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아들이 아빠와 살겠다고 합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이혼|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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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아들이 아빠와 살겠다고 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반달돌칼
·2년 전
몇년을 힘들어 하다가 작년 여름에 이혼을 하고 아이들과(아들1 딸1) 경기도로 이사를 왔어요. 그 과정에서 큰아이가 좀 힘들어 하기도 하고, 가끔 정신이 이상해 지는거 갔다고도 했는데, 저는 좀 지나면 괜찮아 질 줄 알고, 지켜보기만 했었는데요. (실제로 아이는 학교 생활도 그런대로 잘 했고, 친구 관계도 나쁘지 않았어요. ) 나중에 듣고 보니 친구들과도 멀어질뻔 한적 있다고 하긴 했지만, 대체로 저와도 무난하게 지냈었거든요. 약간의 짜증같은건 사춘기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받아 주었고요. 하지만 그게 잘 못 이었어요. 좀 더 세심하게 보살피고 대화 하고, 필요하다면 병원이나 상담도 받으러 갔어야 했던 것 같아요. 혼자 조금씩 쌓아 두었던 감정이 폭발 했는지 아이가 주말엔 외할아버지 집에가서 자고, 주중엔 집에서 밥도 먹지 않고 말도 하지 않으며 지내다가 며칠전 아빠와 살겠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아이 맘을 돌이켜 보려고 노력했어요. 상담도 받게 하구요. 하지만 아이가 너무 강하게 요구를 했고, 결국은 아이 아빠에게 오늘 전화 해서 같이 살 수 있냐고 묻기로 했답니다. 아들이 아빠와 관계가 나쁘진 않지만, 아이 아빠 집에서 아이가 생활 할 수 있을까 걱정되고,(늘 바쁜 사람 입니다.) 만일 아이 아빠가 거절하면 어떻할지도 걱정 됩니다. 저는 나름대로 아이들을 위한다고 노력 했는데, 큰 아이의 반응은 너무 냉담 했어요. 아이들 아빠 직장 때문에 인도와 미국에서 살며 독박 육아로 정성들여 키운 아이들이고 이혼 과정에서도 충분히 설명 한다고 하고, 대화 한다고 했는데... 뭐가 잘못 된건지 모르겠어요. 아들은 내가 자기가 힘들때 '쌩깠다.'고 합니다. 저는 너무 마음이 아프고, 정말 잘 모르겠어요. 저는 신중하게 대처 한다고 지켜보고 기다렸는데... 그동안 나누었던 대화중에 제가 못 알아 들은게 있는거겠죠? 종종 엄마는 말이 안통한다고도 했었거든요 그게 이렇게까지 아들을 힘들게 했다니.... 미안하기도 하고... 어제 대화끝에 아빠만 허락 하면 그렇게 하자고 하니 무겁던 얼굴에 웃음이 번지더라구요. 오늘 아이 아빠와 통화를 하려고 합니다. 이혼을 결심 했을 때만큼 마음이 무겁고 내 삶이 엉망이 된 느낌 이예요. 매일 늦게 들어오고 아이들과 가끔씩만 놀러 다니고 했던 아빠에게는 아무 불만이 없고, 왜 정성들여 키운 저의 마음은 몰라주는지 서운하고 답답한 마음입니다. 딸과는 다른 아들의 반응이 너무 저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생각이 많고 예민한 아이라 본인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하는것 같고... (어제 대화중에 본인은 상공할 꺼라는 말을 갑자기 하더라구요.) 학업 스트레스와 가정상황이 아들을 힘들게 했겠죠? 제가 어떻게 행동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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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송주영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2년 전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해주세요.
#이혼
#아이양육
#사춘기
#존중
#지지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송주영입니다.
📖 사연 요약
작년 여름 이혼을 하면서 아이 둘을 마카님께서 양육하게 되셨네요. 그 과정에서 아들이 힘들다는 표현은 하였지만 그렇게 그게 강하게 표현되는 것 같지도 않았고, 상황적으로 별 탈 없는 것 같아 좀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두었는데 지금 와서 아이가 아빠와 함께 살고 싶다고 하면서 마카님께서 혼란에 빠지신 것 같네요. 독박으로 두 아이를 정성껏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의 이런 반응에 당혹스럽기도하고 섭섭하고 속상한 마음이 드실 것 같습니다.
