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정신병 진단을 받고 싶지 않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우울증]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더 이상 정신병 진단을 받고 싶지 않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star00772288
·3년 전
전 30대 초반의 어른이에요. 정말 어른이죠. 사회에서 어른으로 인정한 지 벌써 10년이 지난 어른이요. 근데 제 마음에도 아직도 크지 못한 어린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가 몇 살인지 가늠도 안 가네요. 부모님의 불화 이혼 가정 내에서 발생되는 소외 왕따 가난 학교 내의 부적응 15살 때부터 정신과를 다녔어요. 아침마다 울고불고 등교 거부가 심했어요. (놀랍게도 학교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왕따도, 학교 폭력도 아니었죠.) 그래서 엄마가 절 끌고 정신과를 갔고 우울증 판정을 받아요. 단 한번의 정신과 방문으로. 엄마는 제게 나을 것을 강요했지만 약 섭취는 금지했어요. 또한 병원도 한 번 가면 됐다고 했죠. 전 그렇게 멈췄어요.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우울증이 심해졌고, 대학생이 되어 더더욱 심해졌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는 제 몸에 해를 가할 때도 있었어요. 전 집에서의 골칫덩이가 되었어요. 너만 있으면 집이 시끄러워진다. 네가 집에 안 들어오면 좋겠다. 결국 전 거의 가족들과 연락 단절을 하다시피 하며 도망치듯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술에 맛이 들린 거죠. 이성과 노는 것에도 맛이 들렸어요. 몸에 해를 가하고, 어떻게 하면 세상을 등질 수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죠. 하루 소주 2-3병은 기본이었죠. 일주일 5일은 술과 함께였어요. 당연히 회사에서는 눈총을 받았죠. 그런 술자리에서 만난 이성들과는 제대로 된 만남이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전 그들에게 이유없이 매달렸습니다. 폭력을 당하고, 욕을 먹어도 그들을 붙잡았어요. 참 어려운 시간이었어요.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정신과를 다시 다녔고 알콜중독 진단을 받습니다. 이 때 전, 너무 망가져있었어요. 몸도 마음도 산산히 부서져있었죠. 가족들은 제게 미안하다고 했어요. 하지만 이미 부서진 그릇에 미안하다고 하여서 그릇이 원상태로 돌아가진 않죠. 제가 딱 그랬습니다. 심각했어요. 결국 응급실도 몇 차례 실려가고 힘들었습니다. 가족은 더 이상 제게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죠. 다 힘들었다. 넌 그럼 그 어렸을 때부터 힘들었다는거냐, 이제와서 어쩌라는 거냐. 너만 죽고 싶은 거 아니다. 그러면서 제 진단명은 추가, 추가, 추가... 현재는 경계선성격장애 양극성정동장애 알콜중독 이지만 진단명이 아닌 00사고/00충동 등의 문구들도 함께 있죠. (구체적인 단어는 작성하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늘리고 싶지 않은데, 요즘 숨 쉬는게 너무 힘들어요. 심장이 조이는 것 같고 식은땀이 나고 조금 지나면 다시 나아집니다. 공황장애...? 제발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그럴 거 같아 병원을 안 가고 있습니다. 두통에 시달려 신경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뇌/경추 CT MRI MRA 뇌파검사 등 종류별로 했지만 병은 없었습니다. 결국 정신과로 다시 왔죠. 계속 소화가 되지 않아 구토하는 증상이 있어 내과도 여러 곳 갔고 내시경도 했습니다. 결과는? 이상 없음. 결국 정신과로 다시다시 왔죠. 네. 답을 알고 있지만 답을 말하기 싫습니다. 제가 어찌 해야할까요. 이런 정신병 수집가인 저에게도 희망이 있을까요. 희망? 참 아득하네요. 누구 하나 제대로 믿지 못 하고 병원쌤도 상담센터쌤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 하고 계속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나를 알아 달라고 구걸 하는 제 모습이 너무 싫네요. 결국 이 글에서도 나 좀 구해달라고 빌고 있네요. 너무 참 지루한 삶이에요.
지루해슬퍼공허해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PersonC
· 3년 전
원래 여기가 자기 이야기 털어놓는 곳인걸요 :) 이렇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저는 그래도 좋은 것 같아요. 서로 위로도 주고받고 힘을 얻기도 하고요. 제 인생 경력이 너무나 짧아서 별로 의미있는 말을 해주지 못해서 안타까워요. 정말 고생도 많이 하고 힘들게 사셨네요. 그런 경험을 겪으면서 여태까지 얼마나 부단히 살아왔을지 짐작이 가지 않아요. 어려운 시간을 많이 보내고도 아득하지만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오히려 제가 위안을 얻게 돼요. 구조요청 좀 하면 어때요? 누구나 힘들면 그렇게 돼요. 사람은 원래 서로 돕고 사는 거구요. 이야기 공유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이곳에서 괜찮은 답변 받고 좋은 영향 받아가셨으면 좋겠네요. 지루한 일상에서 삶의 활력소를 찾을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