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범한 고3입니다. 오늘도 얼마 남지 않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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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Rroot1234
·3년 전
저는 평범한 고3입니다. 오늘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주절주절 털어놓는 얘기가 웃기겠지만 들어주세요. 저는 이번에 수시 원서를 다 쓰고 수능 공부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내신 공부는 정말 열심히 해왔고 그만큼 매번 성적이 오르는 그 재미에 빠져서 별 생각도 없이 공부만 해왔던 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없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학교에서 제게 기대를 걸 만큼 성적이 많이 올랐고 그때까지만 해도 그 관심이 정말 기뻤습니다. 그런데 원서 접수 시즌이 다가오고.. 자소서를 쓸 때 깨달았습니다. 난 정말 어떤 목표도, 바라는 바도 없이 현재에만 집중해 살았다는 것을. 항상 막연한 미래가 두려웠기에 외면만 하고 있었던 거죠. 너의 진로와 열정으로 입학사정관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글을 써라! 이런 이성적이고 방법론적인 문구들이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저에겐 진로고, 원대한 꿈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철저한 이기주의자라 남들과 딱히 도움을 주고받은 것도 없고요. 한편으로는 공부까지 하면서 그런 것도 챙긴 친구들에 비하면 게을러터졌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출은 했지만 혼자 허우적대다가 주변에서 도움도 많이 받았고, 솔직히 실패한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여지껏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타의적으로 살아간 스스로에게 실망했습니다. 이제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난 아무것도 못한다는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내가 대학이라는 허울 좋은 목표에 내 시간, 멘탈, 수면, 체력 이런것들을 다 갈아넣어가며 고생고생을 해야 하는지, 뚜렷한 목적성도 없습니다. 다행히 하고 싶은 일은 있습니다. 소설을 쓰고 싶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정말 이상적인 활동이지만 이 꿈이라도 있어서 그나마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가 집중해야 하는 상황과(심지어 이것도 제대로 안되어감) 하고 싶은 것이 괴리가 생기니 힘든 걸까요? 게다가 뭐든 하는 족족 다 실패하니 요즘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졌습니다. 그래서 요새는 다 던져버리고 먼 오지로 여행을 가는 것이 유일한 소망입니다. 회피에 대한 자책도 커지고, 요즘은 책상에 앉으면 앉자마자 눈물부터 나옵니다. 오늘도 한심스럽게 두 번 연속 학원 화장실에서 울다가 결국 집에 왔습니다. 다 쓰고 보니 정말 흔한 고3스트레스에 불과하네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고3이라는 단어 하나에 모든 스트레스와 고통이 합리화되는 것도, 뭉뚱그려지는 것도 안좋더라구요. 각자마다 내밀한 아픔이 있는건데 그걸 고3이라는 단어 하나로 일반화시키는 거니까.. 그냥 그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랄 뿐입니다.
불안해무기력해공허해의욕없음질투나우울해혼란스러워괴로워외로워우울불안스트레스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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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oot1234 (글쓴이)
· 3년 전
@!8eb9e05cc054d45fa8a 고마워요. 같은 수험생인가요? 날씨도 쌀쌀해지고.. 큰 파도가 연속으로 밀려와서 지친 상태지만 내가 미래에 하고 싶은 것들,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되짚어보면서 버텨보려구요. 마카님도 같이 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