
아들은 부모를비추는 거울입니다 ㅎㅎ
maum0712 (글쓴이)
일 년 전
@oo00oO0 심보 한번 대단하십니다 자식이 있으면 그대로 본인 심보가 가겠네요 없으면 본인이 그대로 될거구요
frnw25
일 년 전
정말 마음아픈 사연이네요.. 부모라는게 늘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이지요. 하지만 아들은 아들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테고 그 사정에 너무 답답하고 스트레스받아하면 아들은 더더욱 마음을 닫을거예요. 약간은 아들에게서 멀어져서 본인에게 집중하는게 어떨까 싶어요. 가끔은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사람 마음을 열게하기도 한답니다. 더군다나 부모와 자식은 어쩔 수 없이 가까운 사이잖아요. 그리고 부모가 행복해야 자식이 행복하다는 말이 정말 딱 맞더라구요. 제가 우울증이 심하게 온 적이 있는데, 한참 어머님이 걱정이라는 명목하에 저를 바꾸려 들고 왜그러냐며 옭아맨적이있었어요. 그런데 어머님이 새로운 목표가 생기시면서 본인한테 집중하셨는데 그 뒤로 여유롭게 저를 대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처음으로 엄마가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 멋지다 라고 생각하고 동경하면서 자연스레 마음을 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우울증이라는게 아무래도 본인 스스로 밑바닥을 쳐봐야해요.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답답해만하면 아들은 억지로 수면위로 떠오르려고 하다가 진짜로 지쳐버릴거예요. 그렇게되면 나중에 바닥을 쳐도 쉽게 뛰어오르지 못해요. 아들의 실패를 존중해주세요. 물론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상담을 받아보게 한다거나 적당한 관심은 필요하겠지만, 이것 또한 아들의 선택이예요. 자식마음도, 부모마음도 이해되는 입장에서 써봤습니다. 글쓴이님이 먼저 행복해져서 그걸 아들에게 보여주길 바래요. 아들이 마음껏 불행도 맛보고 실패도 맛볼 수 있게 기다려주는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글쓴이님 자신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시고, 지금까지 정말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토닥토닥 해주세요. 수고하셨어요:)♡
maum0712 (글쓴이)
일 년 전
@frnw25 읽고 또 눈물이 왈컥 났네요. 많은 분들이 네 삶에 집중해라 애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라 등등 비슷한 조언을 주셨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그게 맞는건 확실한데 오랜 세월 나의 무의식을 이뤄온 세월은 실천을 어렵게 하더라구요. 도대체 애 마음은 어떤지 궁금했는데 경험해본 입장에서 써주신 글 아주 도움이 됐습니다. 이제까지의 나를 구성했던 익숙한 세계와 이별하고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할 때인 것 같네요. 조언 고마워요
herb87w
일 년 전
학교를 쉬고 아이 편하게 해주면 안될까요.. 원하는것을 물어 보세요 나도 아이를 키울때 힘들었는데 지나보니 그때 조금 더 천천히 아이 입장에서 편하게 해주지 못한것이 후회됩니다..
miso9703
일 년 전
남 얘기같지가 않네요..저는 이십대 중반 장녀 된 입장입니다. 어쩌면 질문자님과는 반대이고, 저를 기르느라 경력이 단절될뻔하셨던 어머니는 절 키워냈단 자부심으로 살아오셨습니다. 외가 식구들과 늘 마찰을 빚는 어머니를 보고, 제가 뭔가 산만하고 공부를 잘 못하면 미친 듯 화를 냈다가 또 미안하다고 안아주고, 내가 이리 힘든데 왜 너마저 나를 힘들게하느냐, 너한테 이러지 말아야하는데 미안하다. 하는 고백을 들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졌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저는 어머니와 저를 동일시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은 전부 어머니가 좋아하는 것이었는데 당시엔 그걸 몰랐고, 주위에선 화목한 가정이라고 어쩜 저런 딸이 있느냐며 칭찬을 아끼질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완벽하게 엄마 마음에 차진 못했지요. 그게 느껴질 때면 내가 잘해야지, 내가 힘들면 엄마가 힘들어. 내가 왕따를 당해서 엄마한테 하소연하면 엄마는 나한테 화를 내고 자기가 더 미안해 해. 우리 엄마는 너무 가여운 사람이야. 모두가 엄말 힘들게 하니까 난 그러면 안돼. 엄마 말을 들어줄 사람은 나뿐이야. 하고 엄마의 가치관을 그대로 복사한 듯한 인간이 되었지요. 주위에서 저희 엄마를 많이 부러워했습니다. 