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픈 사람이 상담사를 할 수 있을까요?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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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00see
일 년 전
마음이 아픈 사람이 상담사를 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상담 쪽으로 원서 4장을 넣은 고3 학생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남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을 좋아했고 실제로 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상담사라는 꿈을 키워왔고 상담말고는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는 친화력이 좋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다들 잘 웃고 이해심이 많은 친구, 혹은 학생이라고 알고 그렇게들 말씀하시지만 사실 엄격하고 보수적인 아빠의 가정폭력 수준의 폭언을 많이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그로 인해 사람을 좋아하지만 항상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아야만 했고 혼자 있으면 문득 나태한 제 모습에 자기혐오의 굴레로 빠져들어 죽고싶다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이런 제 모습이 보일 때면 '행복하지 않은 내가 과연 누군가를 위로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가정폭력으로 힘들다고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는 아이가 저에게 온다면 '내가 과연 그 아이에게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나도 이 악물며 버텼던 그 상황에 대한?' 이런 생각들을 정말 많이 합니다. 자존감도 낮고 무한 자기혐오에 빠져있는 제가 그 아픔들을 극복하고 상담사가 될 수 있을까요.? 상담사 분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부분들이 있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말씀 드릴게요!
트라우마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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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원 님의 전문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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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상담사를 꿈꾸는 마카 님께
#상담사 #진로 #우울 #걱정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류지원입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 님께서는 상담사를 오래도록 꿈꾸며, 많은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시며 학창시절을 보내셨네요. 학교에서는 친화력 좋고 밝고 잘 웃는 학생, 친구로 알고 있지만, 사실 마카 님이 보시는 스스로는 조금 다른 측면도 있으셨던 것 같아요. 사랑받는 것을 매우 신경 쓰고 있는 나, 자기혐오를 하는 나, 죽고 싶어하는 나... 이렇게 이상적이지 않은 내 모습을 볼 때마다 행복하지 않은 내가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을까,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이 온다면 그 사람을 위로해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 것 같아요.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마카 님의 사연을 읽어 볼 때, 혹시 마카 님께서는 행복해야만 상담을 할 수 있고, 남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실까, 하는 작은 의문이 들었어요. 마카 님께서 생각하시는 상담이란 어떤 것일까요? 상담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상담 교과서에서 이야기하는 '원론'이 있기는 하지만, 저 질문에 대해 100명의 상담자는 각자 다 다른 답을 내놓을 거에요. 다만, 보통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담'이나 '상담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보니, 마카 님께서 그 고정관념과 일치하지 않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실 때마다 내가 적절한 사람인가에 대한 걱정이 드시는 것 같습니다.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그러한 맥락에서의 걱정이라면 또 한 번 생각을 해 보셨으면 좋겠는 부분은, '상담이 좋아서 하고 싶은 것'인지, '상담을 잘할 것 같아서 하고 싶은 것'인지에요. 물론 둘 다 마카 님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을 수 있겠지만, 차분히 내 마음 속에서 무게를 재 보았을 때, 어느 쪽에 조금 더 무게가 가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진로를 선택할 때에 모두 고려해야 하는 요소에요. 다만, 내가 어떤 이유에 좀 더 치중해서 이 결정을 내렸음을 내가 알 때, 내 스스로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것은 상담을 함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구요. 상담의 기본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상담을 받고자 하는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고, 때로는 분석적으로, 때로는 단호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이야기를 듣고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로 인해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감정을 들여다 보고, 내담자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도 필요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상담자가 늘 행복하고, 늘 무조건적으로 좋은 말만 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구요. 상담자는 한 인간으로서, 하지만 전문성과 책임감을 다해, 진심으로 내담자를 만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카 님께서 걱정하시는, '사랑받으려 애쓰는 나', '아픈 기억이 있는 나'가 비슷한 주제를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잘 상담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아주 중요한 고민입니다. 대다수의 상담자들은 내가 인식하고 있는, 혹은 무의식적인 아픔이나 어려움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들도 개인상담을 따로 받습니다. 상담자도 인간이기에 취약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런 취약성은 온전히 내담자를 위한 만남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에요. 다만 개인상담을 통해, 내가 부족한 부분/취약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알게 되고, 그 부분을 자극하는 내담자를 만났을 때에는 좀 더 주의하고 신경쓰며, 때로는 나의 아픈 과거와 너무 연결되어 있는 어려움을 가지고 온 내담자는 더 적절히 도와줄 수 있는 다른 상담자를 연계시켜드리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카 님이 사연에 적어주신 고민에 대해서는 1) 내가 왜 상담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나의 마음을 온전히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고 2) 상담을 본격적으로 (보통 전문 상담가를 위해서는 학부 졸업후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고, 대학원 진학 시점부터 상담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배우는 시점부터 꾸준히 개인상담을 받아보시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꿈을 위해 오랫동안 달려오셨던 마카 님, 마카 님께서 가지고 계신 의문은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상담사가 되기 위해서 꼭 고민해 보아야 하는 아주 중요한 주제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주제들에 대한 의문이 생기실 정도라면, 마카 님께서 그동안 열심히 성실하게 꿈을 위해 달려오셨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이제 시작이니, 물론 다른 꿈으로 진로가 바뀌실 수도 있겠지만, 어떤 방향으로 가시던, 마카 님께서는 잘 해내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카 님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handh2011
일 년 전
마음이 평생 아픈 것도 아니고, 치료와 상담을 통해 나아질 수 있습니다. 열심히 치료받으면서 상담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면 됩니다
sunflower7788
일 년 전
저는 상담사는 아니지만 마음 아팠던 사람들이 상담을 배우고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을 들은 적 있어요.어쩌면 그만큼 공감을 잘 해서 그럴수 있지 않을까요..치료 잘 받으시고 많은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세요
i00see (글쓴이)
일 년 전
@handh201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요!
i00see (글쓴이)
일 년 전
@sunflower7788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