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24살. 4월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장례식]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444B
·3년 전
저의 24살. 4월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 처음이라서 그런가 이상하게 매일 떠올라요. ...생각해보면 할머니랑 그렇게 친했던 것도 아닌데, 아니 사실 친하긴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마지막 가시는 길도 못 보고 그냥 가셨거든요. 못 봬서 괴롭다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관에 들어가기 전, 노랗게 뜬 얼굴의 할머니 모습이 생생하네요.. 콧구멍에 솜이 들어가 있고, 관에 넣으려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팔을 굽히는데 잘 안 굽혀졌던 게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가시는 길 국화꽃으로 배웅하고, 버스를 타고 화장터에 갔어요. 가마에 들어가셔서 뼈채로 나오셨고, 할머니의 이빨에 관련한 임플란트가 뼈보다도 멀쩡하게 남겨져 있더라고요. 뼈가 분쇄기에 갈려서 유골함에 담겨 나오시는 걸.. 그대로 봤어요. 그리고 버스를 타고 가족묘에 매장해드렸습니다. 아직까지 어제 일처럼 생생해요. 사람의 시체도 처음 보고, 그게 가까운 사람의 시체였다는 것도 처음이고.. 가시는 길 만져서 체온을 나눠주라는 말에, 무서워서 차마 체온도 나눠주지 못한 게 떠올라요. 누군가의 장례식, 내 가족의 장례식. 그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래도 장례식장에선 울지 않았어요. 남몰래 눈물 조금 흘리긴 했어도. ....장례식장은 무서워요. 그렇다고 할머니의 육신을 안 볼 수도 없잖아요. 다음에 또 가족이 죽으면 그 모습을 눈에 담아야 하는데, 두려울 거 같고.. 내가 시체를 만질 수 있을까 걱정되는 그런 감정입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Nabbo
· 3년 전
안녕하세요. 저도 지난 6월에 처음으로 외할아버지를 보내드린 또래예요. 위로가 될 지는 몰라도, 저랑 굉장히 비슷한 이야기가 보여 살짝 달아봅니다. 아직도 가까운 누군가가 죽는다는 것, 그 누군가의 숨이 멎은 모습을 보는 것, 그를 기리기 위해 진행되는 장례식도 굉장히 무서운 게 사실이에요. 저도 계속계속 할아버지가 계시던 집에 지내면서도 계시지 않는게 실감이 안남과 동시에 눈감은 할아버지의 차디차게 굳어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그러니 무서운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가까운 가족이었으니까요. 처음 겪는 것이니 더욱 충격도 큰 것도 한 몫 할테고, 앞으로 우리는 말씀대로 몇 번이고 더 겪게 되겠죠. 두렵고 무섭고 슬프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겪으며 익숙해지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벌써부터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죽을만큼 괴로워하던 어머니를 본 후로 부모님을 떠나보낼 생각이 들어 걱정이 앞서지만, 할아버지를 묻어드릴때 무교인 저에게 스님께서 해주신 말이 있어요. 보호자의 입장에서 외출하려 할 때 가지말라고 울며 매달리는 아이를 두고 가려 하면 너무 걱정되고 미안해서 떠나기도, 나가서도 온종일 마음이 찧이지만 아이가 웃으며 잘 다녀오라 보내주면 마음 편히 외출을 할 수 있다는 말이었어요. 아직 누군가의 보호자여본 적은 없지만, 그 말이 정말 깊게 마음에 남았어요. 비록 보게 될 것은 우리 입장에선 소중한 사람의 시체겠지만, 결국은 보내야 할 우리 가족이니 괴로워도 가는 길만은 편하게 가시도록 빌어주고, 온기를 나눠주어야겠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무서워서 할아버지를 막 보내드릴땐 무서워서 짧은 온기 한 번 나눠드리지 못했거든요. 글쓴이분 입장에선 위로가 맞나.. 싶으실 수도 있겠지만.. 그냥 제 경험으로 짧은 글 남겨봅니다. 같이 힘냈으면 좋겠어요. 할머님분도 좋은 곳 가셨기를 바랍니다.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