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부담감 때문에 죽고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자살|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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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부담감 때문에 죽고싶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littlewhale05
·3년 전
올해로 열일곱살인 고1 여학생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곧잘 해왔어요. 200명 중에 전교 1~5등은 안정적으로 했었고, 그만큼 부모님의 기대치도 높아졌습니다. 사실 학업 스트레스는 중학교때부터 있었어요. 손목은 너무 티날 것 같아서 손등에 자해한 적도 있고요. 다만 성적만큼은 잘 나왔으니까 억지로 위안하고 참으며 지냈던 것 같아요. 엄마 아빠는 대놓고 공부에 대해 잔소리한 적이 없었어요. 오히려 터치를 아예 안 하는 수준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그냥 제가 잘해서 할 말이 없던 것 뿐이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첫 시험을 너무 긴장해서 망쳐버렸었는데 은연중(이라고 본인들은 생각하지만 그냥 대놓고) 드러나는 부모님의 실망감이 절 너무 죄책감 들게 했고 그 경험이 아직까지 트라우마로 남은 것 처럼 무거워요. 저는 어릴 때부터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그 경험 이후에 '완벽하지 못함'에 대한 강박이 생겼어요. 물론 부모님과는 싸워가면서 충분한 대화로 풀었지만요. 시험공부도 항상 일주일 정도의 촉박한 시간에 시작했고, 수학 공부는 너무 하기가 싫어서 시험 전날 한시간만 공부한 적도 있었습니다. 완벽하게 하지 못할 게 두려워서 미루고 미루는 버릇이 생긴 것 같아요. 물론 이럴수록 상황은 악화된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처럼 조절이 안 되고, 집중력은 계속 떨어졌어요. 이게 반복되니까 그냥 일상이 우울하고 무기력해졌어요. 하루는 독서실에 하루종일 틀어박혀 있다가 서러워서 운 적이 있는데, 그 뒤로 오늘까지도 계속 지내다가 문득 우는 날이 많아졌어요. 울면서도 시험 앞두고 무슨 시간낭비냐는 생각이 들고, 그런 생각을 해야하는 스스로가 미워요. 공부가 정말 너무 안 되는 날에는 차라리 체력 보충을 하자고 잠자리에도 누워봤지만 시험날, 아니 그 이후가 두려워서 새벽 다섯시까지 혼자 울다가 지쳐서 잠든 날이 많았어요. 시험을 6일 앞두고 있는데 오늘은 심한 감기몸살까지 걸려서 조퇴도 했고요. 병원에서는 최근에 크게 스트레스 받은 일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아픈 것도 서럽고 그냥 다 싫증난 것 같아요. 미래를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언제 올 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저를 죽여가는 게 너무 비효율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해서 미래를 없애버리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살고싶지 않은 게 아니라 죽고싶어요 그냥. 평소와 같게 행동하는 제가 이런 생각 하는 거 진짜 아무도 모를텐데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싶기도 하고 모두가 알게 죽고싶기도 해요. 물론 학생 수만명이 자살해도 바뀌지 않는 엿같은 나라지만 저의 죽음으로 내 사촌동생들은 나와 같은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길 바라요. 만으로 열여섯, 한창 어리고 예쁠 나이에 죽음을 계획해야 하는 제가 너무 불쌍하지만 하루 종일 죽지 않아 살아가야 할 제가 더 안타까워서 죽음을 바라요. 한때는 저도 학업 스트레스로 죽을 바에야 공부 때려치우고 사는 게 낫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겪어보니까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 마음에 걸리는 건 죽을 때의 고통과 부모님, 친구들 딱 세개 뿐입니다. 온갖 자살 방법을 찾아보긴 했는데 미성년자라 한정적인 면도 있고 무엇보다 스스로 죽을 용기까지는 아직 안 나요. 특히 부모님한테 드는 감정은 좀 묘해요. 내가 죽으면 후회하면서 미안해할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사랑하는 내 엄마 아빤데 내가 먼저 죽으면 너무 괴롭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정말 가끔은 엄마 아빠가 고통없이 먼저 죽어벼렸으면 좋겠어요. 그럼 그 다음 내가 죽으면 좋을텐데. 또는 사랑이 아니라 양심의 이유로? 