글쓴이분께서도 아마 당시의 저희를 보면 그러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결국 어찌저찌 대학도 명문대로 진학했고, 가족과도 화목한 관계를 유지했으니...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서 그대로 우울증이 왔습니다. 갇힌 사회인 고등학교가 아니고 갑자기 냅다 대학에 내던져져서 여태 믿어왔던 가치관이 뒤흔들리는 경험을 수없이 했으니까요. 변해가는 저를 역병 취급하던 어머니의 반응에 배신감을 느꼈던 것도 생생합니다. 나는 엄마 인형이야? 엄마가 나한테 최선을 다했으면 그대로만 자라야 해? 이것도 나인데, 엄마는 엄마 마음에 드는 딸만 엄마 딸이야? 정말 수없는 갈등이 있었습니다. 제가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거기서 벗어나려고 더 발버둥치고 더 날카롭게 굴었습니다. 공황발작 후 불안장애와 양극성 장애 2형을 진단받고 성인 adhd까지 진단받은 뒤 어머니는 '우리 애가 원래 그런 애가 아닌데 병에 걸려 그렇다'고 안심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무슨 기분이 들었는진 아직도 아리송합니다. 그렇게라도 받아들여져서 다행인지, 아니면 내가 '원래 그런 애'라면 갑자기 엄마 자식이 될 자격을 잃는 것인지. 지금은 전만큼 엄마를 나와 동일시하지도, 그렇다고 어떻게든 엄마를 동정하는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치지도 않습니다. 엄마가 제게 어떻게든 올인하고 퍼주려고 하면 그냥 타인 대 타인으로서 감사를 표합니다. (서운하실테니 그렇게 말씀드리진 않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엄마는 이런 제 모습에 제가 나아졌다머 기뻐하십니다. 우습기도 하지요. 그냥 엄마는 인형놀이 해, 나는 나대로 살게. 하고 생각하게 된 것뿐인데. 아직도 엄마의 인생을 떠올리면 이해가 되고 한숨이 납니다. 그리고 몇 번이고 죽고싶었던 나 자신을 떠올리면 그런 엄마를 아직도 가여워하는 나 자신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쩌겠나요, 우리 모두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중인 것뿐인데. 자식이라도 없었으면 죽었을지 모르는 엄마, 이렇게라도 나를 분리하지 않았으면 정말로 죽어버렸을지 모르는 나. 소통은 멀고 지난한 길이덥니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은 나이를 먹으니 더더욱 어렵고, 자식은 점점 대화를 포기하고 부모님의 앞에서도 사회생활을 하듯 처세술을 활용합니다. 이렇게 구구절절 말씀드린 이유는... 질문자님께서는 저희 모녀처럼 되지 않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위에 자기 부모님이 자신을 찾은 모습이 존경스러웠단 분이 계셨지요. 그게 긍정적인 케이스의 사연이라면, 저는 부정적이라면 부정적인, 현실과 타협한 케이스의 사연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 자녀는 부모로부터 독립합니다. 타인이니까요. 생떼같은 아이더라도, 목숨만큼 사랑했던 부모님이라도, 분리는 필요합니다. 그것이 너무나도 아쉽고 어렵로 고통스런 과정일지언정 필요한 과정입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가장 소통하기 좋은 때일지도 몰라요. 적어도 제게는 그랬습니다.
maum0712 (글쓴이)
일 년 전
@miso9703 작성자입니다 이렇게 길게 솔직하게 써줘서 고맙네요.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나랑 너무 다른 자식을 이만큼이라도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1년가까이 걸리네요. 이제 머리론 어느 정도 이해해도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에서 솟아오르는 불안 괴로움 안타까움은 늘 가라앉히는데 많은 에너지를 쓰게 합니다 답변자는 딸이라 그런지 지금 내 아들보다 내가 부모님에게 가졌던 감정이나 반응이랑 많이 비슷하네요. 그래서 일단 겉으로 보기엔 자기 삶을 열심히 살고 대학도 잘 진학했겠죠. 내가 애를 키우면서 정말 이해할수 없었던게 어떻게 자기삶을 돌보지 않고 더 낮게 하려고 하지 않는지 하는 거였어요 나도 다른 일에 바쁜 부모땜에 그 어떤 감정적 지원도 못 받았지만 그래서인지 더 내 삶을 더 좋게 만들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이런 갈망이 있었거든요. 아직도 순간순간 자기삶을 팽개친걱처럼 보이는 아이때문에 가슴이 무너져내리긴.하지만.다름다는것 나의 판단이 맞지 않을뿐 아니라 우리 둘다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계속 깨달으려 노력중입니다. 답글님은 지금 현명하게 엄마와 제3의 길을 찾은것 같네요. 지금.나로서는 답글님의 상태도 몹시 부럽습니다 아뭏든 고맙습니다
miso9703
일 년 전
