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짓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이대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산 시간이 너무 오래된것같다. 이정도 했으면 충분한 것 같다, 이만큼 왔으면 많이 왔다, 이정도면 많이 버텼다. 라는 마무리적인 생각이 끊임없이 내 안에 차오른다. 그래서 밤시간이 좋으면서도 힘들게 느껴지나보다. 정확히 말하면 밤이라서가 아니라 밤이 주는 고요함이 버거운것같다. 어떤 의미에서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주변에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나의 심연을 이들에게 차마 내보일수가없다. 십여년간 여기까지만하자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지만서도 쉽사리 실행에 못옮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것같다. 그들이 내게 준 사랑에대해 배신하는 느낌이 들어서. 항상 여태까지의 나는 그들에게 밝은모습만을 보여줘야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해왔고 그렇게 어느정도 행동해왔다. 물론 나의 우울감이 드러난 적도 일부 있을테지만 그들은 내가 이지경일거라고는 생각 못할것같다. 그럼 나는 앞으로도 이 무거운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하는걸까. 자신이없다. 죽음이라는 행위가, 그것을 시도하는 행위가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 것 보다 크게 다가오는건 내가 그렇게 사라지게 된 뒤의 주변 그들의 반응과 감정이다. 너무 미안해서....?ㅋㅋㅋㅋ당장의 내가 오늘내일 하고있는 와중에 다른사람 감정을 신경쓰고있다는 자체가 넌센스긴하지만...놀랍게도 실제의 나는 이런생각부터 하고있다. 앞으로의 내가 어떻게 뭘 할지 모르겠지만....일단은 주변의것들을 하나둘씩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있다. 내가 애정을 갖고 했던 일부터, 집착하고 과몰입했던 것들까지 하나씩 나에게서 떼어놓고 있다. 어쩌면 지금아니면 못할 것 같은 일들을 충동적으로 하고있는 중이다. 이 다음엔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 더 하고있긴할까?이런 복잡한 생각들이 계속 내 머리에 맴돈다. 나에게 혼란스러운 감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말 모르겠다.