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의지박약인걸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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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지박약인걸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mulpadal03
·3년 전
안녕하세요 수능 준비중인 고3입니다. 새벽에 정신없이 적는 글이라 두서없고 조잡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원하는 길이 있었어요. 수시로 대학을 가고자 죽을만큼 열심하는 제가 보기에도 아니지만 그럭저럭 원하는 대학을 노려볼만큼 생기부에 나름 든든히 쌓았구요. 이제 남은건 수능 최저를 맞추는 것과 면접을 잘 보는 일입니다. 면접은 모두 12월에 몰려있어 현재는 수능준비에 몰두하고 있는데,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공부에 집중하기가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하루 평균 공부량이 못해도 5시간, 집중하면 8시간이었는데 요즘은 30분도 집중하기가 힘들어요. 뽀모도로인가. 그렇게나마 억지로 공부를 하고 있기는 한데 이게 뇌로 들어가는건지 코로 들어가는건지 모르겠어요. 계획을 세우기는 하지만 계획 중 1/4는 항상 못 끝내요. 그냥.....눈 앞에 보이니까 하고, 시키니까 하는..그런 느낌이예요. 이런 직업이 좋다, 저런 직업이 좋다, 하시는 주변 어른들의 조언 아닌 조언도 전부 꺾고 2년 반을 뚝심있게 제가 원하던 과에 가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했는데 이젠 제가 그 분야를 정말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실은 그냥 돈을 많이 벌고싶은거 아닐까? 그저 그냥 적당히 공부하고 전문대 간호학과에 들어가 몸은 힘들더라도 돈은 많이 받고 지내는게 낫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부모님에게 말씀드려도 언제나 돌아오는 것은 전문대는 안된다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제 기분과 상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건조한 답변뿐이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기대보려고 해도 공부쪽으로 가는 친구가 아니라 제 이야기엔 조금도 공감을 해주지 못합니다. 나쁜 뜻이 아니라, 그 친구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제가 이런 얘기를 털어놓으면 어떻게 위로를 해줘야 하는지 몰라하는 바람에 저도 그 친구도 너무 힘들어합니다. 차라리 안길 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그 친구는 멀리에 살게 되어 수능이 끝나기 전까진 만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같은게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사실 이게 우울증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물을 잔뜩 먹은 이불에 천천히 짓눌리다 결국엔 땅으로 꺼져버리는 느낌을 자주 받곤 하게 되었고, 작은 일에 화를 내고, 매일 밤 남자친구와 전화를 하다가도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평소에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나 자신이 이젠 정말 돼지에 모지리같은 멍청이로밖에 보이지 않고, 피곤한데도 잘 수가 없어 밤을 새는 일이 잦아지고,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멈춘 자해도 점점 긋고싶다, 차라리 몸이 아프고 싶다, 라는 충동적인 생각에 휩싸입니다.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우다 늦은 밤에 잠들고, 7시 전에 일어나 결국 학교에서 졸아버리고.... 결국엔 정말 중요한 시기에 공부에 집중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이런 저 때문에 착하고 절 언제나 사랑해주는 남자친구가 너무 힘들어합니다. 자기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너무 미안해해요. 제가 빨리 괜찮아져야 이 아이도 맘을 놓고 절 기다려줄텐데 말이죠.... 이게 대체 무슨 증상인가요? 길어진 수능 준비 기간에 단순히 슬럼프가 찾아온 것일까요. 다른 친구들은 다 하는데 왜 저는 이럴까요. 저 의지박약인걸까요? 도와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무기력해공허해슬퍼두통불면괴로워답답해불안해혼란스러워강박의욕없음우울해스트레스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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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ony
· 3년 전
아니여 글쓴님 의지박약 아니에요! 정말 열심히 하셨고 지금도 열심히 하고 계신것 같아요! 그저 글쓴님이 조금 지쳐보이세요! 의지박약이라고 생각하시지 말구 조금 지쳤다는 생각이 든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해주세요!! 쉴때도 잘쉬는 사람이 일도 잘하더라구요!! 글쓴님께서 우선 생활패턴도 조금 꼬이셔서 스트레스 받느라 집중도 잘 안되는데 몸까지 피곤해져버리니 효율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네요ㅠㅠㅠ 휴식과 수면 충분히 취해주세요!! 그리고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글쓴님 스스로 원하는 바가 있고 그것을 잘 알고 실행하고 계시다는건 정말 대단한일 이에요!!! 저도 제가 학창시절부터 원하는게 있었지만 부모님의.심한 반대로 하지 못했는데 10년이 더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엄마아빠 뭐라하든 걍 밀고나갈걸..십수년이 지나도록 후회할거였으면 그냥 해볼걸 했어요...ㅜㅜ 우울은 누구나 겪는 감정이고, 언제든 찾아오는 것 같아요! 그것에서 얼른 뿌리쳐나오는 사람이 더 빠르게 성장해가는것 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지금도 글쓴님은 많은것을 해오셨고 그리고 많은것을 해내실거에요! 일어서세요! 잠시 휴식이 필요하시다면 휴식도 갖고요 다만 너무 길어지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리고 글쓴님 곁에는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도 계시잖아요 ㅎㅎ 글쓴님께서 열심히 달려오셨고 잠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신 모양이십니다! 다시 일어서면 돼요! 아프시면 천천히 걸으시면 되구요 너무아프면 잠시 앉아있으셔도 돼요! 상처는 다시 아물고 새살은 차오를테니 글쓴님은 다시 힘내셔서 나아가시면 돼요! 수능 화이팅이에요! 힘내세요 얼마 남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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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lpadal03 (글쓴이)
· 3년 전
@daony 감사합니다 답장을 두번 세번 읽었어요 이런 식으로 위로를 받는게 마음이 편안해질 줄은 몰랐네요. 비록 조금 늦은 시간이지만 지금만큼은 조금 편히 잘 수 있겠어요. 감사합니다. 다오니님 앞길에 다채로운 빛이 깃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