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결핍|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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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cchery
·3년 전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분명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있을 것이고 하는 생각이 있을텐데도 그게 절대로 문장으로 완성되질 않네요. 이게 무슨 감정일까요. 결국 이렇게 쓰다만 글이 돼서 아무도 이해할 수 없겠죠.. 이게 우울증이 맞나요? 전 죽고싶단 생각은 요만큼도 한 적이 없어요. 자해도 한 적 없고, 겉으로 보기엔 그냥 좀 조용한 친구로 보일거에요. 아무런 증상이 없어요. 자각할 수 없어요. 객관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요. 이게 과연 증상이 맞는가? 어렸을때부터 전 저에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모든 사람이 그런줄 알고 살았고, 지금도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요. 게으름이 도를 지나쳐 저를 잡아먹었나봐요. 가끔씩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어요. 아뇨,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죠. 모든건 제 선택이니까요. 지긋지긋한. 아무것도 나를 강제하지 않았어요. 잘못된 선택을 한 건 저예요. 글로 쓰는데도 중구난방에 횡설수설이네요. 말로 하려면 얼마나 힘이 들었을지.. 전 별로 나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어요. 모든게 평균인 가정. 사회생활도 평범하게 하고 있어요. 주위 사람들이 보기엔 그냥 평범한 대학생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한번도 극적인 사건을 겪어보지 않았어요. 예컨데, 과도한 일탈이나 범죄와 같은. 그런데 가끔씩 이 모든 환경에 회의감이 들 때가 있어요. 이게 나라는 인간의 전부인가, 하는. 전 너무 나쁜 사람이에요. 아무도 절 필요로하지 않고 마음으로부터 깊이 생각하지 않아요. 흘러가는 사람일 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전 너무 외로운가봐요. 이걸 외로움이라고 말하는게 맞나요? 저는 항상 모든일에 악이자 방관자이자 이야기의 바깥에 있는 존재였어요. 모든 잘못된 일은 제 탓이 되었고(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모든 중요한 일에서는 배제되었고, 제겐 아무런 결정권이 없었고, 저 없이도 세상은 너무 평화롭게 아무 이상없이 돌아갔어요. 그게 너무 괴로운 것 같아요. 잘 모르겠어요. 제가 괴로워할 자격이 있는 걸까요?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살고있는건 아닐까요? 제가 너무 엄살이 심한게 아닐까요? 제가 힘들다고 말하는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기만이 되면 어떡하죠? 저보다 힘든사람이 훨씬 많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전 힘든게 아닐거에요. 그래서 전 제가 어떤 상태인건지 알 수가 없어요. 글이 너무 길어졌어요. 제 속에 쌓이고 쌓인 말들은 아직 한참 남은것 같아 보여요. 그걸 여기에 전부 쓸 순 없겠지만. 그리고 제 문장완성력의 한계로 인해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이 절 판단하는게 너무 무서워요. 비난하기보다는 절 대단한 사람으로 추켜세우는 일, 칭찬받는 일, 누군가의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게 더 무서워요. 내가 그를 실망시키면 어떡하죠? 제 추악한 본질이 낱낱히 까발려진다면 어떡하죠? 그렇게 된다면 전..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다른사람들은 절 피할거고요, 질색할거고요, 이해할 수 없다며 무시할거고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저에대한 욕설을 할 지도 모르죠. 처음부터 절 싫어하는 사람에 관해서는 저도 신경쓰지 않아요. 그렇지만 절 좋아했던 사람들. 절 좋아했던 사람들. 그리고 절 좋아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변하는게 가장 무서워요. 사람은 다른사람에게 생각보다 관심이 없다는 말. 믿고싶지만 믿을 수 없어요. 전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거든요. 저부터가 그러한데 어떻게 그런 말을 믿겠어요? 제가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게 당연하지 않나요? 사실 이 글을 게시하기도 무서워요. 당신들이 절 어떻게 바라볼지 전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거든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신들이 절 가식덩어리, 혹은 거짓말쟁이로 단정지을까봐.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아무것도 모르고요.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러고싶지 않아서요. 내가 무언갈 한다는 걸, 무언갈 안다는걸, 무언갈 생각한다는 걸 밝힌다면, 당신들은 그걸 궁금해할테고(이것도 한낱 제 망상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요.), 그럼 전 제 실체에 대해서 설명해야 할 텐데, 전 그걸 감당할 수 없어요. 설명할 말재간도 없어요. 그래서 전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기로 했어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사람. 그게 말습관인가봐요. 그리고 그 말이 저를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으로 만들었어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말만 자꾸 나오네요. 지쳤어요. 마음이 너무 많이 소모됐어요. 이곳에서 더 살아가기엔 제가 너무 약한가봐요. 혼자 있고 싶어요. 쉬어야 해요. 근데, 혼자있는다는 게 절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넌 왜 애가 어울리질 않고 혼자있니? 하고요. 이게 아픈게 맞나요? 저에게 치료가 필요한게 맞나요? 필요하지도 않은데 괜히 다른사람들의 시간을 낭비시키고 피해를 끼치고 과대망상증에 빠진, 혹은 자의식과잉인 사람으로 여겨지고싶지 않아요. 제발요. 제가 뭘 해야 하나요. 벗어나고싶어요, 이 끔찍한 나태함에서.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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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이재규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이 끔찍한 나태함에서.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무기력해