@maum0712 부모님 입장이신 분들께 이해받는 경험은 항상 기쁘네요. 위안이 되실지 어떨진 모르겠지만 제 얘길 조금만 더 해볼게요. 저는 대학은 잘 갔지만 반복되는 불안장애 재발로 인해 중도휴학을 계속해서 학비를 두 번이나 날렸습니다. 양극성 장애 2형 환자는 갑자기 과도한 자신감이 넘쳐서 생산적이 되는 시기도 있지만, 그보단 더 긴 시기동안 무력감에 시달립니다. 저도 예외는 아녔어요. 침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구요. '내 삶을 좋게 만들고싶다'는 갈망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다 갖고있을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약의 도움이라도 받지 않으면 정말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내내 잠만 잘 수밖에 없을 때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자리에서 일어나서 씻고 당장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는 것이 제가 경주한 가장 필사적인 노력인 순간도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저희 부모님이나 다른 친구들이 '노력으로 극복하지 못할 일은 없다', '왜 충분히 절박하게 굴지 않느냐'라는 말이 한때는 정말 싫었습니다. (지금도 썩 좋아하진 않지만요ㅋㅋ) 명문대에 가기 위해 절박하게 살다가 병이 왔는데, 여기서 뭐 어떻게 더 절박하라는지, 계속 절박하다가 죽으란 뜻인지, 아니면 정말로 내가 마음이 나약해서 자기계발을 못하는 건지... 그리고 그럴 때 네가 외로웠구나, 너도 정말 열심히 살고 있었구나. 너도 무기력함을 어쩌지 못해서 많이 괴롭겠구나. 라는 말이 정말 도움이 되었어요. 어쩌면 아드님께서도 저처럼 많이 무기력한 상황이 아닐까싶어 말씀드려보았습니다. 사실 어쩌면, 정말로 별 생각이 없을 수도 있지요! 차라리 그런 상황이라면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정신이 건강한 상태라 가정했을 때 필요성을 느끼면 살 길을 잘 찾으니까요. 아드님께선 마카님 성에 차진 않더라도 충분히 제 인생을 잘 헤쳐나갈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실테니, 이제 아드님께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슨 도전을 해서 어떤 것을 배워나가고 싶어하는지를 소통해볼 때겠지요. 그렇지만 만일 아드님께서 저와 같이 무기력에 시달리는 상태라면... 경험자로서, 그건 절대로 아드님의 의지 박약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싶어요. 어쩌면 아드님은 누구보다도 삶을 더 잘 살아내고싶은데, 너무 막막해서, 지금부터 뭘 어쩌면 좋을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거대한 무기력에 잠겨있는 상황이실지도 모르겠다고 감히 조심스럽게 짐작합니다. 마카님 말씀처럼 저는 겉보기엔 자기 삶을 잘 사는 듯 보일거에요. 그렇지만 또 어떻게 보면, 만성적인 정신질환자이고, 친구들과는 대부분 연락이 끊겼고, 이제는 부모님 모임에 가면 그 자식들 중에 가장 나이는 많으면서 유일하게 백수인 자식이기도 해요. 인턴 경험도 없고 간신히 토익 학원이나 다니고 있죠. 그렇지만 저는 제 삶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제 속도는 부모님과도, 동기들과도 다르단 걸 인정하고 제 식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며 주위에도 계속 도움을 구하려 해요. 병원도 계속 다닐 생각이구요. 제 결점들은 제가 모자라고 노력을 덜 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들이 아니라 제 특징일 뿐이니까요. 저의 단점이 저라는 사람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도 않을 거고, 제가 마카님과 지금처럼 따뜻한 말을 주고받는데엔 어떤 장애도 되지 않을거에요. 마카님, 마카님께서도 감정적인 지원을 못 받으신만큼 살아오신 생애가 너무 힘드셨을 것 같아요. 저는 마카님을 잘 모르지만, 나를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의 절망과 고독이 어떤 것인지는 아니까요. 그런데도 내 삶을 더 좋게 만들어서 사랑받겠다고 결심하셨다는 그 마음이 굉장히 단단하고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마카님의 하나뿐인 아드님이잖나요. 저는 아드님 또한 충분히 마카님처럼 강인하게, 혹은 좀 더 부드러운 방법으로라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낼 잠재력이 있다 믿어요. 제가 마카님의 딸은 아니지만요, 만일 마카님께서 제 어머니라면 절 위로해달라고, 믿어주고 지지해달라고 부탁드리고싶을 것 같아요. 엄마가 감정적인 지지를 받은 경험이 없고 나도 엄마랑 너무 다르니 우리는 계속 부딪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