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생각이 너무 많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중독|폭력|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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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생각이 너무 많아.
커피콩_레벨_아이콘jiillim
·3년 전
내 이름은 ____, ____, __,__,걔, 그 있잖아, 물음표 살인마, 관종, __뭐가 됐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불러주시길. 날 뭐라고 부르든 그게 무슨 상관이 있나요. 사실상 편의를 위한 건데, 나를 빨간 옷 입은 남성 분! 이라고 지칭해주세요. 그들의 눈에 내가 __로 비추어 진다면 그런거겠죠. 사실 나도 내 본질을 모르는 데 그들이라고 날 얼마나 많이 알까요? 그럼에도 슬픈 건, 내가 알지 못 하는 사이에 ‘규정’당하는 나를 애도하는 마음으로부터 나온 거겠죠. 내 시간은 아마 7년전에 멈춘 것 같습니다. 아니 그냥 태어날 때부터 이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그 이후로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성장할 수 없기보단, 성장하지 못했나, 성장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온전한 내 의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나는 가능성에 중독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습니다. 난 철학도 좋고, 책들도 좋고, 양자역학 따위의 것들도 너무 흥미롭고 즐거웠거든요. 물론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너무 어려웠습니다. 무언가를 배우면 막연하게 지금 상태보단 나아질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나를 지배했거든요. 근데 배워도 배워도 알아가기는 커녕, 오히려 난 무지해졌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작게 쪼갤 수도 있는 한편, 세상은 너무 컸거든요. 그리고 나는 그 세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작았습니다. 모든 것들이 내 오감에 ‘너가 사라진다고 해서 세상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아, 넌 무엇으로든지 대체할 수 있어. 그게 인간이든 기계든.’라고 내 귀에 외쳤습니다. 난 감당할 수 없는 절망, 우울, 고독과 외로움으로 가득 참과 동시에 내 마음은 텅 비기 시작했습니다. 고독! 걘 너무 무섭습니다. 사람들은 왜 외롭다고는 말하지만 고독하다고는 하지 않는 걸까요? 나는 당신이 아니라 그걸 인지하지 않고 살아가는 건지, 나와 같은 투쟁을 하고 있고 그걸 애써 무시하며 살아가는 건진 모르겠습니다. 외로움은 타인으로 하여금 잊혀질 수 있지만, 아무리 가까운 친구든, 어머니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고독은 조금도 덜어줄 수 없잖아요. 난 고독을 즐길만큼 단단한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독과 친한 사이가 되고 싶지만, 걘 나를 삼켜버리거든요. 공감! 타자는 셀 수 없이 많은데, 나는 단 한 명밖에 없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나와 완전히 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내 고통을 이 많은 사람들 중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난 너무나 고독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깁니다. 광활한 우주에 내던져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쉽게 공감할 수 있을까요. ‘똑같이’ 누군가를 좋아하고 ‘똑같이’ 누군가를 싫어한다고 해서, 그 좋고 싫음의 정도 차이는 아무도 측량할 수 없는데도요. 나는 그 애의 천사의 실수에 마음을 빼앗겼지만, 당신은 그 애의 마음씨가 마음에 든 것처럼, 그 이유도 다를텐데요. 가끔 내 슬픔에 공감한다는 말이 사무치게 슬프고 화가 납니다. 얇고 천박한 손수건을 던져주는 것 같거든요. 그냥 내 자격지심일 지도 모릅니다. 나는 이렇게 숨 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괴로운데 너가 이걸 어떻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거지? 이해한다고 해도 너는 왜 나처럼 괴로워하지 않아? 그냥 내가 나를 불행하게 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타자! 난 사람이 너무 두렵습니다. 