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다 결국엔 내가 잘 못 생각하는 것 같기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이혼|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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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Bluelala
·3년 전
그냥. 다 결국엔 내가 잘 못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올곧고 바르게 자란 것 같아도 속은 썩어있다. 자다가 옆에서 지네 지나가는 지하방에서 살아왔던 어린시절의 기억은 내 생각보다 큰 슬픔으로 자리 박혀 있는 듯 하다. 아빠의 담배냄새에 쪄들어살았다. 부모님은 내가 6-7살때 이혼하셨다. 엄마가 남자친구를 만나왔다. 엄마는 내가 모르는 줄 알지. 다 안다. 담배피우는 것도 전부터 알았고 남자친구 있으면 있는대로 다 알았다. 내가 다 모르는 줄 알았지. 그리고 괜찮은 줄 알았다. 아닌가보다. 엄마도 엄마 인생 살으려니 그러려니 한 줄 알았던 내 마음은 사실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이렇게 괜찮은척을 25년 살아왔다. 지하방에서 아빠랑 살 적엔 젊은 여자가 들어와 잠깐 살기도 했고 이상한 삼촌과 그 여자친구들 들여 잠깐 살기도 했다. 그 삼촌과 하던 짓거리가 마약인 줄은 커서야 알았다. 아빠랑 둘이 살던 지하방시절 여느 날처럼 혼자 집을 지키며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에 술에 취해 들어오더라. 얼굴엔 피를 흘리는채로 이빨도 빠져선 취해서 바닥에 누웠는데. 지나가다 맞고 왔다그랬다. 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서 아빠 얼굴에 후시딘 발라주며 울 뿐이었다. 어렸을 적 항상 소리치며 싸우던 부모님이 그저 아빠가 능력이 없고 책임감이 없어 헤어진 줄 알았는데 마약 때문에 헤어진 것이었다. 아빠는 내가 자는 줄 알았지 방에서 야동 보는 것도 다 봤는데. 나는 다 아닌척, 못본 척만 하고 살았다. 내 마음은 돌볼줄을 몰랐다. 무시했던 거였나. 열심히 살았어 나름. 나 그렇게 강한 사람 아니다. 약해 빠졌다. 근데 강한척 살았다. 그렇게라도 안살면 내 인생이 너무 노답이거든. 부모는 선택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이유때문에 나의 인생이 망하는 건 원치 않았다. 부모님이 나에게 좋은 환경은 주지 못했지만 날 많이 사랑해줬거든. 나 그래도 잘 버티고 사는 줄 알았는데, 곪고 터져서 결국 내가 여태껏 우울증을 겪어왔던 걸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 부럽다. 그냥 편하게 사는 친구들 보면. 나도 연애도 하고싶고 여행도 가고싶다. 그냥 편하게 하고싶은거 하면서 안다. 나보다도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는거. 내가 어리광 부리는 걸까라는 생각 많이 했다. 모르겠다 그냥. 힘들다. 쉽지 않네
힘들다의욕없음속상해불안해부끄러워우울우울해불면괴로워불안외로워망상스트레스받아무기력해호흡곤란슬퍼무서워스트레스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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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ession
· 3년 전
수고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슬픔과 외로움과 우울과 절망을 감내하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나 지금 괜찮지 않으니까.. 그럼 괜찮지 않다고, 힘들다고 우셔도 되요. 마카님이 평온하게 삶을 마주볼 수 있기를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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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lala (글쓴이)
· 3년 전
@Confession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