🔎 원인 분석
결혼 생활 중 남편 분은 여러 가지 일들로 많이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가정에는 많이 소홀하였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해외생활을 하면서도 두 아이를 오롯이 마카님이 맡아 돌보면서 느끼셨을 외로움과 소외감, 고된 일상들이 그려지는 듯 합니다.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셨겠어요.. 그럼에도 아이들을 위해서도 그것이 옳은 선택일거라 생각하여 어렵게 결정하셨으리라 짐작됩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러한 상황들을 아이들에게 잘 설명하고 또 설명한다 해도 아이들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일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더더군다나 첫째 아이가 몇살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춘기 시기와 맞물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춘기때에는 가정 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내 몸 하나, 내 마음 하나 가지고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혼란스럽고 벅찰 때가 많지요. 더욱이 생각이 많고 예민한 아이라면 더했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리고 인도와 미국 등 어린 시절부터 해외로 이리저리 다녔던 경험 역시 아이들의 마음에 불안감을 주는 요소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이 자신의 입으로 '힘들다',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고 표현을 했다면 그것은 아이가 요청하는 sos였을 것입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사춘기라 그러는 거겠지 하고 넘어갔던 것이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나의 감정을 돌아보지 않는다고 느끼게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의 지금의 행동이 온전히 마카님 때문은 아닐 거예요. 아이도 많은 생각을 했을 거예요. 단순히 마카님이 내 감정을 무시했다라고만 생각해서 아빠와 살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겁니다. 아이의 말처럼 '성공하고 싶다'라는 소망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아빠라는 존재가 필요하다고 여겼을 수도 있구요.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께서 정성으로 돌보았던 아이가 지금와서 아빠에게 가겠다고 하는 것이 마카님에게는 배신감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실 거예요. 너무 서운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마치 내가 버려진 것 같은 마음이 드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생각하고 결정한 것은 아이가 '나도 내 생각이 있어요. 엄마아빠가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혼했듯이,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요."하는 표현으로도 보여집니다. 청소년기에는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선택하고 결정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그런 과정이 있어야 또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고, 그것을 토대로 앞으로 아이가 성장해가면서 실패와 성공에서의 경험치들을 건강하게 쌓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존중해 주세요. 이혼과정, 누구와 살지 여부 등을 아이 스스로 내렸던 결정이 아니였다면 이 부분에 대해 아이는 계속해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바쁜 아빠와 같이 살면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그 때 되어서 아이가 선택한 것에 스스로 경험을 해보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엄마 된 마음으로 걱정이 되고, 속상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아이의 의사를 들어주고 그게 부당한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엄마가 너가 힘들었을 때 미처 알지 못하고 너의 감정을 잘 몰라줘서 미안해. 엄마도 아빠와 헤어지고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 그렇다고 너를 생각 안했던 게 아닌데 00이의 마음이 그렇게까지 힘든지를 미처 발견을 못했던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 "너가 그것이 맞다고 생각이 든다면 너가 선택한대로 해도 괜찮아. 아빠가 괜찮다고 하면 아빠와 함께 살아도 괜찮아. 근데 아빠와 생활하다가 힘이 들거나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엄마에게로 와도 돼. 엄마는 언제나 널 기다리고 있을께." 이러한 메시지를 주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아이도 존중과 배려를 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나도 생각이 있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인정을 받고 싶은 것과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마카님의 무너지고 괴로운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아이가 아빠와 생활한다고 해서 아이를 완전히 잃는 것도, 빼앗기는 것도 아니예요. 아이는 그저 내 아들이고, 하나의 존재입니다.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해주면서 언제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엄마에게서 안정감을 느끼고 언제든 엄마에게로 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마카님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셨기를 바랍니다. 상담사 송주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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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wberryrain
· 2년 전
에구…. 저희집도 아들이 고1이고.. 사실 저희집 아들은 아빠와 관계가 아주 좋은 것도 아닌데 이혼 자체에 거부감이 있더라고요. 제가 심각하게 아이들과 이혼에 대해 이야기 나눴을 때 작은 아이인 딸 아이는 본인이 이쪽 저쪽 눈치 보는 것도 힘들고 엄마가 이런 대우 받고 사는 걸 보는 것도 힘드니 본인 신경쓰지 말고 이혼 하면 좋겠다 했어요. 하지만 아들은 다른 반응 이더라구요. 선택은 엄마의 몫이니 존중은 하지만 솔직히 본인 입장에서는 남보기 창피하다는 이야길 하더라고요. 음… 그럴 수 있다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머리 큰 자식들은 동성의 부모가 더 필요 한것 같습니다. 이왕 마음편히 지내시려 이혼 하셨으니 마음 편하게 아들 보내주세요. 이혼이야 어른들 마음대로 했지만 그 이후의 아이들 선택은 따라주셔야 아이들에게도 공평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