미안하기도 합니다. 나 키운다고 들인 돈이 얼만데 공중분해를 시켜도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ㅎㅎ 저는 무교지만 만약에 사후세계가 있다면 제 삶의 이유를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왜 나를 강제로 태어나게 했는지, 왜 대한민국의 학생으로 살게 했는지. 사람을 몇만명씩 학살한 쓰레기였어도 좋으니까 벌에 대한 이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요. 너무 주저리주저리 적어서 죄송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들다슬퍼의욕없음불안해실망이야불면우울해괴로워학업속상해성적무서워불만이야자살걱정돼스트레스받아호흡곤란답답해혼란스러워두통스트레스어지러움불안신체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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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e47
· 3년 전
한번씩은 옛날 사진 보는거는 어떨까요? 왜요 우리 옛날 사진들을 보면 물론 다른 표정도 있지만 항상 치즈 포즈하고 밝게 웃는 사진들이 있잖아요. 거기에서는 참 다양한게 담겨 있는거 같아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웃었던 자신, 또 그리고 그걸 찍어 주신 부모님. 왜 부모님들은 그런 사진을 찍었을까요? 사진이라는게 그때 너무 행복했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 찍는거잖아요 아무래도… 사진첩을 보시면 자식들이 공부하는 장면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다 웃는 사진으로 채워 있을거에요. 그 웃는 모습을 죽을 때까지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서 부모님이 사진을 찍었다고 봐요 저는. 그리고 또 그걸 볼때마다 자신들이 행복해지니까… 자식이 행복하게 지내는게 부모님한테 행복해지고 또 그게 부모님들의 삶의 목표니까…부모님들은 절대로 자식이 위축해 있는 것을 바라지 않아요… 글쓴이님이 아무래도 부모님의 실망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계신거 같은데… 무례한 말이지만 저는 오직 자식이 나중에 불행하고 행복함이 없어질까봐 그런 반응을 보이신거 같아요. 글쓴이님한테 실망하신거는 절대로 아닌거 같아요. 인간들이 살아야 할 목적은 행복함 때문인데 쓰니님 부모님의 행복함은 오직 쓰니님한테 오는데, 어떻게 실망을 하시겠어요… 그리고 저도 쓰니님처럼 고1 학생이라서 시험 때문에 부담감이 너무 큽니다… 막상 점수도 잘 안 나오면 구석에서 짜져 있어서 울곤 합니다…그럴때마다 옛날 사진들을 보는데, 거기에서 시험보단 더 중요한 삶의 목표가 있다고 항상 느껴요. 가족 즉 행복함의 요소요. 저는 시험을 잘 치르는 것 보단 지금 빨리 어른 되서 결혼하고 부모님의 입장에 있고 싶거든요. 부모님이 되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빨리 가지고 싶어요. 사진첩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자식과의 행복했던 추억을 빨리 쌓고 싶어요. 혹시 쓰니님도… 지금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것 보단 빨리 부모님이 되서 이러한 행복함을 느끼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아님 저랑 달리 새로운 삶의 목적을 찾아 자신을 행복하게 먼저 만드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긴글 써서 죄송합니다… 행복해지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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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eonga
· 3년 전
욕심많은 부모밑에서 학업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까지 겪었어서 공감이 돼요.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때 생긴 완벽주의를 아직 극복하지는 못했네요ㅎ노력중이에요.. 공부를 하는 이유가 부모때문이 아니었음 좋겠어요. 실망을 하든말든 그건 부모의 감정일 뿐이에요. 글쓴님이 책임질 필요도. 죄책감 가질 필요도 없어요. 자신만 생각하시길..부모는 결론적으로 자녀가 뭐로든 먹고살면 만족합니다. 자신의 인생이잖아요. 저도 고등학생 때 죽을생각만 했을 때가 있었는데 내 인생이 아까워서 이악물고버티니 지나가지더라구요..지금 생각해보면 버티길 잘했단 생각들어요 글쓴님도 잘 이겨내셨음좋겠어요. 나중에 돌아봤을때 저처럼 버티길잘했구나 싶을 때가 올거라 믿어요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