적응할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 내가 하나밖에 없듯이 그 수많은 타자들도 서로 일치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예측할 수 없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가끔은 이해하기도 힘듭니다. 그리고 요즘은 한데 모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여자와 남자, 2030, 4050, x세대, y세대, z세대, 사랑도 뭘 그렇게 나누는 지 모르겠습니다.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자꾸 상대주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뭘 그렇게 조각조각 내고 규정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남성 여성 싸움도 웃깁니다. 서로가 싫어하는 모습을 ‘미러링’을 핑계로 똑같이 하고 있거든요. 제발 화합했으면 합니다…. 난 갈등은 싫으니까요. 갈등! 얜 날 미치게합니다. 난 남들에 비해 지나치게 예민합니다. 큰 소리와, 언쟁, 격분한 어조와, 폭력, 화! 숨을 쉴 수가 없고, 손발이 떨리며 머리가 새하얘집니다. 그냥 그 상황에 놓인다면 차라리 죽는게 나은 것 같습니다. 갈등은 나에게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이거든요. 사실 제가 지금은 죽음을 피부로 느낀게 아니라 쉽게 말할 수 있는 거고 막상 그 상황이 닥친다면 또 달라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는 죽음에 준하는 고통을 느낍니다. 죽음을 느끼거든요. 그리고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지 않습니다. 무엇에 대해 싸우죠. ________ "인생은 투쟁이다."라는 표현이 최초로 쓰였을 때는 어떤 쓸쓸하고 체념 섞인 탄식처럼 발언되었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낙천주의와 학살의 우리 시대는 이 끔찍한 표현을 흥겨운 노랫가락으로 바꾸어 놓았다. 어쩌면 당신은 누군가에 대해 투쟁하는 것은 이따금 끔찍할 때도 있지만, 무엇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고귀하고 아름답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물론 행복(혹은 사랑, 정의 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름답다. 하지만 당신이 당신의 노력을 투쟁이라는 말로 지칭하고 싶다면, 그것은 곧 당신의 소중한 노력 속에 누군가를 땅바닥에 처박아 버리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 있음을 함축한다. 무엇을 위한 투쟁은 무엇에 대한 투쟁과 불가분이며, 투쟁하는 동안엔은 언제나 '대한'이라는 전치사를 위해 '위한'이라는 전치사를 망각하고 만다. ________ Liberté, Egalité, Fraternité!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실상은 왕과 지주들을 죽이기 위한 것임을…. 진리의 부재! 시대를 잘못 타고난 거겠죠. 난 상대주의가 싫습니다. 그냥 싫은 것도 아니고 너무 너무 싫습니다. 빌린 표현을 쓰자면, 상대주의는 친절한 무관심입니다. 아 그래 그렇구나! 존중해! 난 너가 무엇을 하든 ***도 관심 없어! 내 알바야? 이런 거죠. 상대주의는 너무 각박하고 냉담합니다. 나는 온정이 필요한 작은 아이인데…. 상대주의는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나에게 어딘가로 나아갈 노조차 빼앗아 갑니다. 난 진리가 필요합니다! 더 이상 모든 것을 의심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도 피곤합니다. 생각하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고 내 정신력과 생명력을 깎아갑니다. 그런데 정답은 없죠. ㅋㅋ 웃기네. 당신들도 그랬듯이 우린 모두 자신의 의지로 태어난 게 아닙니다. 그런데 죽음조차 운명에 맡기긴 싫습니다. 제발 죽음만이라도 내 의지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거죠. 내가 죽으면 내 주변 사람들이 슬플거라는 설득은 거두어 주시길. 난 지금까지 내 존재의 의미를 찾았습니다. 없더라고요! 그런데 내 존재의 의미가 타인이 슬퍼하기 때문에라면, 진짜로 내가 지워지는 것 같아서…. 내가 당장 죽어도 세상은 잘 만 돌아갑니다. 제프 베이조스가 죽어도 처음엔 혼란스러워질지 몰라도 거시적으론 안정되겠죠. 그냥 *** 잔인해요~ 이 세상이. 나는 그냥 머릿 수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니까. 내 개인은 묵살당하고 일반화되니까. 난 존재의 가벼움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이게 내가 죽고 싶어하는 이유입니다. 난 너무 괴로웠지만 내게 주어진 것들을 체념했습니다. 이젠 열정도 없고 욕망도 없습니다. (사실 지금도 종종 괴롭습니다.) 난 자유로워요. 