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쉬면서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좋을까요?
중2 때 공부에 미쳐 살다가 건강 한 번 잃은 후부터 부모님이 저를 과잉보호합니다. 힘든 일 하지 말라고 하고, 여자라서 세상 위험하니 어디 혼자 여행도 못 가게 합니다. 그래서 대학생 때 거짓말 하고 1박 2일 국내 여행을 한 번 갔다 온 적도 있었습니다.
이게 27살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집이 가끔 족쇄처럼 느껴졌는데 왜인가 했더니 부모님의 과잉보호가 원인이었습니다. 혼자 살고 싶다고 하니 30살이 되면 혼자 잠깐 살다가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십니다.
25살에 첫 직장 선배님들께서 진짜 귀하게 자랐다든가, 강아지를 일하러 보낸 느낌이겠다라고 하신 걸 이제 겨우 이해했습니다. 어쩐지 집에 있으면 눈치 보이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후에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 건 이것 때문일까요? 알게 모르게 부모님과 가족들의 눈치를 본 것 같습니다.
지금 첫 직장(공공기관)은 계약 만료로 퇴사하였습니다. 첫 직장에서는 제가 다시 일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퇴사 전에 받긴 했습니다만...
퇴사 후에 아무 생각 없이 아주 평온한 상태에서 '다시 거기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글쎄. 아니.'라는 답이 나옵니다. 최근 볼 일 있어서 직장에 갔는데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제가 거기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전 2주 동안은 첫 직장 생활 자기반성 하다가 자책, 자기비난으로 이어져 스트레스를 받은 적은 있었지만요. (제가 일 못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오히려 실업급여도 받을 수 있는 이 상황이 제게는 1년 동안 쉬면서 잘하는 일을 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처럼 느껴집니다. 미친 척 하고 혼자 몇 박 며칠 여행도 가고 다른 지역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공부도 하러 가보고 싶습니다. 사실 대학생 때 돈 모아서 해외 여행을 혼자 가보고 싶었는데... 돈 안 쓰고 그대로 모아 놓기만 한 게 후회됩니다.
과잉보호에서 벗어나기 위해 1년 동안 쉬면서 잘하는 일을 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안정성과 경력, 일 공부를 위해 직장으로 돌아가는 게 나을까요? 그 직장으로 돌아가면 안정성은 있지만 업무량이 많아 자기계발 할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해집니다.
퇴사 전의 제 계획은 안정적인 직업(좋아하는 일 중 차선택)을 가진 후, 하고 싶은 일을 위한 준비를 하다가 안정되면 퇴사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