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가 없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자살|전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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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가 없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llamainthesea
·3년 전
십대 때부터 자살사고가 심했습니다. 사춘기라서 그런가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삼십대 초반인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안 좋을 때는 하루에 수백 번도 생각하는데 이미 자살사고가 뿌리깊게 습관화된 것 같아요. 조금만 불안하고 우울해져도 자동적으로 자살하는 상상을 하는데 방식도 매번 다릅니다. 이십대 때는 열심히 살았어요. 우울감과 자살사고는 항상 있었지만 그래도 꿈이 있고 목표가 있어서, 대학도 열심히 다니고 다양한 경험도 하고 많은 사람도 만나보고 혼자 힘으로 외국에서도 거뜬히 살아내 보고. 소위 말하는 ‘작은 성공’이라는 경험도 많이 쌓았고 자기효능감이 있는 편입니다. 이십대 때 품었던 꿈은 현실의 벽에서 무너졌지만 세상과 타협해서 나름대로 전문직이라 할 수 있는 직업도 가졌고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나 상사도 다 좋은 사람들이고 주변에 저를 아껴주는 좋은 친구들도 많아요. 어려서부터 항상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편이었고 제가 어른이 되어서 잘 살리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삼십대의 저는 어린 시절의 제가 생각하던 것보다 잘 해왔고 괜찮은 삶을 살고 있어요. 이걸 깨달았을 때는 기뻐야 하는데, 그걸 알고 나니 도리어 희망이 없어져서 매일매일 점점 더 우울해지고 점점 더 죽고 싶습니다. 이미 제 인생에서 좋은 일은 다 일어났고 이것보다 더 좋아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아무리 잘해낸다 해도 현상유지 정도일텐데 이런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십 년 뒤에도 이렇게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지금 당장 죽어도 아무 미련이 없습니다. 스스로에게 삶의 의욕을 일으켜 보려고 마흔까지만 살아보고 그래도 여전하다면 죽자, 그때까지는 시한부처럼 열심히 살아보자라고 생각도 해 보았지만 며칠 안 가더군요. 몇 년 더 기다려서 뭐하나 싶어요. 예전에는 자살에 대해서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어떻게 죽을지 수단도 찾아두었고 뒷정리도 어떻게 하고 가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그냥 살 이유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그것만 있으면 행복도 찾을 수 있을 것 같고요. 어릴 때부터 삶과 죽음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해보았고, 실존주의 철학에도 빠졌었는데 결국 삶의 의미라는 건 없다고 귀결되더군요. 가까운 사람에게 이야기하니 너만의 이유를 찾아보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이제 그렇게까지 할 의욕도 들지 않습니다. 억지로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거나 아이를 만들고 싶지는 않고요. 왜 그렇게 열심히 삶의 이유를 찾고 만들어야 되나, 그냥 죽는 게 편하겠다 싶습니다. 살 이유도 없고, 죽으면 안 될 이유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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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byeee
· 3년 전
저는 꿈도 꿀 마음의 여유도 없었어요.. 원인은 생각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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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father
· 3년 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시군요. 변화는 새로운 의욕을 만들어드릴꺼에요. 모든걸 다 내려놓고 혼자 가방매고 멀리 떠나보시는건 어떠세요? 아는사람이 아무도 없는곳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떠나서 거기서 지내며 그곳에 사는 사람구경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마시고 혼자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지요. 직장이나 미래 따위 모두 접어두구요. 답변하면서도 어렵네요. 다만 한가지 확실한건 삶의 이유를 찾기보단 자신을 사랑할 방법을 찾는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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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amainthesea (글쓴이)
· 3년 전
@byebyeee 원인은 ..catfather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자기애가 없는 것 같고 부모님에게 제대로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랐거든요. 혼자 생각을 많이 해서 이유는 알겠는데 이제 그걸 해결할 의지도 기력도 없어졌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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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amainthesea (글쓴이)
· 3년 전
@catfather 여행은 최근에도 다녀왔는데 마음이 비워지고 참 좋았어요. 근데 다녀온 이후에 후폭풍이 심해서 우울감은 더 심해졌네요.. 말씀하신 대로 저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몇 년째 계속 실패하니까 의욕도 사라지네요 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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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byeee
· 3년 전
맞아요. 저도 그렇고 부모과의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아서 같아요. 시간이 지난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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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amainthesea (글쓴이)
· 3년 전
@byebyeee 맞아요. 부모 탓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데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말씀대로 시간이 지난다고 전혀 나아지지 않고 연애를 해도 소용없더라고요.. 취미활동이니 뭐니 많이 해봤지만 다 소용없었어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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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byeee
· 3년 전
그래도 저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 그래도 어느정도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데.. 물론 그렇게 되어보질 않아서 모르는거지만.. 그렇게 되는건 기적과 같은 일일테니.. 결국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은거더라구요. 그렇게 매일을 기적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보내곤 한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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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amainthesea (글쓴이)
· 3년 전
@byebyeee 경제적인 건… 돈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은 게 사실이지만 심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주변에 정말 잘 버는 사람들도 있고 다이아몬드 수저랄 만한 사람도 봤지만 마음의 병은 다들 있더군요…. 휴 힘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