#스트레스받아
#무서워
#괴로워
#걱정돼
#외로워
소개글
안녕하세요. 이재규 상담사입니다. 님께서 두려운 마음 속에서 용기를 내어주셨습니다.
📖 사연 요약
먼저 아무 것도 글로 쓸수 없다고 하면서도 이런 글을 적어주셔서 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오픈된 방에 글을 적는 것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가 없다면 이런 글을 적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님의 용기가 님의 마음을 글로 적어놀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 것도 모른 다는 님의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과 감정이 님에게 있지만, 정확히 어떤 감정이 먼저 이고 나중인지를 인식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님은 자신의 생각이 정리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님의 감정과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상황에 맞게 표현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님은 님을 싫어하는 사람은 상관없지만, 님을 좋아하고 님에 대하여 긍정적인 사람들이 님의 숨겨진 상황을 알고 실망하고 뒤돌아 갈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 원인 분석
님께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생각은 정리가 안된다고 표현하였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느낌과 생각이 정리가 안된다는 표현을 적절하게 나타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필체로 님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필체와 비교할 수 없는 님만이 가지는 님의 표현 방방식입니다. 타인과 비교하기 보다는 이런 님의 글 표현을 적절한 표현이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님이 부족하다는 것을 채우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인간의 타인으로 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님의 인정이라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 대처 방향 제시
감정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님이 감당하기 어려운 강도에 어려워하기 때문에 조절하는 방법 중에 하나를 소개합니다.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첫번째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님이 채우고자 하는 인정 욕구를 자연스러운 심리적 기제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이런 감정은 나에게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적절하다는 것도 인정하였으면 합니다. 다만 인정 욕구가 과해지면 님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님에게 힘들이 않는 정도를 가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 지만,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인간이 가지는 배고픔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배고픔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가 인간에게 있다는 것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먹는 것을 조절해야 배고픔의 목적인 살아가고자 하는 것과 건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인정 욕구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요?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인정합니다. 둘째로, 어떤 양만큼 필요한 것인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욕구가 나의 삶을 방해할 정도와 적절한 강도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개의 욕구의 간격을 비교하고 줄이는 방법을 찾고 연습하는 것입니다. 예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매일 따듯한 눈 빛으로 바라보기를 원하는 정도, 적절한 정도는 만나면 악수를 하거나 인사하는 정도라면, 둘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님 자신이 채울 수 있습니다. 그래 내가 기대하는 타인이 나를 따뜻한 눈 빛으로 바라보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는 님이 채우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그윽한 눈 빛으로 바라보는 상상을 통해 채우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채워지는 느낌이 없지만 적절한 시기 동안 매일 , 매 순간 노력한다면 서서히 원하는 욕구 정도와 현실이 비슷하게 조절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님께서 원하시는 인정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상담사는 내가 좋아하는 타인은 아니지만, 상담을 통해서 인정을 받으면 결핍된 정서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님의 생각과 감정을 같이 정리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님에게 어려움을 주는 원인도 찾아서 몸이 느끼는 우울과 자책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