삶과 죽음, 성공과 부귀는 나에게 작은 불씨도 줄 수 없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순간에 비로소 ‘안정’이 찾아왔습니다. 끓어오르던 내 마음은 차게 식었습니다. 난 뜨거워 질 수 없습니다. 행복이 무슨 의미가 있고 불행하다고 해서 얼마나 오래 지속 될까요. 생각보다 삶은 의미 없습니다. 내 입가에 미소가 점점 옅어지고, 내 눈가에 눈물도 말라가고, 더 이상 화가 나지도, 억울하지도, 행복하지도, 그다지 기쁘지도 않습니다. 내 심장에 구멍이, 내 심장에 구멍이. 아무리 무언가를 채워 넣어봐도 무언가를 배워도, 미친듯이 놀아도, 잠을 자도, 맛있는 걸 먹어도 이젠 조금은 찼겠지라고 마음을 열어보면 아직도 텅 비어있어. 내 심장엔 구멍이 나서 다 흘러 나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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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youlikethat
· 3년 전
정말 많이 배웠네요, 글을 정말 잘 쓰시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잊지 말아주세요.. 유일한 당신이라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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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ent22
· 3년 전
생각보다 삶은 의미 있을 수도 있어요 음.. 오후 3시의 파아란 하늘을 보는 것도, 노을 지는 하늘에 주황빛 도는 구름, 보랏빛 도는 구름 구경하는 것은 저에게는 작은 행복이거든요.. 물론 공허함만이 제 속에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인생의 의미가 뭔지..모든 게 헛된 일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죠.. 인간은 불온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어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공허함은 친구로 둘 수 밖에 없죠.. 그래도 분명 행복한 일이 있을 거에요..!! (글 잘 쓰시는 것 같은데 혹시 글 쓸 때는 신나지 않나요?? 주제넘은 말일 수도 있지만.. ) 솔직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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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cy
· 3년 전
"당신이 당신의 노력을 투쟁이라는 말로 지칭하고 싶다면, 그것을 곧 당신의 소중한 노력 속에 누군가를 땅에 처박아 버리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 있음을 함축 한다."는 말의 의미와 근거가 궁금해요 (문장 해석 능력이 부족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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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cy
· 3년 전
그리고 너무 공감가는 글들이네요...ㅎ 너무 혼란 스러웟는데 조금 정리 되는듯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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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illim (글쓴이)
· 3년 전
@silvercy 아… 저 글은 밀란 쿤데라 불멸에서 나온 글이에요. 쉬운 예시를 들자면 프랑스 혁명때 시민들은 자유 박애 평등을 ‘위해’ 싸웠다고 하지만 실상은 내 눈 앞에 있는 지주, 왕이 너무 밉고 싫어서 그들에 ‘대해’ 싸운 거였죠. 여기부턴 제 주관적 해석입니다만 어떠한 가치를 위해 싸운다는 건 그와 반대되는 가치를 지닌 사람을 짓밟아야한다…라고 생각해요. 이건 작성자님의 경험에 빗대어 보는 게 가장 와닿을 것 같아서 ㅠㅠ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차별을 하는 사람을 없애자 이런 맥락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우실까요? 이해가 안가셨다면 다시 한 번 물어주세요.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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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cy
· 3년 전
아니에요 이해 했어요 섬세하게 답해주셔서 감사해요 "어떠한 견해를 위해 싸우려면 그것과 반대되는 주관을 가진 사람을 부셔야 한다"라... 맞는거 같아요! 얼핏 들으면 너무 파괴적이지 않은가 싶을 수 있지만 논리로든 혁명이든 부셔야 대중들이 진리라고 생각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